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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 욥,욥기,42

욥,욥기,42

1:1    우스라는 곳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욥이었다. 그는 완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한 일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Top)  

1:2    그의 슬하에는 아들 일곱과 딸 셋이 있었다.    (Top)  

1:3    그에게는 양이 칠천 마리, 낙타가 삼천 마리, 겨릿소가 오백 쌍, 암나귀가 오백 마리나 있었고 종들도 매우 많았다. 그는 동방에서 으뜸가는 사람이었다.    (Top)  

1:4    그의 아들들은 번갈아 가며 자기 집에서 잔치를 차리고 세 누이도 불러다가 함께 먹고 마셨다.    (Top)  

1:5    이런 잔치가 한 차례 돌아가고 나면 욥은 그들을 불러다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게 하고 아침 일찍이 그들 하나하나의 몫으로 번제를 드렸다. 아들들이 속으로 죄를 짓고 하느님께 욕을 돌렸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므로 그렇게 했던 것이다. 욥이 하는 일은 언제나 이러하였다.    (Top)  

1:6    하루는 하늘의 영들이 야훼 앞에 모여 왔다. 사탄이 그들 가운데 끼어 있는 것을 보시고    (Top)  

1:7    야훼께서 사탄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디 갔다 오느냐?" 사탄이 대답하였다. "땅 위를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왔습니다."    (Top)  

1:8    야훼께서 사탄에게 "그래, 너는 내 종 욥을 눈여겨 보았느냐? 그만큼 온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한 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은 땅 위에 다시 없다" 하고 말씀하시자,    (Top)  

1:9    사탄이 야훼께 아뢰었다. "욥이 어찌 까닭없이 하느님을 두려워하겠습니까?    (Top)  

1:10    당신께서 친히 그와 그의 집과 그의 소유를 울타리로 감싸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가 손으로 하는 모든 일을 축복해 주셨고 그의 가축을 땅 위에 번성하게 해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Top)  

1:11    이제 손을 들어 그의 모든 소유를 쳐 보십시오. 그는 반드시 당신께 면전에서 욕을 할 것입니다."    (Top)  

1:12    야훼께서 사탄에게 이르셨다. "좋다! 이제 내가 그의 소유를 모두 네 손에 붙인다. 그러나 그의 몸에만은 손을 대지 말아라." 이에 사탄은 야훼 앞에서 물러나왔다.    (Top)  

1:13    하루는 욥의 아들과 딸들이 맏형의 집에 모여서 잔치를 벌이고 있었는데    (Top)  

1:14    한 심부름꾼이 욥에게 뛰어 와서 고하였다. "소는 밭을 갈고 나귀는 그 근처에서 풀을 뜯고 있었는데    (Top)  

1:15    스바 사람들이 달려들어 모두 약탈해 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일꾼들을 모조리 칼로 쳐죽였는데 저만 가까스로 살아 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Top)  

1:16    그가 채 말을 마치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였다.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양떼와 일꾼들을 모두 살라 버렸습니다. 저만 가까스로 살아 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Top)  

1:17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는 것이었다. "갈대아 사람 세 무리가 달려들어 낙타떼를 모두 약탈해 가고 일꾼들을 칼로 쳐죽였습니다. 저만 가까스로 살아 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Top)  

1:18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였다. "주인님의 자녀분들이 맏형님의 집에 모여서 먹고 마시는데    (Top)  

1:19    광야에서 모진 바람이 불어 와 그 집 네 모퉁이를 쳐서 무너뜨렸습니다. 젊은이들은 모두 깔려 죽었고 저만 가까스로 살아 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Top)  

1:20    그제야 욥은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를 깎았다. 그리고는 땅에 엎드려    (Top)  

1:21    입을 열었다. "벌거벗고 세상에 태어난 몸 알몸으로 돌아 가리라. 야훼께서 주셨던 것, 야훼께서 도로 가져가시니 다만 야훼의 이름을 찬양할지라."    (Top)  

1:22    이렇게 욥은 이 모든 일을 당하여 죄를 짓지 않았고 하느님을 비난하지도 않았다.    (Top)  

2:1    또다시 하늘의 영들이 야훼 앞에 모이는 날이 왔다. 사탄이 그들 가운데 끼어 있는 것을 보시고    (Top)  

2:2    야훼께서 사탄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디 갔다 오느냐?" 사탄이 대답하였다. "땅 위를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왔습니다."    (Top)  

2:3    야훼께서 사탄에게, "너는 내 종 욥을 눈여겨 보았느냐? 그만큼 온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한 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은 땅 위에 다시 없다. 그는 여전하지 않느냐? 네가 그를 충동하여 없애려고 했지만 다 헛일이었다."    (Top)  

2:4    그러자 사탄이 대답하여 아뢰었다. "가죽으로 가죽을 바꿉니다. 사람이란 제 목숨 하나 건지기 위해 내놓지 못할 것이 없는 법입니다.    (Top)  

2:5    이제 손을 들어 그의 뼈와 살을 쳐 보십시오. 제가 보장합니다. 그는 반드시 당신께 면전에서 욕을 할 것입니다."    (Top)  

2:6    야훼께서 사탄에게 이르셨다. "좋다! 이제 내가 그를 네 손에 붙인다. 그러나 그의 목숨만은 건드리지 말아라."    (Top)  

2:7    사탄은 야훼 앞에서 물러나오는 길로 욥을 쳐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심한 부스럼이 나게 하였다.    (Top)  

2:8    욥은 잿더미에 앉아서 토기조각으로 몸을 긁었다.    (Top)  

2:9    그의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도 요지부동이군요? 하느님을 욕하고 죽으시오."    (Top)  

2:10    그러나 욥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조차 미련한 여인처럼 말하다니!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나쁜 것이라고 하여 어찌 거절할 수 있단 말이오?" 이렇게 욥은 이 모든 일을 당하여 입술로 죄를 짓지 않았다.    (Top)  

2:11    욥이 이같은 재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세 친구가 각기 제 고장을 떠나 그를 찾아 왔다. 그들은 데만 사람 엘리바즈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만 사람 소바르였다. 그들은 함께 문병와서 그를 위로해 주기로 서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Top)  

2:12    멀리서 바라보니, 그의 몰골이 알아볼 수 없게 되었으므로 그들은 목을 놓아 울며 겉옷을 찢고 하늘에 먼지를 날려 머리에 뒤집어 썼다.    (Top)  

2:13    그들은 이렛동안 주야로 땅에 앉아 그를 바라다 볼 뿐 입을 열 수조차 없었다. 그의 고통당하는 모습이 너무나 처참했기 때문이었다.    (Top)  

3:1    마침내 욥이 먼저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며    (Top)  

3:2    부르짖었다.    (Top)  

3:3    내가 태어난 날이여, 차라리 사라져 버려라. 사내아이를 배었다고 하던 그 밤도 사라져 버려라.    (Top)  

3:4    그 날이여, 어둠에 뒤덮여 위에서 하느님이 찾지도 않고 아예 동트지도 말아라.    (Top)  

3:5    칠흑 같은 어둠이 그 날을 차지하여 구름으로 덮고 해는 그 빛을 잃게 하여 그 날을 공포 속에 몰아 넣어라.    (Top)  

3:6    그 밤은 흑암에 빠져 한 해의 나날에 끼이지도 말고 다달의 계수에도 들지 말아라.    (Top)  

3:7    아 - 아무도 잉태할 수 없어 환성을 잃은 밤이 되어라.    (Top)  

3:8    날을 저주하는 자들아 레비아단을 깨울 수 있는 자들아 그 밤을 저주하여라.    (Top)  

3:9    그 밤에 새벽 별들도 빛을 잃고 기다리는 빛도 나타나지 말고 새벽 햇살도 아예 퍼지지 말아라.    (Top)  

3:10    나의 모태가 그 문을 닫지 않아 내 눈이 마침내 고난을 보게 되었구나.    (Top)  

3:11    내가 어찌하여 모태에서 죽지 아니하였으며 나오면서 숨지지 아니하였는가?    (Top)  

3:12    어찌하여 나를 받을 무릎이 있었고 어찌하여 내가 빨 젖이 있었던가?    (Top)  

3:13    나 지금 누워서 안식을 누릴 터인데. 잠들어 쉬고 있을 터인데.    (Top)  

3:14    저 허물어진 성터에 궁궐을 세웠던 지상의 왕들과 고관들과 나란히!    (Top)  

3:15    황금을 자랑하고 은으로 집을 채웠던 성주들과 나란히!    (Top)  

3:16    나는 어찌하여 낙태되어 묻힌 핏덩이가 되지 못하였는가? 빛도 보지 못한 벌거숭이가 되지 못하였는가?    (Top)  

3:17    그 곳은 악당들이 설치지 못하고 삶에 지친 자들도 쉴 수 있는 곳,    (Top)  

3:18    포로들도 함께 안식을 누릴 수 있고 노예를 부리는 자들의 욕설도 들리지 않는 곳,    (Top)  

3:19    낮은 자와 높은 자의 구별이 없고 종들이 주인의 손아귀에서 풀려나는 곳.    (Top)  

3:20    그런데, 어찌하여 고달픈 자에게 빛을 주시고 괴로운 자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Top)  

3:21    죽고 싶지만 죽을 수조차 없어 보물을 찾듯 파헤치다가    (Top)  

3:22    묘지의 돌만 보여도 반갑고 무덤이라도 만나면 기뻐 소리친다!    (Top)  

3:23    빠져 나갈 길은 앞뒤로 막히고 하느님께 영락없이 갇힌 몸,    (Top)  

3:24    나 이제 한숨이나 삼키고 흐느낌이나 마시리니    (Top)  

3:25    두려워하여 떨던 것이 들이닥쳤고 무서워하던 것이 마침내 오고야 말았다.    (Top)  

3:26    평화, 평안, 안식은 간 곳이 없고 두려움만이 끝없이 밀려 오는구나.    (Top)  

4:1    데만 사람 엘리바즈가 말을 받았다.    (Top)  

4:2    누가 자네에게 말을 건네려 한다면, 자네는 귀찮게 여기겠지. 그렇다고 입을 다물고만 있을 수도 없는 일일세.    (Top)  

4:3    여보게, 자네는 많은 사람을 지도하였고 손에 맥이 풀린 사람에게 용기를 주었었네.    (Top)  

4:4    자네의 말은 쓰러지는 사람을 일으켰고 흔들리는 무릎에 힘을 주었었지.    (Top)  

4:5    그런데 자네가 이 지경을 당하자 기가 꺾이고 매를 좀 맞았다고 이렇듯 허둥대다니, 될 말인가?    (Top)  

4:6    자신만만하던 자네의 경건은 어찌 되었고 자네의 희망이던 그 흠없는 생활은 어찌 되었는가?    (Top)  

4:7    곰곰이 생각해 보게. 죄없이 망한 이가 어디 있으며 마음을 바로 쓰고 비명에 죽은 이가 어디 있는가?    (Top)  

4:8    내가 보니, 땅을 갈아 악을 심고 불행의 씨를 뿌리는 자는 모두 그 심은 대로 거두더군.    (Top)  

4:9    하느님의 입김에 모두들 사라져 가고 그의 콧김에 날려 없어졌네.    (Top)  

4:10    사자의 비명, 맹수의 울부짖음, 젊은 사자는 이빨이 부러지고    (Top)  

4:11    먹이를 찾던 수사자가 기진하니 어미를 따르던 새끼 사자들을 흩어졌네.    (Top)  

4:12    그런데, 은은히 들려 오는 한 소리 있어 가늘게 나의 귓전을 울렸네.    (Top)  

4:13    사람들은 깊은 잠에 빠져 밤의 환상으로 가슴을 설렐 때,    (Top)  

4:14    몸서리치는 두려움이 나를 덮쳐 뼈마디가 온통 떨리고 있는데    (Top)  

4:15    그의 입김이 나의 얼굴을 스치자 온 몸에 소름이 끼쳤네.    (Top)  

4:16    나의 눈앞에 누가 우뚝 서는데 그의 모습은 알아 볼 수 없고 만물이 죽은 듯이 고요한 가운데 나, 한 소리를 들었다네.    (Top)  

4:17    "죽을 인생이 어떻게 하느님 앞에서 올바를 수 있으랴? 그 누가 자기를 지으신 이 앞에서 깨끗할 수 있으랴?    (Top)  

4:18    그의 종들 가운데도 믿을 만한 자 없고 그의 심복들 가운데도 허물없는 자 없는데    (Top)  

4:19    하물며 땅 위에 터를 잡은 토담에 사는 사람들이랴! 하루살이처럼 쉽게 사라지니    (Top)  

4:20    하루도 넘기지 못하고 티끌이 되어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지리라.    (Top)  

4:21    그 천막들의 줄을 거두면 모두들 하릴없이 죽어 가리라."    (Top)  

5:1    자, 부르짖어 보게, 그 누가 대답하는가? 하늘에 있는 거룩한 이들 가운데 누구에게 자네는 자네의 얼굴을 돌리려는가?    (Top)  

5:2    어리석은 자는 투덜거리다가 망하고 철없는 자는 화를 내다가 죽는다네.    (Top)  

5:3    나도 어리석은 자가 뿌리를 뻗어 가는 것을 보기는 했네만 그의 집은 삽시간에 망하고 말았네.    (Top)  

5:4    그의 아들들이 도움 받을 곳이 없어 성문에서 몰매를 맞아도 살려 줄 사람조차 없었네.    (Top)  

5:5    그들이 거둔 것은 굶주린 자가 먹어 치우고 하느님께서 그들의 이빨에서 빼앗아 내시니 목마른 자들리 그의 재산을 삼켜 버렸네.    (Top)  

5:6    땅에서 불행이 솟아나는 일이 없고 흙에서 재앙이 돋아나는 일도 없으니    (Top)  

5:7    재난은 사람이 스스로 빚어 내는 것, 불이 불티를 높이 날리는 것과 같다네.    (Top)  

5:8    내가 만일 자네라면 나는 하느님을 찾겠네. 그리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겠네.    (Top)  

5:9    측량할 수 없이 큰일을 하시고 헤아릴 수 없이 놀라운 일을 하시는 이,    (Top)  

5:10    땅에 비를 내리시고 들에 물을 쏟으시는 이,    (Top)  

5:11    낮은 자를 높이시고 억눌린 자에게 해방의 기쁨을 주시는 이,    (Top)  

5:12    교활한 자의 꾀를 부수시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게 하시는 이,    (Top)  

5:13    그가 슬기롭다는 자들을 그들의 계교로 잡아 그 간교한 꾀를 깨뜨리시면    (Top)  

5:14    그들은 대낮에도 어둠에 싸여 한낮의 밤중인 양 더듬거린다네.    (Top)  

5:15    그가 그들의 입에서 고아를 빼내시고 그 손아귀에서 가난한 자를 건져 주시니,    (Top)  

5:16    천대받는 자가 다시 희망하게 되고 불의한 자는 스스로 입을 막지 않을 수 없네.    (Top)  

5:17    여보게, 하느님께 매를 맞는 일이야 즐거운 일 아닌가! 그러니 전능하신 분의 교훈을 물리치지 말게.    (Top)  

5:18    찌르고 나서 싸매 주시며 때리고 나서 낫게 해 주시는 이,    (Top)  

5:19    그가 여섯 가지 곤경에서 자네를 건져 주시리니 일곱 가지 일에서도 재난이 자네를 건드리지 못할 것일세.    (Top)  

5:20    흉년이 들어도 죽음에서 건져 주시고 싸움이 벌어져도 칼끝에서 건져 주실 것일세.    (Top)  

5:21    쏟아지는 저주도 막아 주시리니 달려드는 귀신도 무섭지 않겠지.    (Top)  

5:22    약탈과 기근을 웃어 넘길 수 있으며 들짐승도 두렵지 않을 것일세.    (Top)  

5:23    자네는 들귀신들과 휴전하고 야수들과 평화를 누리겠지.    (Top)  

5:24    자네의 장막에는 다시 평화가 깃들이고 목장을 찾을 때 아무 것도 잘못되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일세.    (Top)  

5:25    자녀들이 마구 불어나 후손들이 푸성귀처럼 번지는 것을 보게 되겠고    (Top)  

5:26    자네는 무덤에 이르도록 건장하리니 곡식이 영글어 타작마당에 이름과 같을 것일세.    (Top)  

5:27    여보게, 바로 이것이 우리가 찾아낸 것 아닌가! 아무렴, 그러니 자네도 이 말을 귀담아 들어 두고 아무쪼록 마음에 새겨 두게나.    (Top)  

6:1    욥이 말을 받았다.    (Top)  

6:2    아, 이 원통한 심정을 저울질하고 이 재앙도 함께 달아 보았으면,    (Top)  

6:3    바닷가 모래보다도 무거우리니 나의 말이 거칠다면, 그 때문이리라.    (Top)  

6:4    전능하신 분의 화살이 몸에 박혀 나의 영혼은 그 독을 마시고 있는데 하느님의 두려움이 나를 휘몰아치는구나.    (Top)  

6:5    뜯을 풀이 있는데 나귀가 울겠는가? 꼴이 있는데 소가 울겠는가?    (Top)  

6:6    소금을 치지 않고 싱거운 것을 먹겠는가? 멀건 흰죽에 무슨 맛이 있겠는가?    (Top)  

6:7    그런 것은 입맛에 당기지도 않는 것, 몸이 아플 때에나 먹는 것일세.    (Top)  

6:8    오, 나의 청을 올릴 수 있어 하느님께서 나의 그 소원을 이루어 주신다면,    (Top)  

6:9    그리하여 나를 산산이 부수시고 손을 들어 나를 죽여 주신다면,    (Top)  

6:10    차라리 그것으로 나는 위로를 받고 견딜 수 없이 괴롭지만, 오히려 기뻐 뛰리라. 거룩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나 아직 어긴 일이 없네.    (Top)  

6:11    나에게 무슨 힘이 있어 더 견디며 무슨 좋은 수가 있겠다고 더 살겠는가.    (Top)  

6:12    나의 힘이 바위란 말인가? 나의 살이 놋쇠란 말인가?    (Top)  

6:13    나 이제 아무 의지도 없어 살아날 길이 아득하다네.    (Top)  

6:14    벗과 함께 괴로와하지 아니하는 자, 전능하신 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는 자,    (Top)  

6:15    나의 형제라는 자들도 변덕이 심하기가 물이 넘쳐 흐르던 사막의 개울바닥 같네.    (Top)  

6:16    얼음이 녹아 흐르면 흙탕물이 되고 눈이 녹아 내리면 넘실거리다가도    (Top)  

6:17    더워지면 곧 마르고 뜨거워지자 자취없이 사라지고 마네.    (Top)  

6:18    상인의 무리가 길을 버리고 물을 찾아 광야로 나섰다가는 흔적도 없어져    (Top)  

6:19    데마의 상인들이 찾아 헤매고 세바에서 온 길손들이 애를 태우지만    (Top)  

6:20    바리고 갔던 일이 어긋나 찾아간 것이 도리어 어이없듯이,    (Top)  

6:21    자네들도 나에게 그런 꼴이 되었네. 나의 무서운 몰골을 보니 소름이라도 끼치는가?    (Top)  

6:22    내가 지금 떼라도 쓰고 있는 것인가? "선물이라도 달라"고 하였으며 "주머니를 털어 뇌물이라도 써 달라"고 하였는가?    (Top)  

6:23    "원수들의 손에서 건져 달라. 짓누르는 자들의 손에서 빼내 달라"고 하였는가?    (Top)  

6:24    좀 가르쳐 주게.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다면 깨우쳐 주게. 나 입을 다물겠네.    (Top)  

6:25    진심으로 하는 말은 힘이 된다는데 자네들은 어찌하여 나무라기만 하는가?    (Top)  

6:26    남의 말꼬투리나 잡으려 하는가? 절망에 빠진 자의 말은 바람에 불려 가는 소리,    (Top)  

6:27    자네들은 고아를 놓고 제비라도 뽑겠군. 친구를 장삿속으로 팔기라도 하겠군.    (Top)  

6:28    제발 이리로 얼굴을 돌려 주게. 자네들의 얼굴을 쳐다보며 속이기야 하겠는가!    (Top)  

6:29    돌아 와 주게. 너무 억울하게 대하지 말게나. 어서들 돌아 와 주게. 나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다네.    (Top)  

6:30    내 혀에 거짓이라도 묻어 있다는 말인가? 내 입은 이미 쓴 맛도 모르게 되었다는 말인가?    (Top)  

7:1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 그의 생애는 품꾼의 나날 같지 않은가?    (Top)  

7:2    해지기를 기다리는 종과도 같고 삯을 기다리는 품꾼과도 같지 않은가?    (Top)  

7:3    달마다 돌아 오는 것은 허무한 것일 뿐, 고통스런 밤만이 꼬리를 문다네.    (Top)  

7:4    누우면 "언제나 이 밤이 새려나" 하고 기다리지만 새벽은 영원히 올 것 같지 않아 밤이 새도록 뒤적거리기만 하는데,    (Top)  

7:5    나의 몸은 구더기와 때로 뒤덮이고 나의 살갗은 굳어졌다가 터지곤 하네.    (Top)  

7:6    나의 나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덧없이 사라져 가고 만다네.    (Top)  

7:7    잊지 마십시오. 이 목숨은 한낱 입김일 뿐입니다. 이 눈이 어찌 다시 좋은 일을 보겠습니까?    (Top)  

7:8    나는 이미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게 되어 당신의 눈이 나를 찾으신다 하여도 이미 자취도 없을 것입니다.    (Top)  

7:9    구름이 사라져 없어지듯 지하로 내려 가는 자, 어찌 다시 올라 오겠습니까?    (Top)  

7:10    자기 집에 다시 돌아 올 수도 없고 그가 살던 곳 역시 그를 알아 보지 못할 것입니다.    (Top)  

7:11    그런데, 나 어찌 입을 다물고만 있겠습니까? 가슴이 메어 하소연하고 마음이 아파 울부짖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Top)  

7:12    내가 바다입니까? 바다의 괴물입니까? 어찌하여 파수꾼을 세워 이 몸을 지키십니까?    (Top)  

7:13    침상에라도 누우면 편안하고 잠자리에라도 들면 고통을 잊을까 했더니    (Top)  

7:14    어찌하여 무서운 꿈과 몸서리쳐지는 환상으로 나의 단잠을 깨우십니까?    (Top)  

7:15    견딜 수 없는 이 고통을 당하느니 차라리 숨통이라도 막혔으면 좋겠습니다.    (Top)  

7:16    언제까지나 살 것도 아닌데 제발 좀 내버려 두십시오. 나의 나날은 한낱 입김일 따름입니다.    (Top)  

7:17    사람이 무엇인데, 당신께서는 그를 대단히 여기십니까? 어찌하여 그에게 신경을 쓰십니까?    (Top)  

7:18    어찌하여 아침마다 그를 찾으시고 잠시도 쉬지 않고 그에게 시련을 주십니까?    (Top)  

7:19    끝내 나에게서 눈을 떼시지 않으시렵니까? 침 삼킬 동안도 버려두시지 않으시렵니까?    (Top)  

7:20    사람을 감시하시는 이여, 내가 죄를 지었다고 해서 당신께 무슨 큰 손해라도 된단 말씀입니까? 어찌하여 나를 당신의 과녁으로 삼으십니까? 어찌하여 내가 당신께 짐이 된단 말씀입니까?    (Top)  

7:21    어찌하여 나의 죄를 용서하시지 않으십니까? 죄악을 벗겨 주시지 않으십니까? 나 이제 티끌 위에 누우면 당신께서 아무리 찾으신다 하여도 이미 없어져 있을 것입니다.    (Top)  

8:1    수아 사람 빌닷이 말을 받았다.    (Top)  

8:2    언제까지 그런 투로 말하려는가? 자네 입에서 나오는 말은 마치 바람 같네 그려.    (Top)  

8:3    하느님께서 바른 것을 틀렸다고 하시겠는가? 전능하신 분께서 옳은 것을 글렀다고 하시겠는가?    (Top)  

8:4    자네 아들들이 그에게 죄를 지었으므로 그가 그 죄값을 물으신 것이 분명하네.    (Top)  

8:5    그러니 이제라도 자네는 하느님을 찾고 전능하신 분께 은총을 빌게나.    (Top)  

8:6    자네만 흠이 없고 진실하다면 이제라도 하느님께서는 일어나시어 자네가 떳떳하게 살 곳을 돌려 주실 것일세.    (Top)  

8:7    처음에는 보잘 것 없겠지만 나중에는 훌륭하게 될 것일세.    (Top)  

8:8    옛 어른들에게 물어 보게나. 선조들이 찾았던 길을 깨쳐 보게나.    (Top)  

8:9    태어난 지 하루도 되지 않은 우리가 안다면 무엇을 알겠는가? 땅 위에 사는 우리의 수명은 그림자와도 같은 것,    (Top)  

8:10    그들이 가르치고 일러 준 말을 배우고 깊이 생각하여 한 말들을 되새겨 보게.    (Top)  

8:11    "왕골이 수렁 아닌 곳에서 자라나느냐? 갈대가 물 없는 곳에서 자라나느냐?    (Top)  

8:12    돋아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벨 때도 아닌데 그것들은 다른 풀보다도 쉽게 말라 버린다.    (Top)  

8:13    하느님을 잊은 자의 말로도 이와 같으니 하느님 두려운 줄 모르는 자의 희망은 부서지리라.    (Top)  

8:14    그의 신념은 실오라기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의 확신은 거미줄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    (Top)  

8:15    기대어 선 체 집마저 쓰러지니 붙들어 보아야 넘어가고 말리라."    (Top)  

8:16    햇빛 아래 서 있는 싱싱한 풀포기, 이 동산 저 동산에서 싹을 틔우고    (Top)  

8:17    돌무더기 틈으로 뿌리를 뻗어 돌과 돌 사이에서 자라다가도    (Top)  

8:18    거두어 버리면 이내 시들어, 저 섰던 자리마저 외면하고 "나 너를 본 적이 없다" 고 모르는 체한다네.    (Top)  

8:19    결국 길가에서 썩어 버리고 그 땅에는 다른 싹이 돋아나겠지.    (Top)  

8:20    하느님은 허물없는 자를 물리치시지 아니하시고 악한 자의 손을 잡으시지도 아니하신다네.    (Top)  

8:21    자네 입에 다시 웃음을 채우시면, 입술은 즐거워 소리치게 되겠지.    (Top)  

8:22    자네를 미워하던 자가 도리어 망신을 당하고 악한 자의 장막은 간 곳 없게 될 것일세.    (Top)  

9:1    욥이 다시 말을 받았다.    (Top)  

9:2    물론 그렇지, 나도 그런 줄은 알고 있네. 하느님 앞에서 죄없다고 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Top)  

9:3    그와 맞서 볼 생각이 있다 하여도 천 마디 물음에 한 마디도 대답할 수 없겠지.    (Top)  

9:4    하느님은 생각이 깊으시고 힘이 강하신데 그 누가 그와 겨루어 무사하겠는가?    (Top)  

9:5    멧부리들을 아무도 모르게 밀어 내시고 홧김에 산을 뒤엎으시는 이,    (Top)  

9:6    기둥들이 마구 흔들리도록 땅을 그 바닥째 흔드시는 이,    (Top)  

9:7    해를 보고 솟아나지 말라 명령하시고 별들을 봉해 버리시는 이,    (Top)  

9:8    홀로 하늘을 펼치시고 바다의 물결을 밟으시는 이,    (Top)  

9:9    북두칠성과 삼성을 만드시고 묘성과 남방의 밀실을 만드신 이,    (Top)  

9:10    측량할 수 없이 크신 일을 하시고 헤아릴 수 없이 놀라운 일을 하시는 이,    (Top)  

9:11    그가 내 앞을 스쳐 가시건만 보이지 않고 지나가시건만 알아 볼 수가 없네.    (Top)  

9:12    그저 빼앗으시는데 누가 빼앗기지 않을 수 있으며 "왜 이러시느냐?" 고 항거할 수 있겠는가?    (Top)  

9:13    하느님께서 진노를 푸시지 아니하시면 라합의 부하들도 그에게 굴복하는데    (Top)  

9:14    나 어찌 한 마디인들 대답할 수 있으며 그와 맞서서 과연 무엇을 말하겠는가?    (Top)  

9:15    죄가 없다 하여도 대답할 말이 없어 다만 흑백을 가릴 분에게 은총을 빌 뿐인데    (Top)  

9:16    내가 불러도 대답조차 아니하시니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신다고 믿을 수도 없네.    (Top)  

9:17    그는 한 오라기 머리카락 같은 일로 나를 짓밟으시고 까닭없이 나를 해치시고 또 해치신다네.    (Top)  

9:18    숨 돌릴 틈도 주시지 않고 나의 입에 쓴 맛만 채워 주신다네.    (Top)  

9:19    힘으로 해보려 하나 그는 장사요, 법으로 해보려 하나 누가 그를 불러 내겠는가?    (Top)  

9:20    나 비록 죄가 없다 하여도 그는 나에게 죄가 있다고 하시겠고 나 비록 흠이 없다고 하여도 그는 나의 마음바탕이 틀렸다고 하실 것일세.    (Top)  

9:21    나 비록 흠이 없다고 하지만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네. 살아 있다는 것이 구역질 날 뿐.    (Top)  

9:22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 한 마디, "그는 의인을 악인과 함께 묻어 버리신다네."    (Top)  

9:23    그의 채찍에 맞아 어이없이 숨져 가는데 죄없이 절망에 빠진 자를 그가 비웃으시네.    (Top)  

9:24    땅을 악인의 손에 넘기셨으니 재판관의 눈을 가리우신 이가 그분 아니고 누구시겠는가!    (Top)  

9:25    나의 생명이 경주자보다도 빨리 지나가는데 무슨 좋은 일을 볼 수 있겠습니까?    (Top)  

9:26    미끄러져 가는 갈대밭처럼, 먹이를 덮치는 독수리처럼 빠르옵니다.    (Top)  

9:27    온갖 슬픔을 잊고 낯빛을 고쳐 웃음을 지어 보리라고 마음 먹어도    (Top)  

9:28    몰려 오는 괴로움에 오히려 움츠려 들기만 합니다. 당신께서 결코 나를 죄없다고 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Top)  

9:29    어차피 죄인 취급을 받을 바에야 어찌 공연히 이 어려움을 겪어야 한단 말씀입니까?    (Top)  

9:30    눈으로 몸을 닦고 잿물로 손을 씻어도    (Top)  

9:31    주께서 나를 다시 시궁창에 처넣으시니 나의 옷마저 내 모양을 외면합니다.    (Top)  

9:32    그는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신데 나 어찌 그에게 말대답을 할 수 있으며 함께 재판정에 나가자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Top)  

9:33    그러나, 우리 사이를 중재해 줄 이가 있어 그가 우리의 어깨에 손이라도 얹어 준다면,    (Top)  

9:34    나를 치시는 그 몽치를 빼앗아 다시는 두려워하지 않게 해 준다면    (Top)  

9:35    나 아무도 두려움없이 말할 수도 있겠는데 그러나 어떻게 그런 일이 나에게 있겠는가!    (Top)  

10:1    숨쉬는 일이 이다지도 괴로와서 나의 슬픔을 하느님께 아뢰고 아픈 마음을 쏟아 놓지 않을 수가 없구나.    (Top)  

10:2    나 이제 하느님께 아룁니다. 나를 죄인으로 다루지 마소서. 어찌하여 이런 시련을 내리십니까? 그 까닭이라도 알려 주소서.    (Top)  

10:3    당신께서 손수 만드신 것을 억압하고 멸시하시는 것이 기쁘십니까? 악인의 꾀가 마음에 드십니까?    (Top)  

10:4    당신의 눈은 사람의 눈과 같으시며 사람이 보는 만큼밖에는 보지 못하십니까?    (Top)  

10:5    당신의 수명은 사람의 수명과 같으시며 인간이 사는 만큼밖에는 살지 못하십니까?    (Top)  

10:6    당신께서 하시는 일이란 이 몸의 허물이나 들추어 내고 이 몸의 죄나 찾아 내는 것입니까?    (Top)  

10:7    당신께서는 내가 죄인이 아님을 아시고 또 아무도 이 몸을 당신의 손에서 빼낼 수 없음도 아십니다.    (Top)  

10:8    당신께서는 나를 손수 빚어 만드시고는 이제 마음을 바꾸시어 나를 없애 버리시렵니까?    (Top)  

10:9    이 몸을 진흙으로 빚으셨음을 잊지 마소서. 어찌 다시 흙으로 돌려 보내시려 하십니까?    (Top)  

10:10    당신께서는 이 몸을 젖같이 쏟으시어 묵처럼 엉기게 하셨고,    (Top)  

10:11    가죽과 살을 입히시고 뼈와 힘줄로 얽어 주셨습니다.    (Top)  

10:12    나에게 목숨을 주시고 숨쉬는 것까지 보살펴 주셨습니다.    (Top)  

10:13    그러시면서도 속생각은 다른 데 있으셨군요. 그러실 줄 알고 있었습니다.    (Top)  

10:14    내가 죄를 짓는가 지켜 보시다가 그 죄에서 풀어 놓아 주시지도 아니하십니다.    (Top)  

10:15    악을 행하였다면 앙화를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잘못한 일이 없다고 하여도 머리를 쳐들 수 없는 일, 아, 진저리쳐지도록 당한 이 수모가 지긋지긋하도록 괴롭습니다.    (Top)  

10:16    내가 몸을 일으키면, 당신께서는 어찌하여 사자처럼 나에게 달려드십니까? 어찌하여 계속 몰아치십니까?    (Top)  

10:17    공격에 공격을 퍼붓고 진노의 불길을 뿜으시며 계속 군대를 풀어 몰아치시니 어찌 된 일이십니까?    (Top)  

10:18    어찌하여 나를 모태에서 나오게 하셨습니까? 차라리 그 누구의 눈에도 뜨이지 않고 숨져    (Top)  

10:19    태어나지도 않았던 듯이 모태에서 무덤으로 바로 갔다면 좋았을 것을.    (Top)  

10:20    나의 수명은 이제 다 되었습니다. 좀 내버려 두소서. 잠간만이라도 밝은 날을 보게 하여 주소서.    (Top)  

10:21    잠시 후에 나는 갑니다. 영영 돌아 올 길 없는 곳, 캄캄한 어둠만이 덮인 곳으로 갑니다.    (Top)  

10:22    그믐밤 같은 어둠이 깔리고 깜깜한 가운데 온통 뒤죽박죽이 된 곳, 칠흑 같은 흑암만이 빛의 구실을 하는 곳으로 갑니다.    (Top)  

11:1    나아마 사람 소바르가 말을 받았다.    (Top)  

11:2    말이 너무 많네, 듣고만 있을 수 없군. 입술을 많이 놀린다고 하여 죄에서 풀릴 줄 아는가?    (Top)  

11:3    자네의 지껄이는 소리를 듣고 누가 입을 열지 않으며 그 빈정거리는 소리를 듣고 누가 핀잔을 주지 않겠는가?    (Top)  

11:4    자네는 말하기를. "나의 믿음은 순수하여, 주님 보시기에도 흠이 없다"고 한다마는    (Top)  

11:5    행여나 하느님께서 자네를 깨우치시려고 입을 열어 답변해 주신다면 오죽이나 좋겠는가!    (Top)  

11:6    행여나 신비한 지혜를 열어 보여 주신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의 지혜에는 다른 면들이 감추어져 있다네. 자네가 죄를 잊어 버린 것도 바로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지.    (Top)  

11:7    자네가 하느님의 신비를 파헤칠 수라도 있단 말인가? 전능하신 분의 무한하심을 더듬을 수라도 있단 말인가?    (Top)  

11:8    하늘보다도 높은 그것에 어떻게 미치며 저승보다도 깊은 그것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Top)  

11:9    그 신비는 땅 끝처럼 아득하고 그 무한하심은 바다처럼 넓다네!    (Top)  

11:10    그가 쫓아 와서 고랑을 채워 불러 내시는데 그 누가 거역하겠는가?    (Top)  

11:11    누구누구가 허황된 사람인지 다 알고 계시는 이, 그가 알아 보지 못할 악이 어디에 있겠는가!    (Top)  

11:12    거짓된 사람도 제 정신이 들 때가 오는 법, 들나귀도 길이 들지 않는가!    (Top)  

11:13    이제 마음의 고삐를 잡고 그에게 손을 내밀게.    (Top)  

11:14    악에서 손을 떼고 불의를 장막에서 몰아 내게.    (Top)  

11:15    그리하면 자네도 아무 거리낌없이 얼굴을 들고 아무 두려움없이 떳떳하게 서게 될 것일세.    (Top)  

11:16    괴롭던 일은 다 잊혀져 흘러 간 물처럼 기억에서 사라지겠지.    (Top)  

11:17    숨쉬는 나날은 대낮보다도 환해지고 어둠은 새아침처럼 밝아질 것일세.    (Top)  

11:18    자신을 잃지 말게. 아직 희망이 있다네. 걱정 없이 마음놓고 자리에 들게.    (Top)  

11:19    자네의 단잠을 깨울 자가 없을 것이며 많은 사람이 자네 앞에서 굽실거릴 것일세.    (Top)  

11:20    악인은 그 눈이 흐려지고 도망칠 길마저 끊기리니, 남은 희망은 숨을 거두는 일뿐이리라.    (Top)  

12:1    욥이 말을 받았다.    (Top)  

12:2    참으로 자네들만이 유식하여 자네들이 죽으면 지혜도 함께 죽겠군.    (Top)  

12:3    나에게도 그만큼한 생각은 있다네. 자네들만큼 모르려니 생각하지 말게. 누가 그 정도의 생각도 못하겠는가?    (Top)  

12:4    하느님을 불러 대답을 듣다가 그의 벗이라는 자에게 웃음거리가 되었고 죄없고 온전하다는 자에게 도리어 조롱거리가 되었군.    (Top)  

12:5    태평무사한 자의 눈에는 재난에 빠진 자가 천더기로 보이고 미끄러지는 자는 밀쳐도 괜찮은 자로 보이는 법이지.    (Top)  

12:6    강도의 장막에 도리어 평안이 깃들고 하느님을 손아귀에 넣고 주무르는 자가 오히려 태평하다네.    (Top)  

12:7    짐승들에게 물어 보게, 가르쳐 주지 않나. 공중의 새들에게 물어 보게, 알려 주지 않나.    (Top)  

12:8    들풀에게 물어 보게, 가르쳐 주지 않나. 바다의 고기들도 알려 줄 것일세.    (Top)  

12:9    이런 일을 한 것이 야훼의 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세상에 그 누가 이것을 모르랴?    (Top)  

12:10    어느 동물의 목숨이 그의 손을 벗어날 수 있으며 어느 사람의 숨결이 주의 손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Top)  

12:11    귀가 말을 알아 듣지 못하며 입이 맛을 구별하지 못하겠는가?    (Top)  

12:12    나이와 함께 지혜가 자라고 연륜과 함께 깨달음이 깊어 가도    (Top)  

12:13    지혜와 힘은 결국 그에게서 나오고 경륜과 판단력도 그에게 있는 것,    (Top)  

12:14    그가 허물으시는데 누가 다시 세우며 그가 가두시는데 누가 풀어 놓겠는가?    (Top)  

12:15    그가 수문을 닫으시면 말라 버리고 그가 물을 쏟으시면 땅은 온통 결딴나는 것을.    (Top)  

12:16    힘과 슬기가 그에게서 나오니 속는 자와 속이는 자가 다 그의 손안에 있지 않은가?    (Top)  

12:17    그분은 고문관들을 맨발로 끌려 가게 하시고 재판관들을 바보로 만드시는 이,    (Top)  

12:18    임금들의 띠를 푸시고 그 허리를 포승으로 묶으시는 이,    (Top)  

12:19    사제들도 맨발로 끌려 가게 하시고 유지들을 넘어뜨리시는 이,    (Top)  

12:20    도도한 자들의 입을 막으시고 늙은이들에게서 판단력을 빼앗으시는 이,    (Top)  

12:21    귀족들도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하시고 용사들의 허리끈을 풀어 버리시는 이,    (Top)  

12:22    어둠의 깊은 비밀을 들추어 내시고 흑암을 백일하에 드러나게 하시는 이,    (Top)  

12:23    민족들을 일으키셨다가는 때려 눕히시고 뻗어나게 하셨다가는 없애 버리시는 이,    (Top)  

12:24    백성을 지도하는 자들의 생각을 어둡게 하시어 길 없는 거친 들을 헤매게 하시는 이,    (Top)  

12:25    한 가닥 빛도 없이 어둠 속을 더듬거리며 술 취한 사람처럼 헤매게 하시는 이.    (Top)  

13:1    여보게, 나도 모든 것을 눈으로 보았고 귀로 들어 아는 만큼 안 다네.    (Top)  

13:2    자네들이 아는 만큼은 나도 알고 있으니 자네들만큼은 모르려니 생각하지 말게.    (Top)  

13:3    내가 참으로 통사정을 나누고 싶은 이는 전능하신 분, 하느님께 드릴 말씀을 다 드리려네.    (Top)  

13:4    자네들은 고작 거짓말이나 꾸며 내는 사람들, 모두들 하나같이 돌팔이 의사....    (Top)  

13:5    입을 좀 다물게. 그러는 편이 현명할 것일세.    (Top)  

13:6    나의 항변을 좀 들어 보게. 나의 변론을 귀담아 들어 보게.    (Top)  

13:7    그런 허튼 소리를 하느님을 위해서 한다는 것인가? 그런 알맹이 없는 말을 그를 위해서 한다는 것인가?    (Top)  

13:8    자네들은 그에게 아첨이라도 하고 그를 변호라도 하려는 것인가?    (Top)  

13:9    그가 자네들 속을 들추어 내신다면 자신 있는가? 사람에게 하듯이 하느님까지 미혹시키려는가?    (Top)  

13:10    그에게 아첨이나 하려는 엉큼한 생각을 품었다가는 호되게 꾸중이나 들을 것일세.    (Top)  

13:11    그의 영광을 오히려 자네들은 두려워하게 되고 그가 무서워 부들부들 떨게 될 것일세.    (Top)  

13:12    자네들의 좌우명은 티끌 위에 쓴 격언이요 자네들의 답변은 흙벽돌에 쓴 답변일세.    (Top)  

13:13    잠잠해 주게나, 내가 말 좀 하겠네. 어떤 일이든 오려거든 오너라.    (Top)  

13:14    나 이를 악물고 목숨을 내걸고 맞서리라.    (Top)  

13:15    어차피 그의 손에 죽을 몸, 아무 바랄 것도 없지만 나의 걸어 온 발자취를 그의 앞에 낱낱이 밝히리라.    (Top)  

13:16    이렇게 그의 앞에 나설 수 있음이 곧 나의 구원일는지도 모르는 일, 위선자는 감히 그의 앞에 설 수도 없다네.    (Top)  

13:17    그러니 나의 말을 신중히 들어 주게. 내가 진술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Top)  

13:18    나 이제 재판 받을 마음 준비가 다 되어 있네. 무죄로 풀려 날 줄도 알고 있네.    (Top)  

13:19    그러나 만일 그 누가 나타나 나의 죄를 입증한다면 나는 말없이 사라져 버릴 것일세.    (Top)  

13:20    하느님, 두 가지 부탁만 들어 주소서. 그리하시면, 저도 당신 앞에서 숨지 않겠습니다.    (Top)  

13:21    당신의 주먹을 거두어 주소서. 당신의 진노를 거두시어 두려워 떨지 않게 하여 주소서.    (Top)  

13:22    그리하여 어서 말씀하소서. 서슴없이 답변하겠습니다. 아니면 내가 말씀드리겠사오니 대답하여 주소서.    (Top)  

13:23    나에게 죄악이 있다면, 얼마나 있다는 말씀입니까? 반역죄가 있다면, 어찌하여 알려 주시지 아니하십니까?    (Top)  

13:24    어찌하여 나에게서 얼굴을 돌리시고 이 몸을 원수로 여기십니까?    (Top)  

13:25    어찌하여 당신은 이 낙엽 같은 것을 놀라게 하시고 이 마른 검불같은 것을 닦달하십니까?    (Top)  

13:26    어찌하여 나에게 괴로움이 될 일들을 기록해 두시고 젊어서 저지른 잘못을 이제 유산으로 물려주십니까?    (Top)  

13:27    당신께서 나의 발에 차꼬를 채우시고 나의 걸음을 낱낱이 세시며 발바닥에는 표를 새기시다니...    (Top)  

13:28    사람이 술부대가 삭아 떨어지듯 옷이 좀먹어 떨어지듯 떨어집니다.    (Top)  

14:1    사람이란 결국 여인에게서 태어나는 것, 그의 수명은 하루살이와 같은데도 괴로움으로만 가득차 있습니다.    (Top)  

14:2    꽃처럼 피어났다가는 스러지고 그림자처럼 덧없이 지나갑니다.    (Top)  

14:3    그런 사람에게서 살피실 일이 무엇이며 법정에서 잘잘못을 가릴 일이 무엇입니까?    (Top)  

14:4    그 누가 부정한 데서 정한 것을 나오게 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 것도 없사옵니다.    (Top)  

14:5    사람이 며칠이나 살며 몇 달이나 움직일지는 당신께서 결정하시는 일이 아닙니까? 넘어갈 수 없는 생의 마감날을 그어 주신 것도 당신이십니다.    (Top)  

14:6    그러니, 이제 그에게서 눈을 돌리시고 품꾼같이 보낸 하루나마 편히 좀 쉬게 내버려 두소서.    (Top)  

14:7    나무는 그래도 희망이 있습니다. 찍혀도 다시 피어나 움이 거듭거듭 돋아 납니다.    (Top)  

14:8    부리가 땅 속에서 늙고 줄기가 흙 속에서 죽었다가도    (Top)  

14:9    물기만 맡으면 움이 다시 돋아 어린 나무처럼 가지를 뻗습니다.    (Top)  

14:10    그러나, 사람은 제 아무리 대장부라도 죽으면 별 수 없고 숨만 지면 그만입니다.    (Top)  

14:11    늪에서도 물이 마르고 갈 줄기라도 말라 버릴 수 있듯이    (Top)  

14:12    사람은 누우면 일어나지 못합니다. 하늘이 사라지는 한이 있어도 눈을 뜨지 못하고 한번 든 잠은 깨어 일어나지 못합니다.    (Top)  

14:13    이 몸을 저승에 숨겨 두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신의 진노가 멎기까지 감추어 두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때를 정해 두셨다가 다시 기억해 두시지 않으시겠습니까?    (Top)  

14:14    그러나 사람은 제 아무리 대장부일지라도 죽었다가 다시 살 수 없는 일, 만일에 그렇다면, 나도 이 길고 긴 고역의 나날이 지나 밝은 날이 오기를 기다릴 수도 있으련만...    (Top)  

14:15    당신께서 불러만 주신다면 나는 대답하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손수 지으신 것이 대견스럽지도 않으십니까?    (Top)  

14:16    지금은 나의 걸음을 낱낱이 세십니다마는 나의 허물을 모르는 체하여 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Top)  

14:17    나의 죄를 자루에 넣어 봉하시고 나의 죄악을 모두 지워 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Top)  

14:18    그러나, 산이 무너져 내리고 큰 바위가 제 자리에서 밀려 나듯이,    (Top)  

14:19    반석이 물결에 닳고 땅의 티끌이 폭우에 씻기듯이, 그렇게 당신은 사람의 희망을 끊으십니다.    (Top)  

14:20    끝없이 억누르시는 당신의 힘, 벗어날 길이 없어 사람은 갑니다. 얼굴이 파랗게 질려 쫓겨 갑니다.    (Top)  

14:21    자손들이 영광을 누려도 알지 못하고 비천하게 되어도 상관하지 못합니다.    (Top)  

14:22    다만 몸은 아픔으로 절었고 마음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Top)  

15:1    데만 사람 엘리바즈가 말을 받았다.    (Top)  

15:2    지혜롭다는 사람이 허풍이나 떨고 그 속에 열풍이나 차 있어서야 될 말인가?    (Top)  

15:3    쓸데없는 말이나 늘어놓고 횡설수설한다고 변명이 되겠는가?    (Top)  

15:4    자네는 신앙심 같은 것은 아예 부숴 버릴 작정인가? 하느님 앞에서 반성하는 일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Top)  

15:5    그런 말들은 자네의 비뚤어진 마음에서 나오는 것, 자네 혀는 용케도 그럴듯한 말을 골라 내는군!    (Top)  

15:6    자네를 정죄한 것은 자네 입이지, 내가 아니라네. 자네 입술이 자네의 죄를 증거하고 있지 않은가?    (Top)  

15:7    세상에 태어난 첫사람이 자네란 말인가? 산들이 솟기도 전에 생겨나기라도 하였단 말인가?    (Top)  

15:8    하느님의 회의를 엿듣기라도 하였단 말인가? 지혜를 독점이라도 하였단 말인가?    (Top)  

15:9    우리가 모르는 무엇을 자네가 안다는 말인가? 그 무엇을 자네는 깨닫고, 우리는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Top)  

15:10    우리 가운데는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나이가 들어 자네 어르신보다도 연만하신 이가 있지 않은가?    (Top)  

15:11    하느님의 위로 가지고는 안되겠단 말인가? 우리의 부드러운 말 가지고는 어림도 없단 말인가?    (Top)  

15:12    어찌하여 이렇게 진정하지 못하는가? 어찌하여 이렇게 눈을 치뜨고 극성인가?    (Top)  

15:13    어찌하여 하느님과 맞서 화를 내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그렇게 지껄여 대는가?    (Top)  

15:14    죽을 인생이 어찌 깨끗할 수 있겠는가? 여인에게서 난 사람이 어찌 죄없을 수 있겠는가?    (Top)  

15:15    하늘에 있는 거룩한 자들 중에도 하느님께 신뢰받을 만한 자 없고 하늘마저도 당신 보시기에 깨끗하지 못한데,    (Top)  

15:16    하물며 구역질나도록 썩고 악을 물마시듯 하는 사람이랴!    (Top)  

15:17    나 자네에게 이를 말이 있네, 좀 들어 보게. 내가 이 눈으로 본 것을 들려 주겠네.    (Top)  

15:18    현자들도 같은 말을 했다네. 이것을 그들의 선조 때부터 공개된 사실이라네.    (Top)  

15:19    땅은 온통 그들의 차지, 낯선 사람은 얼씬도 못했네.    (Top)  

15:20    악한 자의 일생은 괴로움의 연속이요 폭력배의 수명은 하루살이라    (Top)  

15:21    위험신호가 귓가에서 맴돌아도 괜찮겠지 하다가 졸지에 맞아 죽어 가는구나.    (Top)  

15:22    흑암에서 헤어나기를 바랄 수 없고 칼에 맞을 운명을 끝내 벗어나지 못하네.    (Top)  

15:23    어디 가면 먹을 것이 있을까 찾아 헤매면서도 속으로는 갈 데까지 다 간 줄 뻔히 아는 신세.    (Top)  

15:24    죽을 날이 생각나서 부들부들 떨고 불안과 초조가 폭군처럼 덮치자 어쩔 줄을 모르는구나.    (Top)  

15:25    하느님과 맞서 주먹을 휘두르고 전능하신 분 앞에서 으스대고도 어찌 그렇지 않으랴?    (Top)  

15:26    목을 세우고, 무거운 방패를 들고 감히 하느님께 달려들다니...    (Top)  

15:27    얼굴에는 개기름이 흐르고 뱃가죽이 두꺼워진 것들,    (Top)  

15:28    폐허가 된 도시들을 차지하고 임자 없는 집에 자리를 잡는다마는 그것도 결국은 무너지게 마련이라,    (Top)  

15:29    그의 재산은 불어나지도, 오래 붙어 있지도 않아 땅에 뿌리를 전혀 뻗지 못하네.    (Top)  

15:30    어둠에서 벗어날 길이 없고 새싹은 불길에 타 버리며 꽃은 바람이 불려 가는구나.    (Top)  

15:31    터무니없는 것을 믿지 말게. 잡히는 것은 오직 바람일 뿐,    (Top)  

15:32    때도 아닌데 종려나무가 시들어 그 이파리에 물기가 다시 오르지 못하듯이,    (Top)  

15:33    익지도 않은 포도송이가 마구 떨어지고 올리브꽃이 무더기로 지듯이,    (Top)  

15:34    위선자의 무리는 그 씨가 마르고 뇌물을 좋아하는 자의 천막은 타 버린다네.    (Top)  

15:35    불행의 씨를 배었으니 낳을 것은 재난뿐, 뱃속에 든 것이란 다만 허황한 것이 아니겠는가?    (Top)  

16:1    욥이 말을 받았다.    (Top)  

16:2    그런 소리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네. 자네들이 한다는 위로는 기껏해야 괴로움을 줄 뿐.    (Top)  

16:3    그 헛된 말은 끝도 없는가? 자네들은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그런 말을 하는가?    (Top)  

16:4    자네들이 내 처지에 있다면 나도 분명히 자네들과 같은 말을 했을 것일세. 기가 막혀 머리를 저으면서 근사한 말을 늘어놓았을 테지.    (Top)  

16:5    입에 침이 마르도록 격려하는 말을 했을 테지.    (Top)  

16:6    아무리 말을 해 보아도, 이 괴로움 멎지 않고 입을 다물어 보아도, 이 아픔 가시지 않는구나.    (Top)  

16:7    하느님께서 늘 만신창이로 만드셨는데 모두들 떼지어 달려들다니,    (Top)  

16:8    그가 증인으로 내 앞에 서시는데 이 야윈 모습마저 나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는구나.    (Top)  

16:9    찢어 죽일 듯이 화가 나서 이를 갈며 달려드시는데, 나의 원수들은 눈을 흘기며    (Top)  

16:10    입을 벌리고 달려드네. 욕설을 퍼부으며 뺨을 후려치고 한 무리가 되어 달려드네.    (Top)  

16:11    하느님께서는 나를 악당에게 넘기시고 마침내 악인의 손에 내맡기셨구나.    (Top)  

16:12    평안을 누리던 나를 박살내시려고 덜미를 잡고 마구 치시는구나. 나를 과녁으로 삼아 세우시고    (Top)  

16:13    사방에서 쏘아 대시는구나.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나의 창자를 터뜨리시고 쓸개를 땅에 마구 쏟으시다니...    (Top)  

16:14    갈기갈기 찢고 또 찢으려고 군인처럼 달려드시네.    (Top)  

16:15    맨살에 삼베옷을 걸친 이 몸, 나의 위세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구나.    (Top)  

16:16    눈물로 범벅이 된 이 얼굴, 절망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이 눈썹,    (Top)  

16:17    이 손은 폭행을 모르고 나의 기도는 순수하련만...    (Top)  

16:18    땅이여, 나의 피를 덮지 말아 다오. 나의 부르짖는 소리가 쉴 곳을 마련하지 말려무나.    (Top)  

16:19    보아라, 지금 나의 증인은 하늘에 있다! 나의 보증인은 저 높은 곳에 있다.    (Top)  

16:20    내가 하느님께 눈물을 쏟을 때 나의 마음을 대변할 자여,    (Top)  

16:21    이웃과 이웃의 시비를 가리듯이 사람과 하느님 사이를 판가름하여 다오.    (Top)  

16:22    그래 봐야, 몇 해 되지 않아 나는 가 버리리라. 다시 돌아 오지 못할 그 길로!    (Top)  

17:1    나 숨이 꺼져서 수명은 다하고 황천길만 남았는데    (Top)  

17:2    조롱꾼이 밀려 와 빈정거리니 그 소리에 눈앞이 캄캄해지는구나.    (Top)  

17:3    나의 보증을 서 줄 이 당신밖에 없사옵니다. 나의 손을 잡아 줄 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Top)  

17:4    그들의 마음을 아둔하게 만드시어 내 앞에서 우쭐거리지 못하게 하여 주소서.    (Top)  

17:5    제 자식은 못 먹어 눈이 멀어 가는데 분깃을 받아 가라고 친구들을 청한다더라고    (Top)  

17:6    사람들은 나를 두고 쑥덕공론이요 내 얼굴에 침을 뱉네.    (Top)  

17:7    슬픔에 절어 흐려진 나의 눈, 그림자처럼 흐느적이는 나의 몰골이여,    (Top)  

17:8    정직한 사람은 너를 보고 놀라며 순진한 사람은 그 불경스러움을 향하여 격분하겠구나.    (Top)  

17:9    그러나 의인은 가던 길을 꿋꿋이 가고 손이 깨끗한 이는 차츰 힘이 나는 법,    (Top)  

17:10    더 할 말이 있거든, 어서들 와서 말해 보게. 자네들 가운데 과연 슬기를 깨친 자 있을는지.    (Top)  

17:11    나의 생애는 끝났고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으며 실낱 같은 희망마저 끊기었네.    (Top)  

17:12    밤은 낮으로 바뀌고 빛이 어둠을 밀어 낸다지만,    (Top)  

17:13    저승에 집터를 마련하고 어둠 속에 자리를 까는 일밖에 나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Top)  

17:14    구덩이를 향하여 "아버지" 라 부르고 구덩이를 향하여 "어머니", "누이" 라 부를 몸인데,    (Top)  

17:15    희망이 어디 있으며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Top)  

17:16    어차피 나와 함께 저승으로 내려 갈 수 없는 희망이요 나와 함께 땅 속에 들어 갈 수 없는 기쁨이 아닌가.    (Top)  

18:1    수아 사람 빌닷이 말을 받았다.    (Top)  

18:2    당신들은 언제까지 입을 다물고 있을 참이오? 잘 생각하여 말 좀 해 줍시다.    (Top)  

18:3    자네에게 우리가 짐승으로 보이는가? 자네 눈에는 우리가 부정한 동물로 보이는가?    (Top)  

18:4    자네야말로 홧김에 제 몸을 물어 뜯는 짐승이 아닌가? 자네는 땅을 허허벌판으로 만들고 바위를 제 자리에서 밀어 내기라도 할 셈인가?    (Top)  

18:5    악인의 빛은 결국 꺼지고 그의 불꽃은 빛을 잃고 마는 것,    (Top)  

18:6    그의 장막 안 빛은 사라지고 그를 비추던 등잔불은 꺼지고 마는 것,    (Top)  

18:7    그의 힘찬 발걸음은 주춤거리다가 마침내 자기 꾀에 걸려 넘어지고 마네.    (Top)  

18:8    제 발로 올가미에 걸려 들고 스스로 함정에 걸어 들어 가    (Top)  

18:9    발목이 올가미에 걸려 노끈에 온 몸이 묶일 운명이라.    (Top)  

18:10    땅에 묻힌 그물이 그를 기다리고 있으며 길목에 숨겨진 올가미가 그를 노리고 있네.    (Top)  

18:11    갑자기 사면에서 두려움이 몰아쳐 도망칠 틈도 없이 그를 덮쳐 누르네.    (Top)  

18:12    정력이 소멸되어 파멸의 손이 이미 옆구리를 건드리고 있는 몸,    (Top)  

18:13    살갗은 병으로 시들고 죽을 병이 사지를 파먹는 몸,    (Top)  

18:14    마음놓고 안식하던 장막에서 붙잡혀 죽음의 대왕 앞으로 끌려 오나니,    (Top)  

18:15    의인이 그의 장막에서 살려고 그 집에 유황을 뿌리네.    (Top)  

18:16    밑으로 뻗은 그의 뿌리는 마르고 위로 뻗은 그의 가지는 시들며    (Top)  

18:17    땅 위에는 그를 아는 자 하나 없고 오가는 행인 중 그 누구도 그의 이름을 모르게 되리니    (Top)  

18:18    환한 데서 어두운 데로 밀려 나 땅에서 아주 쫓겨 나리라.    (Top)  

18:19    겨레 가운데 그의 핏줄은 하나도 없고 그의 옛집에 살아 남은 후손도 없으리니    (Top)  

18:20    뒷집 사람이 그의 마지막을 보고 놀라고 앞집 사람도 두려워 떨리라.    (Top)  

18:21    악인의 집은 이렇듯이 비참하고 하느님을 모르는 자의 거처는 이렇게 되고 마는 법일세.    (Top)  

19:1    욥이 말을 받았다.    (Top)  

19:2    자네들은 언제까지 나를 괴롭히려는가? 언제까지 나를 말로 윽박지르려는가?    (Top)  

19:3    이렇듯이 거듭거듭 모욕하고 들볶으면서 미안하지도 않은가?    (Top)  

19:4    내가 정말 무슨 실수라도 했단 말인가? 그 허물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는 말인가?    (Top)  

19:5    자네들은 참으로 기세등등하여 나의 잘못을 들춰 내려고 하지만,    (Top)  

19:6    모르겠는가? 나를 이렇게 억누르는 이가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나를 덮어 씌운 것이 그의 그물이라는 것을!    (Top)  

19:7    억울하다고 소리쳐도 아무 대답이 없고 호소해 보아도 시비를 가릴 법이 없네.    (Top)  

19:8    넘을 수 없는 담을 쌓아 내 앞을 막는 이도 그요, 어둠으로 나의 앞길을 가리는 이도 그가 아니신가?    (Top)  

19:9    나에게서 명예를 빼앗은 이도 그요, 면류관을 벗긴 이도 그가 아니신가?    (Top)  

19:10    나는 그에게 사방으로 얻어 맞아 이제는 영영 가 버릴 몸, 그가 나무뿌리를 뽑듯이 나의 희망을 뽑아 버리셨네.    (Top)  

19:11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시는 폼이 나를 적수로 여기시는 것이 아닐까?    (Top)  

19:12    그가 군대를 몰고 와서 진격로를 닦고 나의 천막을 포위하셨네.    (Top)  

19:13    동기들마저 떠나 가고 친지들마저 외면하는 이 신세.    (Top)  

19:14    친척과 벗들은 모르는 체하고 나의 집 식객마저 나를 잊었네.    (Top)  

19:15    계집종들도 나를 낯선 사람으로 대접하니 내가 그들에게 뜨내기로 보이더란 말인가?    (Top)  

19:16    종들을 불러 보아야 대답도 하지 않으니 이 입으로 애걸해야 할 판일세.    (Top)  

19:17    아내마저 나의 입김을 싫어하고 나의 냄새에 친형제조차 코를 막네.    (Top)  

19:18    젖비린내나는 것들에게도 하잘 것 없는 존재로 보여 몸을 일으키려고만 해도 놀려 댄다네.    (Top)  

19:19    흉허물없던 벗들도 싫어하고 내가 아끼던 사람마저 발길을 끊더군.    (Top)  

19:20    뼈에 가죽만 남아 잇몸으로 겨우 연명하는 이 신세.    (Top)  

19:21    벗들이여, 불쌍하고 가련하지 아니한가? 하느님의 손이 나를 치셨는데    (Top)  

19:22    어찌하여 자네들마저 하느님처럼 나를 구박하는가? 그만큼 헐뜯었으면 직성이 풀릴 만도 하지 않은가?    (Top)  

19:23    아, 누가 있어 나의 말을 기록해 두랴? 누가 있어 구리판에 새겨 두랴?    (Top)  

19:24    쇠나 놋정으로 바위에 새겨 길이길이 보존해 주랴?    (Top)  

19:25    나는 믿는다, 나의 변호인이 살아 있음을! 나의 후견인이 마침내 땅 위에 나타나리라.    (Top)  

19:26    나의 살갗이 뭉그러져 이 살이 질크러진 후에라도    (Top)  

19:27    나는 하느님을 뵙고야 말리라. 나는 기어이 이 두 눈으로 뵙고야 말리라. 내 쪽으로 돌아 서신 그를 뵙고야 말리라. 그러나 젖먹던 힘마저 다 빠지고 말았구나.    (Top)  

19:28    자네들은 어떻게든지 나를 몰아 세울 작정이군. 결국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 것이겠지.    (Top)  

19:29    그러나 칼에 맞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은 오히려 자네들일지도 모르네. 칼에 맞을 죄가 어디에 따로 있다던가? 시비곡절을 가리는 재판이 끝내 없겠는가?    (Top)  

20:1    나아마 사람 소바르가 말을 받았다.    (Top)  

20:2    마음이 설레어, 대답하지 않고는 답답하여 견디지 못하겠네.    (Top)  

20:3    나더러 들으라고 하는 꾸지람이 사실은 나를 모욕하는 것, 그러나 거기에 대답할 말들을 나는 속으로부터 알고 있네.    (Top)  

20:4    그래, 자네는 도무지 몰랐더란 말인가? 사람이 땅에 처음 나타나던 한 옛날부터    (Top)  

20:5    악인의 웃음소리란 금방 멎는 것이요, 위선자의 즐거움이란 찰나에 사라진다는 것을.    (Top)  

20:6    하늘을 찌를 듯 우쭐하고 그 머리가 구름에 닿을 듯하다가도    (Top)  

20:7    짐승의 마른 똥같이 단번에 날아 가 버려 친지들조차 그의 행방을 모르게 된다는 것을.    (Top)  

20:8    아무도 찾을 수 없이 꿈처럼 날아 가고 밤의 환상처럼 사라진다는 것을.    (Top)  

20:9    그를 살피던 눈에 다시는 뜨이지 않고 몸담아 살던 곳에도 다시는 나타날 수 없는 몸,    (Top)  

20:10    그에게 착취당한 자들에게는 그의 자녀들이 보상해 주어야 하고 그가 빼앗은 재물은 그의 후손들이 물어 주어야 하며    (Top)  

20:11    그의 뼈 마디마디에서 넘치던 젊음도 이제는 그와 함께 땅에 찾아들고 만다네.    (Top)  

20:12    악을 씹어 맛을 즐기고 혀 밑에서 살금살금 녹이면서    (Top)  

20:13    아까와서 내뱉지 못하고 입 속으로 우물거리고 있지만    (Top)  

20:14    그러나 뱃속에서 그 음식은 썩어 뱀의 독으로 변한다네.    (Top)  

20:15    집어 삼켰던 재산은 아니 토해 낼 수 없는 것, 하느님께서 밀어 내시는데 어쩌겠는가?    (Top)  

20:16    뱀의 독을 빨고 독사의 혀에 물려 죽을 몸,    (Top)  

20:17    올리브 기름이 흐르는 도랑, 젖과 꿀이 흐르는 개천들을 볼 생각은 아예 말게나.    (Top)  

20:18    애써 얻은 것을 먹지도 못하고 돌려 줘야 하며 장사해서 얻은 재산으로 재미도 보지 못하리니    (Top)  

20:19    빈민들을 억눌러 들볶고 남이 지은 것을 빼앗기나 하면서 자기는 어찌 무사하리오?    (Top)  

20:20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아니하고 긁어 모은 재산에 얽매여 꼼짝없이 망한다네.    (Top)  

20:21    남아날 것 없이 마구 집어 삼키고 어찌 자기의 영화가 오래 가리라고 믿겠는가?    (Top)  

20:22    남아 돌아 흥청대다가, 재난이 밀어 닥치면 갑자기 옹색하게 되고 만다네.    (Top)  

20:23    배를 채우려거든 채우게, 그러나 진노의 불길이 떨어지고 죽음의 화살이 쏟아져 내려,    (Top)  

20:24    철무기를 피하면 놋화살에 맞아    (Top)  

20:25    화살은 등을 뚫고 시퍼런 창끝은 쓸개를 터뜨릴 터인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Top)  

20:26    앞에서 그믐밤 같은 어둠이 도사리고 풀무질도 없이 타오르는 불길이 삼킬 듯 달려들어 천막에 남은 식구들까지 모두 사를 것일세.    (Top)  

20:27    하늘은 그의 죄악을 폭로하러 나서고 땅은 그의 죄상을 증언하러 나서리니    (Top)  

20:28    하느님의 진노가 터지는 날, 그의 집은 홍수에 쓸려 가고 말 것일세.    (Top)  

20:29    죄인이 하느님에게서 받을 분깃은 바로 이것, 이것이 하느님에게 물려받을 유산 아닌가?    (Top)  

21:1    욥이 말을 받았다.    (Top)  

21:2    내 호소를 좀 들어 다오. 들어 주는 것만이 위로가 되겠네.    (Top)  

21:3    좀 참아 다오, 나 말 좀 하리라. 나의 말이 끝나거든 비웃게.    (Top)  

21:4    내가 지금 사람에게 불평하고 있는가? 내가 짜증을 부린다면, 까닭이 있지 않겠는가?    (Top)  

21:5    나를 쳐다보게나. 기가 막혀 열린 입이 닫히지 않을 것일세.    (Top)  

21:6    나도 그 생각만 하면, 미칠 것 같네. 몸에 소름이 다 끼치네.    (Top)  

21:7    악한 자들이 오래 살며 늙을수록 점점 더 건강하니 어찌 된 일인가?    (Top)  

21:8    자식들이 든든히 자리를 잡고 후손들이 잘 사는 것을 보며 흐뭇해 하지 않는가?    (Top)  

21:9    그들의 집은 태평무사하여 두려워할 일이 없고 하느님에게서 매를 맞는 일도 없지 않는가?    (Top)  

21:10    황소는 영락없이 새끼를 배게 하고 암소는 유산하는 일이 없더군.    (Top)  

21:11    개구쟁이들을 양새끼처럼 풀어 놓으면, 그 어린 것들이 마구 뛰어 놀며    (Top)  

21:12    소구를 두드리고 거문고를 뜯으며 노래하고 피리소리를 들으며 흥겨워하지 않은가?    (Top)  

21:13    일생 행복하게 지내다가 고요히 지하로 내려 가더군.    (Top)  

21:14    기껏 하느님께 한다는 소리가 "우리 앞에서 비키시오. 당신의 가르침 따위는 알고 싶지도 않소.    (Top)  

21:15    전능하신 분이 다 무엇인데 그를 섬기며 무슨 먹을 것이 있겠다고 그에게 빌랴!"    (Top)  

21:16    자기의 행운을 수중에 넣은 자들, 그 악한 자들의 생각이 어찌 하느님의 생각과 같으랴.    (Top)  

21:17    이러한 악인의 등불이 자주 꺼지던가? 재난이 그에게 떨어지던가? 하느님께서 진노하시어 벌을 내리시던가?    (Top)  

21:18    그들은 바람에 날리는 검불과 같으며 삽시간에 폭풍에 쓸려 가는 지푸라기와 같다고 하지만,    (Top)  

21:19    "하느님께서는 아비에게 줄 벌을 남겨 두셨다가 그 자식들에게 내리신다" 고 하지만 그게 어디 될 말인가? 본인이 받을 줄로 알아야지.    (Top)  

21:20    제 파멸은 제 눈으로 보아야 하고 전능하신 분께서 내리시는 사약은 본인이 마셔야지.    (Top)  

21:21    살만큼 살고 죽은 뒤에 집안이 어찌 된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Top)  

21:22    그러나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자들을 심판하시는 하느님, 그분을 깨우쳐 드릴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    (Top)  

21:23    숨질 때까지 기운이 뻗쳐 태평무사한 나날을 보내며    (Top)  

21:24    뱃가죽에는 기름이 돌고 뼈골이 싱싱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Top)  

21:25    쓰라린 가슴을 안고 숨을 거두는 사람, 행복이란 맛도 보지 못한 사람이 또한 있지 아니한가?    (Top)  

21:26    모두 티끌 위에 누우면 하나같이 구더기가 득실거릴 터인데.    (Top)  

21:27    자네들 속을 나는 잘 알고 있네. 나를 때려 잡을 것처럼 무슨 꿍꿍이속인가?    (Top)  

21:28    "양반들이 살던 집이 어디 있으며 불의한 자들의 천막이 어디 있느냐?" 고 한다마는    (Top)  

21:29    견문이 넓은 사람에게 물어 보지도 못하였는가? 말귀도 알아 듣지 못하였는가?    (Top)  

21:30    재난이 밀어 닥치는 날, 악인은 난을 피하고 하느님께서 분노를 터뜨리시는 날, 그는 살아 남는다고 하지 않던가?    (Top)  

21:31    장본인 앞에서 그의 과거를 폭로할 사람이 있던가? 그가 한 일의 배상을 받아 낼 사람이 과연 있던가?    (Top)  

21:32    무덤으로 실려 가면 무덤지기가 있어 지켜 주며    (Top)  

21:33    언덕의 흙을 따뜻이 덮어 주고 조객은 줄을 지어 뒤를 따를 것일세.    (Top)  

21:34    그런데, 자네들은 어쩌자고 바람 같은 말로 나를 위로하려고 하는가? 자네들의 말대답이란 속임수에 지나지 않네.    (Top)  

22:1    데만 사람 엘리바즈가 말을 받았다.    (Top)  

22:2    하느님께서 장사의 힘을 빌어야 하겠다는 말인가? 슬기로운 사람의 덕이라도 입으셔야겠다는 말인가?    (Top)  

22:3    자네가 올바르게 산다고 하여 그것이 전능하신 분께 무슨 대단한 일이 되겠는가? 자네가 흠없이 산다고 하여 그것이 하느님께 무슨 유익이 되겠는가?    (Top)  

22:4    하느님께서, 당신을 공경하였다고 해서 자네를 꾸짖으시고 재판에 붙이시는 것인가?    (Top)  

22:5    자네가 저지른 죄는 너무나도 많아 이루 다 셀 수 없지 않은가?    (Top)  

22:6    한 피 받은 동기의 재산을 마구 빼앗고 헐벗은 이의 옷을 벗기며    (Top)  

22:7    기진맥진한 사람에게 물 한 모금 주지 아니하고 굶어 죽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더니,    (Top)  

22:8    주먹이 세다고 하여 땅을 차지하고는 세도가 있다고 하여 그 차지인 땅에서 거들먹거리면서    (Top)  

22:9    과부를 알몸으로 쫓아 내고 고아들의 팔을 꺾더니,    (Top)  

22:10    그러고도 어찌 올가미를 벗어나며 갑자기 덮치는 무서운 일을 피할 수 있겠는가?    (Top)  

22:11    어둠이 밀려 오면 앞이 캄캄해지고 홍수에 휘말리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Top)  

22:12    하느님께서는 하늘 높이 계시어 아득히 높은 별들을 내려다 보고 계시는 분,    (Top)  

22:13    그런데, 자네는 감히 비웃는구나. "하느님이 안다면 무엇을 알랴. 어둠에 싸여 있으면서 무슨 심판을 하랴!    (Top)  

22:14    구름에 가리워 아무 것도 보지 못하며 하늘 가를 서성거리고 있으면서..."    (Top)  

22:15    악인들이 가던 그 옛길, 자네는 아직도 그 길을 걸으려는가?    (Top)  

22:16    그들은 때도 아닌데 덜미를 잡히고 사람의 터전을 강물에 떠내려 보낸다네.    (Top)  

22:17    그들은 하느님께, "썩 비키시오. 전능하신 분이 우리를 어찌하겠다는 거요?" 하며 빈정거렸고    (Top)  

22:18    하느님을 제쳐 놓고 일을 꾸몄는데도 하느님께서는 그 악한들의 집을 좋은 것으로 채워 주셨단 말일세.    (Top)  

22:19    그러나 의인은 그들이 망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순진한 사람은 그들을 비웃게 될 것일세.    (Top)  

22:20    "그들의 재산은 말끔히 없어지고 쓰다 남은 것은 불에 타 버리는구나."    (Top)  

22:21    그러니, 이제 하느님과 화해하고 가까와지게나. 그리하면, 정녕 복이 돌아 오리니,    (Top)  

22:22    그의 입에서 나오는 가르침을 받고 그의 말씀을 속 깊이 새겨 두게.    (Top)  

22:23    겸손하게 전능하신 분께 돌아 오고 장막에서 온갖 거짓을 몰아 내게.    (Top)  

22:24    금을 땅에 내버리고 오빌의 정금을 냇가의 돌틈에 버린다면,    (Top)  

22:25    전능하신 분께서 금처럼 귀중하게 보이고 순은처럼 빛나 보일 것일세.    (Top)  

22:26    전능하신 분께서 자네의 즐거움이 되어 하느님께 얼굴을 쳐들게 될 것일세.    (Top)  

22:27    그에게 빌면 정녕 들어 주시리니 자네는 서원한 대로 바칠 수 있게 될 것일세.    (Top)  

22:28    마음먹은 일은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지고 앞길은 환하게 빛날 것일세.    (Top)  

22:29    하느님께서는 거만한 자를 누르시고 겸손한 자를 도와 주신다네.    (Top)  

22:30    그는 무죄한 사람을 풀어 놓으시는 분, 그러니 자네도 손만 깨끗하다면 풀려 날 것이 아닌가?    (Top)  

23:1    욥이 말을 받는다.    (Top)  

23:2    오늘 또 이 억울한 마음 털어 놓지 않을 수 없고 그의 육중한 손에 눌려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겠구나.    (Top)  

23:3    그가 어디 계신지 알기만 하면, 당장에 찾아 가서    (Top)  

23:4    나의 정당함을 진술하겠네. 반증할 말도 궁하지는 않으련만.    (Top)  

23:5    그가 무슨 말로 답변하실 지를 꼭 알아야겠기에 그 하시는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어야겠네.    (Top)  

23:6    그가 온 힘을 기울여 나를 논박하실까? 아니, 나의 말을 듣기만 하시겠지.    (Top)  

23:7    그러면 나의 옳았음을 아시게 되 것이고 나는 나대로 승소할 수 있을 것일세.    (Top)  

23:8    그런데, 앞으로 가 보아도 계시지 않고 뒤를 돌아 보아도 보이지 않는구나.    (Top)  

23:9    왼쪽으로 가서 찾아도 눈에 뜨이지 아니하고 오른쪽으로 눈을 돌려도 보이지 않는구나.    (Top)  

23:10    그런데도 그는 나의 걸음을 낱낱이 아시나니, 털고 또 털어도 나는 순금처럼 깨끗하리라.    (Top)  

23:11    나의 발은 그의 발길을 따라 그가 가시는 길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았네.    (Top)  

23:12    그의 입술에서 흘러 나온 계명은 저버린 적이 없으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마음 깊숙이 간직해 두었네.    (Top)  

23:13    그러나 그가 결정하시면 아무도 돌이킬 수 없고 그가 계획하시면 기어이 이루어지고야 마는 것,    (Top)  

23:14    그의 모든 계획이 다 시행되었듯이 나에게 내리신 형도 집행하시겠지.    (Top)  

23:15    그러니 어찌 그의 앞에 나서는 것이 두렵지 않겠는가? 생각만 해도 떨리는구나.    (Top)  

23:16    하느님 앞에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전능하신 분 앞에서는 간담이 서늘해지는구나.    (Top)  

23:17    차라리 온통 어둠에 싸여, 나의 얼굴이여, 흑암 속에 묻혀라.    (Top)  

24:1    전능하신 분께서 어찌하여 재판날을 밝히시지 않는가? 그와 가까운 자에게 어찌하여 그 날을 감추시는가?    (Top)  

24:2    악한 자들은 지계표를 멋대로 옮기고 남의 양떼를 몰아다가 제 것인 양 길러도 좋고    (Top)  

24:3    고아들의 나귀를 끌어 가고 과부의 소를 저당 잡아도 되는가.    (Top)  

24:4    가난한 사람들을 길에서 밀쳐 내니 흙에 묻혀 사는 천더기들은 아예 숨어야 하는가.    (Top)  

24:5    들나귀처럼 일거리를 찾아 헤매는 저 모양을 보게. 행여나 자식들에게 줄 양식이라도 있을까 하여 광야에서 먹이를 찾아 헤매는 저 모양을 보게.    (Top)  

24:6    악당들의 밭에서 무엇을 좀 거두어 보고 악인의 포도밭에서 남은 것을 줍는 가련한 신세,    (Top)  

24:7    걸칠 옷도 없이 알몸으로 밤을 새우고 덮을 것도 없이 오들오들 떨어야 하는 몸,    (Top)  

24:8    산에서 쏟아지는 폭우에 흠뻑 젖었어도 숨을 곳도 없어 바위에나 매달리는 불쌍한 저 모습을 보게.    (Top)  

24:9    아비 없는 자식을 젖가슴에서 떼어 내고 빈민의 젖먹이를 저당 잡아도 괜찮은가,    (Top)  

24:10    걸칠 옷도 없이 알몸으로 나들이를 해야 하고 빈 창자를 움켜 잡고 남의 곡식단을 날라야 하는 신세,    (Top)  

24:11    악인들의 농담 사이에서 기름을 짜며 포도 짜는 술틀을 밟으면서 목은 타오르고    (Top)  

24:12    죽어 가는 자의 신음소리와 얻어 맞아 숨넘어 갈 듯 외치는 소리가 도시마다 사무치는데 하느님은 그들의 호소를 들은 체도 아니하시네.    (Top)  

24:13    악인은 떳떳한 생활을 꺼려하여 밝은 길을 보려고도 하지 않고    (Top)  

24:14    그 길을 따라 살려고도 않는 자들, 해만 지면 살인자가 활개를 치며 빈민과 가난한 자들을 죽이려 찾아 다니고 밤만 되면 도둑이 판을 치는 세상,    (Top)  

24:15    남의 아내를 넘보는 눈은 어둠을 기다리며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한다" 고 하며 얼굴을 가리는 무리,    (Top)  

24:16    어둠을 타서 남의 집을 뚫고 들어 가며 낮이면 틀어 박히는, 모든 빛을 외면한 족속,    (Top)  

24:17    한밤중이 그들에게는 아침인가 짙은 어둠 속에서 온갖 무서운 일을 자행하는 무리.    (Top)  

24:18    그런 사람들은 삽시간에 물에 떠내려 갈 것일세.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에는 천벌이 내려 그 포도원에 발길조차 돌리지 않게 될 것일세.    (Top)  

24:19    눈 녹은 물이 깡마른 더위에 말라 버리듯, 죄지은 자들은 죽음의 목구멍으로 들어 가고 말겠지.    (Top)  

24:20    제 고장 장터마저 그를 기억하지 못하고 그의 명성을 아는 자가 모두 없어지리니 거짓은 나무처럼 쪼개지고 만다네.    (Top)  

24:21    돌계집을 학대하고 과부를 못살게 구는 자들,    (Top)  

24:22    하느님께서 이런 포악한 자들을 힘으로 휘어 잡으시리니 한번 일어나시면, 그들의 생명은 안개같이 사라지리라.    (Top)  

24:23    배를 퉁기며 살도록 내버려 두셔도 실상은 그의 걸음을 낱낱이 헤아리신다네.    (Top)  

24:24    물거품 같은 영화는 지나가서 자취도 없게 되고 짠나물처럼 쓰러져 뽑히고 이삭처럼 잘려 버릴 것일세.    (Top)  

24:25    그렇지 않은가? 내가 거짓말장이요 허풍이나 떠는 자임을 증명할 사람 있거든 나서게.    (Top)  

25:1    수아 사람 빌닷이 말을 받았다.    (Top)  

25:2    그가 다스리시는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그가 하늘 높은 곳에서 평화를 펴시는 분,    (Top)  

25:3    그의 군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그의 복병의 공격을 누가 피하겠는가?    (Top)  

25:4    하느님 앞에서 그 누가 죄없다 하겠는가? 여인에게서 난 사람이 어찌 순결할 수 있겠는가?    (Top)  

25:5    그의 눈에는 달빛도 빛이라고 할 수 없고 별들도 맑다고 할 수 없는데    (Top)  

25:6    하물며 구더기 같은 인생이랴. 벌레 같은 사람이랴!    (Top)  

26:1    욥이 말을 받았다.    (Top)  

26:2    자네는 맥빠진 사람을 잘도 돕고 힘없이 늘어진 팔을 잡아 주는군.    (Top)  

26:3    어리석은 자를 잘도 깨우쳐 주고 묘한 길을 가르쳐 주는군.    (Top)  

26:4    자네가 하는 말은 누구에게서 들은 말인가? 자네가 내쉬는 숨결은 도대체 누구의 숨결인가?    (Top)  

26:5    저 땅 밑에서 그림자처럼 흐느적거리는 자들. 바다와 그 속에 갇혀 있는 자들이 어찌 떨지 않으랴!    (Top)  

26:6    그의 앞에서는 저승도 벌거숭이, 죽음의 나라도 그대로 드러나네.    (Top)  

26:7    북녘에 있는 당신의 거처를 공허 위에 세우시고 땅덩어리를 허공에 달아 놓으신 이,    (Top)  

26:8    뭉게구름으로 물을 싸 두셨는데 그 물의 무게에 구름이 터지는 일도 없네.    (Top)  

26:9    구름을 밑에 깔아 당신의 보좌를 가리우시고    (Top)  

26:10    물의 표면에 둥근 금을 그으시어 빛이 끝나고 어둠이 시작되는 곳을 표시하셨네.    (Top)  

26:11    하느님께서 꾸짖으시면 하늘을 받친 기둥들이 놀라 흔들거리니    (Top)  

26:12    그의 힘은 바다를 잠잠케 하셨고 그의 슬기는 라합을 쳐부쉈네.    (Top)  

26:13    그의 콧김으로 하늘을 개고 레비아단은 도망치다가 그의 손에 찔려 죽었네.    (Top)  

26:14    그러나, 이런 것은 거닐으시는 그의 옷자락 소리, 들리는 듯 마는 듯하는 그의 음성, 그런데, 그의 벽력 같은 소리를 누가 알아 들을 것인가?    (Top)  

27:1    욥이 계속해서 탄식하며 읊조렸다.    (Top)  

27:2    나의 옳음을 마다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나에게 고통을 주시는 전능하신 분의 이름으로 말한다.    (Top)  

27:3    나의 입김이 끊기지 않고 하느님의 숨결이 나의 코에 붙어 있는 한,    (Top)  

27:4    나의 입술은 맹세코 거짓말을 않으리라. 나의 혀는 허풍을 떨지 않으리라.    (Top)  

27:5    내가 머리를 숙이고, 자네들이 옳다고 할 줄 아는가? 어림도 없는 일, 나 숨지기까지 결코 굽히지 않겠네. 나에게는 잘못이 하나도 없네.    (Top)  

27:6    내가 죄없다는 주장을 굽힐 성싶은가? 이 날 이 때까지 마음에 꺼림칙한 날은 하루도 없었네.    (Top)  

27:7    나의 원수여, 불의한 사자처럼 망하여라. 나의 적수여, 악당처럼 망하여라.    (Top)  

27:8    불경스런 자는 하느님께서 끊어 버려, 그 목숨을 거두시는데 무슨 희망이 남아 있으랴?    (Top)  

27:9    재앙이 그 위에 떨어질 때 하느님께서 그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랴?    (Top)  

27:10    전능하신 분께서 그의 즐거움이 되시며 그가 무슨 일을 당하든지 과연 하느님을 부를 것인가?    (Top)  

27:11    나 자네에게 하느님의 힘을 가르쳐 주고 전능하신 분의 속뜻을 열어 보여 주리라.    (Top)  

27:12    이런 일은 자네도 얼마든지 보아 온 일, 그리고도 어찌 그렇게 헛소리만 한단 말인가?    (Top)  

27:13    불의한 자가 하느님에게서 물려받은 분깃을 모르는가? 포악한 자가 전능하신 분에게서 이어 받을 유산을 모르는가?    (Top)  

27:14    자식이 많으면 칼에 맞아 죽은 자식이 많고 먹을 것이 없어 헤매는 어린 것들이 많아질 뿐,    (Top)  

27:15    살아 남은 식구래야 제대로 묻히지도 못하고 미망인들은 올 수도 없는 신세,    (Top)  

27:16    티끌처럼 은전을 쌓아 올리고 흙더미처럼 옷을 쌓아 두어도    (Top)  

27:17    그가 쌓아 둔 것을 의인이 입고 그의 돈은 죄없는 이가 차지할 것일세.    (Top)  

27:18    아무리 알뜰하게 집을 지어도 고작 거미줄이요, 아무리 살뜰하게 세워도 고작 파수꾼의 초막이라,    (Top)  

27:19    흐뭇하게 여기며 드는 잠자리도 그것으로 마지막이요,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알거지라네.    (Top)  

27:20    홍수처럼 몰아치는 공포와 밤에 일어나는 폭풍에 쓸려 갈 몸,    (Top)  

27:21    불어 오는 열풍에 번쩍 들려 섰던 자리에서 날려 갈 신세,    (Top)  

27:22    하느님께서 사정없이 쏘아 대시는데 누가 그의 손에서 빠져 나갈 수 있으랴?    (Top)  

27:23    사람들이 손뼉치며 모여 오고 휘파람을 불며 몰려 오니 쥐구멍을 찾지 않을 수 없으리라.    (Top)  

28:1    은을 캐어 내는 광산이 있고 금을 제련하는 제련소가 있지 않는가?    (Top)  

28:2    쇠는 땅에서 파내고 구리는 광석에서 녹여 내지 않는가?    (Top)  

28:3    사람은 흑암에 종지부를 찍고 깜깜하고 음침한 데서 광석을 캐내기 위하여 땅 속 깊은 곳을 샅샅이 파헤치며    (Top)  

28:4    인가에서 멀리, 인기척도 없는 곳에 가서 갱을 뚫고 들어 가네. 혼자서 대롱대롱 매달리며 극성이구나.    (Top)  

28:5    양식을 내는 땅이건만 벌집 쑤셔 놓듯이 뒤범벅을 만들며    (Top)  

28:6    땅 속 바위에서 빛나는 사파이어, 번쩍이는 금가루도 파낸다네.    (Top)  

28:7    거기에 이르는 길은 독수리도 모르며 매의 눈초리도 발견하지 못하고    (Top)  

28:8    야수의 왕자도 밟아 본 일 없으며 사자의 발도 닿아 본 적이 없네.    (Top)  

28:9    그러나 사람은 단단한 돌산을 기어이 부수고 산들을 뿌리째 파헤치며    (Top)  

28:10    바위를 뚫고 물길을 터 갖가지 보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을 양, 눈에 등불을 켜고    (Top)  

28:11    물줄기를 더듬어 샘을 찾아 내며 숨은 것들을 활짝 드러내고야 만다네.    (Top)  

28:12    그러나 지혜는 찾을 길 없고 슬기를 만날 길이 없구나.    (Top)  

28:13    만물이 숨을 쉬는 이 땅 위에서 그 길을 찾을 생각일랑 아예 말아라.    (Top)  

28:14    물 속의 용이 외친다. "이 속에는 없다." 바다도 부르짖는다. "나에게도 없다."    (Top)  

28:15    순금을 얼마나 주면 얻을 수 있을까! 은을 얼마나 달아 주면 살 수 있을까!    (Top)  

28:16    오빌의 금 따위는 내놓지도 못하고 값진 루비나 사파이어도 그 곁에 둘 수 없네.    (Top)  

28:17    정금이나 유리도 함께 진열할 수 없으며 순금의 세공품으로 바꿀 수도 없네.    (Top)  

28:18    산호나 수정 따위는 말도 안 되는데 지혜를 제쳐 놓고 진주를 캐겠는가?    (Top)  

28:19    에디오피아의 토파즈도 가지런히 놓일 수 없으니 금이 아무리 순수하기로서니 어찌 비길 수 있으랴!    (Top)  

28:20    그런 지혜를 어디에 가서 찾겠는가? 그런 슬기를 어디에 가서 만나겠는가?    (Top)  

28:21    숨쉬는 동물의 눈에는 도무지 보이지 아니하고 하늘의 나는 새에게조차 숨겨져 있는데    (Top)  

28:22    파멸과 죽음도 말하네.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풍문으로 들었을 뿐이다."    (Top)  

28:23    그러니 하느님밖에 누가 그 있는 곳을 알며 그 곳으로 가는 길을 찾아 내겠는가?    (Top)  

28:24    땅 끝으로 미치는 그의 눈길을 피하여 하늘 아래 무엇을 숨길 수 있으랴!    (Top)  

28:25    바람을 저울로 달아 내보내시며 물을 됫박으로 되어 쏟으시고    (Top)  

28:26    비가 쏟아져 내릴 홈을 파시어 천둥이 스쳐 갈 길을 내셨을 때,    (Top)  

28:27    하느님께서는 지혜를 살피시고 헤아리셨네. 슬기를 세우시고 시험하셨네.    (Top)  

28:28    그리고 사람에게 이르셨네. "주를 두려워하는 것이 곧 지혜요 악을 싫어하는 것이 곧 슬기다."    (Top)  

29:1    욥이 탄식하며 읊조렸다.    (Top)  

29:2    지나간 옛시절은 영영 돌아 오지 않으려나! 하느님께서 지켜 주시던 그 날은 끝내 돌아 오지 않으려나!    (Top)  

29:3    하느님의 등불이 내 머리 위에서 빛나고 그의 횃불로 어둠을 몰아 내며 거닐던 그 날,    (Top)  

29:4    내 나이 한창일 무렵 하느님께서 나의 천막을 감싸 주시던 그 때,    (Top)  

29:5    전능하신 분께서 나를 버리시지 않았고 아이들도 나를 에워 싸며 돌아 가던 그 시절,    (Top)  

29:6    나는 우유로 발을 씻었지. 기름이 내가 되어 바위 사이를 흘러 내리던 시절,    (Top)  

29:7    내가 성문께로 발을 옮겨 성문 앞 광장에 자리를 잡으면    (Top)  

29:8    젊은이들은 나를 보고 비켜 서고 노인들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네.    (Top)  

29:9    양반들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하던 마을 삼켰으며    (Top)  

29:10    귀족들은 입천장에 혀가 붙어 소리를 죽이고    (Top)  

29:11    귀는 내 이야기를 듣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눈은 나의 하는 일을 보고 즐겨서 증언하였네.    (Top)  

29:12    도와달라고 아우성치는 빈민들, 의지할 데 없는 고아를 내가 건져 주지 않았던가?    (Top)  

29:13    숨을 거두며 하는 마지막 축복은 모두 나에게 쏠렸고 과부의 서러움은 나에게서 기쁨으로 바뀌었네.    (Top)  

29:14    정의가 나의 옷이었으며, 공평이 나의 두루마기요, 나의 면류관이었는데...    (Top)  

29:15    나는 소경에게는 눈이었고 절뚝발이에게는 다리였었지.    (Top)  

29:16    거지들은 나를 아버지로 여겼으며 낯선 사람들도 나에게 와서 억울함을 호소하였네.    (Top)  

29:17    악인의 턱을 때려 부수고 그가 물고 있는 것을 이빨 사이에서 빼내기도 하였지.    (Top)  

29:18    그러니 내가 어찌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인가? "나는 보금자리와 함께 타 버렸다가도 다시 재를 털고 일어나 오래오래 사는 불사조,    (Top)  

29:19    나의 뿌리는 물기를 따라 뻗고 밤새 이슬에 젖은 내 잎사귀는 싱싱하기만 하구나.    (Top)  

29:20    나의 영광은 날로 새롭고 활 잡은 내 손은 결코 맥이 풀리지 않으리라."    (Top)  

29:21    나의 입술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며 나의 의견에 묵묵히 귀를 기울였네.    (Top)  

29:22    내가 말을 마치면 다만 그들은 고개를 끄덕일 뿐, 나의 말은 그들 위에 방울방울 떨어졌지.    (Top)  

29:23    비를 기다리듯이 그들은 나를 기다렸고 입을 벌리고 봄비를 받아 마시듯이 하였네.    (Top)  

29:24    내가 웃기만 해도 그들은 어리둥절하였고 내가 미소만 지어도 으쓱해 하였는데,    (Top)  

29:25    나 윗자리에 앉아 그들의 갈 길을 지시하며 군대를 거느린 제왕처럼 앉아 목메어 우는 사람들을 위로하던 아,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인가!    (Top)  

30:1    그런데, 이제 나보다 어린 것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구나. 그 아비들은 내 양떼를 지키는 개들과도 함께 있을 수 없다고 여겼었는데...    (Top)  

30:2    그들의 맥이 다 빠져 버렸는데 그 손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Top)  

30:3    먹지 못해 굶주려 말라 비틀어지고 메마른 흙이나 씹으며 거친 들을 파먹고    (Top)  

30:4    덤불 속에서 자라는 짠나물과 대싸리 뿌리로 겨우 연명하며    (Top)  

30:5    "도둑이야" 하는 고함소리로 쫓기는 도둑처럼 인간세상에서 쫓겨 나는 그들,    (Top)  

30:6    급류에 팬 골짜기 벼랑에나 몸을 붙이고 땅굴이나 바위 틈에 숨어 살면서    (Top)  

30:7    떨기나무 속에서 울부짖고 가시나무 밑에 웅크리고 있던    (Top)  

30:8    이름도 없는 바보 같은 것들, 회초리에 몰려 제 고장에서 쫓겨 나더니...    (Top)  

30:9    이제 내가 그것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비웃으며 수군거리는 대상이 되었구나.    (Top)  

30:10    보기 싫어 가까이하려고도 아니하고 거리낌없이 내 앞에 침을 뱉으며    (Top)  

30:11    나의 활시위를 풀어 버리고, 나를 들볶으며 굴레벗은 말처럼 덤벼드네.    (Top)  

30:12    천한 무리가 내 오른쪽에서 들고 일어나 나의 앞에 저승길을 터놓는구나.    (Top)  

30:13    내 앞길을 파헤쳐 나를 망치는데도 그들을 막을 사람이 없네.    (Top)  

30:14    성벽을 허물며 밀려 드는 적군과 같고 덮쳐 오는 폭풍과도 같구나.    (Top)  

30:15    갑자기 쏟아지는 이 두려움에 나의 영광은 바람에 불려 가듯이 사라지고 나의 행복은 구름처럼 날려 갔네.    (Top)  

30:16    이제 나의 넋은 모두 쏟아지고 괴로운 나날이 나를 사로잡는구나.    (Top)  

30:17    밤이면 도려 내듯이 내 뼈를 쑤셔 대는데 그 쓰라림이 잠시도 멎지를 않네.    (Top)  

30:18    누군가 나의 옷을 세차게 잡는구나. 나의 옷깃을 휘어 잡아    (Top)  

30:19    수렁에 내던져서 마침내 이 몸은 티끌과 재가 되고 말았네.    (Top)  

30:20    내가 당신께 부르짖사오나 당신께서는 대답도 없으시고 당신 앞에 섰사오나 보고만 계십니다.    (Top)  

30:21    당신은 이다지도 모진 분이십니까? 손을 들어 힘껏 나를 치시다니.    (Top)  

30:22    나를 번쩍 들어 바람에 실어 보내시고 폭풍에 휘말려 사라지게 하시다니.    (Top)  

30:23    아, 어찌 모르겠습니까? 당신께서 나를 죽음으로 이끌어 가시리라는 것을. 모든 산 자가 모여 갈 곳으로 데려 가시리라는 것을.    (Top)  

30:24    이렇게 빠져 들어 가면서 그 누가 살려 달라고 손을 내뻗지 않으며 절망에 빠져서 도움을 청하지 않으랴!    (Top)  

30:25    고생하는 자들을 위하여 내가 울지 않았던가?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내가 괴로와하지 않았던가?    (Top)  

30:26    좋은 날을 기다렸더니 재난이 닥치고 빛을 바랐더니 어둠이 덮쳤네.    (Top)  

30:27    속은 쉬지 않고 부글부글 끓고 괴로운 나날이 앞길에 도사리고 있구나.    (Top)  

30:28    햇빛에 타지도 않은 몸이 이렇게 새카맣게 되어 사람들 모인 가운데 일어나서 도움을 청하는 신세가 되다니...    (Top)  

30:29    나는 승냥이의 형제요 타조의 벗이 되고 말았는가!    (Top)  

30:30    살갗은 까맣게 벗겨지고 뼈는 지글지글 타오르는데 나의 수금은 장송곡이나 울리고 나의 피리는 통곡소리나 만족하게 되었구나.    (Top)  

31:1    젊은 여인에게 눈이 팔려 두리번거리지 않겠다고 나는 스스로 약속하였네.    (Top)  

31:2    하느님께서 위에서 나누어 주시는 분깃은 무엇인가? 전능하신 분께서 높은 데서 떼어 주시는 유산은 무엇인가?    (Top)  

31:3    악당에게는 파멸이, 바람둥이에게는 고독이 아니던가?    (Top)  

31:4    그는 나의 걸어 온 길을 살피시고 나의 발걸음을 세시는 분,    (Top)  

31:5    내가 허황한 생각으로 살았다거나 이 발이 거짓으로 서둘렀다면,    (Top)  

31:6    바른 저울에 달아 보시면 아시리라. 하느님께서 나의 흠없음을 어찌 모르시랴?    (Top)  

31:7    내 발길이 바른 길에서 벗어났다든가 이 마음이 눈에 이끌려 헤매고 이 손바닥에 죄지은 흔적이라도 묻어 있다면,    (Top)  

31:8    내가 뿌린 것을 남이 먹고 내 밭에서 자란 것이 뿌리째 뽑혀도 좋겠네.    (Top)  

31:9    나의 마음이 남의 여인에게 끌려 이웃집 문을 엿보기라도 하였다면,    (Top)  

31:10    내 아내가 외간남자에게 밥을 지어주고 잠자리를 같이하여도 할 말이 없겠네.    (Top)  

31:11    그렇듯이 추잡한 죄를 짓고도 어떻게 심판을 받지 않으랴?    (Top)  

31:12    송두리째 태우는 무서운 불길에 나의 모든 소출이 타 버려도 할말이 없겠네.    (Top)  

31:13    내가 만일 남종의 인권을 짓밟았다든가 여종의 불평을 묵살해 버렸다면    (Top)  

31:14    하느님께서 일어나실 때 어떻게 하며 그가 심문하실 때 무엇이라고 답변하겠는가?    (Top)  

31:15    나를 모태에 생기게 하신 바로 그분이 그들도 내시지 않으셨던가?    (Top)  

31:16    내가 가난한 사람을 모른 체하였던가? 과부들의 눈앞을 캄캄하게 해 주었던가?    (Top)  

31:17    나의 분깃을 혼자만 먹고 고아들에게는 나누어 줄 생각도 없었던가?    (Top)  

31:18    아니다, 아비가 제 자식을 키우듯이 나는 그들을 어릴 적부터 키워 주었고, 나면서부터 손을 잡아 이끌어 주었다.    (Top)  

31:19    걸칠 옷 한 벌 없이 숨지는 사람, 몸 가릴 것도 없는 빈민을 못 본 체라도 했단 말인가?    (Top)  

31:20    내가 기른 어린 양털에 온기를 입어 그의 시리던 허리가 나를 칭송하지 않았던가?    (Top)  

31:21    성문에 모이는 사람들이 모두 내 편이라 믿고 죄없는 사람에게 손찌검이라도 했더란 말인가?    (Top)  

31:22    그랬다면 내 어깻죽지가 빠져도 좋겠네. 팔이 팔꿈치에서 빠져 나가도 할 말이 없겠네.    (Top)  

31:23    나는 다만 하느님의 징계가 두렵고 그의 위엄에 눌려서라도 그런 짓을 하지는 못하였다네.    (Top)  

31:24    "나는 황금만을 믿는다. 정금밖에 의지할 것이 없다. "이것이 과연 나의 생활신조였던가?    (Top)  

31:25    재산이 많다고 우쭐거리고 일확천금을 했다고 으스댄 일이라도 있었던가?    (Top)  

31:26    해를 우러러 절하고 두둥실 떠 가는 달을 쳐다보며    (Top)  

31:27    슬그머니 마음이 동하여 손으로 입맞춤을 띄워 보내기라도 했던가?    (Top)  

31:28    그랬다면 이 또한 용서받을 수 없는 죄요, 높이 계시는 하느님을 배신한 것이겠지만...    (Top)  

31:29    나의 원수가 망하는 것이 좋아 그에게 재앙이 내리기를 빌기라도 했던가?    (Top)  

31:30    나의 입천장이 죄의 맛을 알아 그에게 앙화가 내리도록 빌었단 말인가?    (Top)  

31:31    나의 천막에서 유숙하는 사람들은 자랑스러워하였네. 나에게 산해진미를 실컷 얻어먹지 못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Top)  

31:32    나는 길손을 노숙시킨 일이 없고 길 가는 사람 앞에서 문을 닫아 건 일이 없었네.    (Top)  

31:33    죄를 짓고 사람 앞에 감춘 일이라도 있었던가? 악한 생각을 가슴 깊이 숨긴 일이라도 있었던가?    (Top)  

31:34    사람들의 큰 소란을 무서워하고 문중이 떨쳐 나와 조롱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입을 다물고 두문불출, 앉아 있기라도 하였던가?    (Top)  

31:35    오, 하느님께 드린 내 말에 누가 증인으로 서 주겠는가! 나는 이렇게 속을 모두 털었으니 이제는 전능하신 분의 답변을 들어야겠다. 나를 고소하는 자여, 고소장이라도 써 내려무나.    (Top)  

31:36    나는 그것을 목에 걸든가 면류관인 양 머리에 두르고는    (Top)  

31:37    살아온 나의 발걸음을 낱낱이 밝히며 귀족처럼 그의 앞에 나서리라.    (Top)  

31:38    나의 밭이 나를 향해 아우성치고 이랑들이 한꺼번에 목놓아 운 적이 있다면,    (Top)  

31:39    품값을 주지도 않고 밭의 소출을 모조리 먹어 치워 일꾼들이 허기져 비틀거리게 하였다면,    (Top)  

31:40    밀이 날 자리에 엉겅퀴가 나고 보리가 날 자리에 잡초가 무성하여도 좋겠네. 이로써 욥의 말은 끝난다.    (Top)  

32:1    이렇듯이 욥이 자기의 무죄를 주장하자 세 친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Top)  

32:2    그런데 람족 출신인 부스 사람 바라켈의 아들 엘리후가 욥을 대단히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다. 하느님보다도 옳은 체하는 것이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Top)  

32:3    그는 욥의 세 친구에게도 솟아 오르는 의분을 참을 수 없었다. 그에게 답변다운 답변을 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잘못이 하느님에게 있는 것이 되어 버렸으므로 못마땅하였던 것이다.    (Top)  

32:4    그러나 그들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그들이 욥과 말을 주고 받는 동안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Top)  

32:5    엘리후는 세 친구가 답변다운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의분을 느꼈다.    (Top)  

32:6    그리하여 부스 사람 바라켈의 아들 엘리후는 말하기 시작하였다. 어르신네들에 비하면 저는 한낱 풋나기입니다. 제가 무엇을 안다고 아뢰랴 싶어 황송하여 망설였습니다.    (Top)  

32:7    나이가 지긋이 들어야 할 말이 있고 연치가 들어야 지혜를 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Top)  

32:8    그런데 알고 보니 슬기란 사람 속에 있는 얼이요, 전능하신 분의 입김에서 풍겨 오는 것이더군요.    (Top)  

32:9    나이가 많다고 지혜로와지는 것도 아니고 연로했다고 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Top)  

32:10    그러니 제 말을 들어 보십시오. 저도 소견을 펴 보이겠습니다.    (Top)  

32:11    그렇습니다. 저는 어르신네들이 말씀하시는 동안 기다렸습니다. 그럴듯한 말을 골라서 토로하시는 그 슬기로운 의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Top)  

32:12    어르신네들의 소견을 귀담아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욥을 논박하지 못하시고 그의 말을 꺾지 못하시더군요.    (Top)  

32:13    "이제야 우리도 지혜를 깨쳤다. 그를 쓸어 가는 일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다." 이렇게 말씀하지 마십시오.    (Top)  

32:14    욥이 아직 저에게 말을 걸어 온 것은 아닙니다마는 저는 그런 식으로 논박하지는 않겠습니다.    (Top)  

32:15    아, 저렇게도 어리둥절 말문이 막히다니, 아주 유구무언이시군.    (Top)  

32:16    저렇게도 어안이 벙벙하여 말을 못하고 서 있는데 어찌 더 이상 기다리고 있으랴!    (Top)  

32:17    나도 이제 할 말을 해야지. 나의 소신을 피력해야지.    (Top)  

32:18    내 입은 말로 차 있어 터질 듯하고 뱃속에선 태풍이 이는 것 같구나.    (Top)  

32:19    가슴 속에 술이 부글부글 끓는 것일까? 새 술부대가 금방 터지기라도 할 듯하구나.    (Top)  

32:20    속이 후련하게 말해 버려야지. 입을 열어 속을 털어 놓아야지.    (Top)  

32:21    누구의 편이나 들고 누구에게 아첨이나 할 것인가?    (Top)  

32:22    나는 애당초 아첨 같은 것과는 인연이 멀다. 그랬다가는 나를 만드신 분이 나의 말문을 막으시리라.    (Top)  

33:1    욥, 이제 내 말을 들어 보시오. 한 마디도 놓치지 말고 귀를 기울이시오.    (Top)  

33:2    이제 내가 말하겠소. 입 속에서 혀를 굴려 내는 말을.    (Top)  

33:3    그 말은 나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리, 나의 입술은 솔직하게 소신을 토로할 것이오.    (Top)  

33:4    나도 하느님의 콧김으로 생겨난 몸, 전능하신 분의 입김을 받아 숨쉬게 된 몸이오.    (Top)  

33:5    할 말이 있거든 대답해 보시오. 나와서 변론을 펴 보시오.    (Top)  

33:6    나라고 하느님 앞에서 당신과 무엇이 다르겠소? 나도 먼지로 빚어 만드신 것,    (Top)  

33:7    그러니 내가 무슨 소리를 하든지 겁내지 마시오. 내가 당신을 너무 심하게 다루리라고 염려하지도 마시오.    (Top)  

33:8    내 귀가 당신의 말을 어찌 한 마디인들 놓쳤겠소. 당신이 하는 말을 나는 다 들었소.    (Top)  

33:9    "나는 순결하여 죄가 없다. 깨끗하여 거리낄 것이 없다.    (Top)  

33:10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나를 몰아 세울 구실이나 찾으시고 나를 원수로 여기신다.    (Top)  

33:11    나의 발에 차꼬를 채우시고 나의 걸음을 낱낱이 감시하신다."    (Top)  

33:12    이런 당신의 말을 나는 도저히 옳게 받아 들일 수 없소. 똑똑히 일러 드리리다. 하느님은 사람과 비길 수 없는 분이오.    (Top)  

33:13    그런데, 당신의 말에 한 마디 답변도 않으신다고 해서 어떻게 하느님을 비난할 수 있겠소?    (Top)  

33:14    사람이 모를 뿐,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길을 이런 길도 저런 길도 있다오.    (Top)  

33:15    깊은 잠이 덮어 씌워 모두들 자리에 쓰러져 곯아 떨어지는 밤에 하느님께서는 꿈에 말씀하시고 나타나 말씀하시지 않소?    (Top)  

33:16    사람들의 귀를 열어 주시고 깜짝 놀라게도 하시어    (Top)  

33:17    악한 일에서 손을 떼고 건방진 생각을 버리게도 하신다오.    (Top)  

33:18    그리하여 목숨을 무덤 어귀에서 건져 내시고 생명을 저승길에서 돌려 세우시지요.    (Top)  

33:19    병상에서 신음하는 괴로움, 뼈 마디마디 쑤셔 대는 아픔이 그의 징계가 되는 수도 있다오.    (Top)  

33:20    음식이 전혀 입에 당기지 않아 진수성찬도 입에 쓰기만 하고    (Top)  

33:21    뼈들은 앙상하게 가죽으로 덮여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몰골,    (Top)  

33:22    그 인간의 넋은 무덤의 문턱에 다다랐고 그의 생명은 죽음의 문턱을 막 넘어서려는데,    (Top)  

33:23    수많은 하늘의 천사 중 하나가 나타나 일깨워 준다면, 마음을 바로잡으라고 일러 준다면 다 되는 일,    (Top)  

33:24    이렇듯이 자비를 베푸시어, "살려 주어라. 무덤으로 들어 가지 않게 하여라. 나 이미 속전을 받았다" 하고 말씀해 주신다면    (Top)  

33:25    그의 근육은 젊은이처럼 팽팽해지고 혈기왕성하던 한창 때로 돌아갈 것이오.    (Top)  

33:26    하느님께 빌기만 하면 은총을 받아 기뻐 소리치며 하느님의 얼굴을 뵙게 되지 않겠소? 하느님께서 그의 무죄를 선포해 주시지 않겠소?    (Top)  

33:27    이렇게 되면 그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것이오. "나는 죄를 지었다. 나는 부정을 저질렀다. 그런데, 그는 나의 죄를 벌하시지 않았다.    (Top)  

33:28    무덤 어귀에서 나의 목숨을 살려 내시어 나의 생명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Top)  

33:29    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 이런 일,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사람을 이렇게 돌보아 주신다오.    (Top)  

33:30    사람의 목숨을 무덤에서 살려 내시고 빛을 받아 생기를 되찾게 하여 주신다오.    (Top)  

33:31    욥, 이제 정신을 차리고 내 말을 들으시오. 내가 말하겠소, 진정하시오.    (Top)  

33:32    대답할 말이 있으면 어서 말해 보시오. 당신이 무죄하다면야 즐겨 인정해 주겠소.    (Top)  

33:33    그렇지 못하거든 내 말을 들으시오. 내가 일러 주는 지혜를 조용히 들어 보시오.    (Top)  

34:1    엘리후가 말을 계속하였다.    (Top)  

34:2    여러분, 현자들이여, 내 말을 들으시오. 유식하신 어른들이여, 나에게 귀를 기울이시오.    (Top)  

34:3    입천장이 맛을 가릴 줄 알듯이 귀한 것은 말을 알아 들을 줄 아는 법,    (Top)  

34:4    무엇이 바른 판단인지 결판을 냅시다. 우리 함께 시비를 가려 봅시다.    (Top)  

34:5    욥이 하는 소리를 들으셨지요? "나는 옳게 살았는데 하느님께서 나에게 죄를 주신다.    (Top)  

34:6    나는 바로 살았는데 이 아픔이 웬일인가? 나 아무 죄도 없는데 죽을 병이 들다니."    (Top)  

34:7    세상에 욥 같은 인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물 마시듯이 예사로 욕설을 퍼붓는 사람이 그 말고 또 있겠습니까?    (Top)  

34:8    악덕배들하고나 어울려 다니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돌아 다니면서    (Top)  

34:9    겨우 한다는 소리가, "하느님과 잘 지내 봐야 별 신통한 수가 없다."    (Top)  

34:10    그러니 생각이 깊은 어르신네들, 제 말을 들어 보시오. 하느님은 결코 불의를 행하지 아니하십니다. 전능하신 분께서는 결코 악한 일을 하지 아니하십니다.    (Top)  

34:11    누구에게나 행한 대로 갚으시고 살아 온 대로 대하십니다.    (Top)  

34:12    하느님께서 불의를 행하시다니요. 전능하신 분께서 의를 꺾으시다니요.    (Top)  

34:13    누군가가 그의 손에 땅의 전권을 맡겼다는 말입니까? 누군가가 그에게 온 지구를 넘겼다는 말입니까?    (Top)  

34:14    그가 콧김을 마시고 입심을 몰아쉬시면    (Top)  

34:15    만물은 일시에 숨이 멎고 사람은 티끌로 돌아 가고 말 것입니다.    (Top)  

34:16    그러니 조금이라도 지각이 있거든 당신은 이 말을 들으시오. 내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오.    (Top)  

34:17    누리의 지배자가 공평을 싫어하고 정의로운 용자가 불의를 좋아한다니, 그 무슨 말이오?    (Top)  

34:18    임금에게 "너는 인간 폐물이다" 양반에게 "너는 악당이다" 하고 선포해 버리실 수 있고    (Top)  

34:19    고관들이라고 해서 특혜를 베풀어 주시거나 귀족이라고 해서 영세민보다 우대하시는 일이 없는 분, 모두를 손수 지으신 그분에게 말이오.    (Top)  

34:20    모든 것이 삽시간에 죽어 갈 것들, 한밤중에 숨질 것들이 아니오? 하느님께서 건드리시기만 하여도 귀족이라는 자들은 달아나고 장사들도 감쪽같이 사라질 것이오.    (Top)  

34:21    그의 눈이 사람의 발길을 노려 보시고 사람의 걸음을 낱낱이 살피시는데    (Top)  

34:22    어떤 흑암, 어떤 어둠이 나쁜짓하는 자들을 숨겨 주겠소?    (Top)  

34:23    하느님께서는 재판정의 출두할 시간을 사람에게 특별히 일러 주지도 않으시는 분,    (Top)  

34:24    사실을 물어 볼 것도 없이 힘센 자들을 꺾으시고 그 자리에 딴사람을 앉히시는 분이오.    (Top)  

34:25    이미 그들의 행실을 샅샅이 살피셨기에 한밤중에 뒤엎어 박살내시는 것이오.    (Top)  

34:26    만민이 보는 데서 불의한 자들을 때려 눕히시는 분,    (Top)  

34:27    그들이 하느님을 따르기는커녕 오히려 거역하며 그가 지시하시는 길은 아랑곳하지도 않으니 어찌 그렇게 되지 않겠소?    (Top)  

34:28    이렇게 하여 가난한 자의 아우성 소리가 그에게 다다르고 천더기들의 울부짖음이 그의 귀를 울리는 것,    (Top)  

34:29    그가 입을 열지 않으신다고 누가 시비를 하며 그가 얼굴을 내놓지 않으신다고 누가 비난하겠소? 그가 민족과 개인을 감시하면서도    (Top)  

34:30    불경스런 자를 백성의 통치자로 세우셨다면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비뚤어졌기 때문이 아니겠소?    (Top)  

34:31    그런 사람치고 누가 하느님께 자백하여 이렇게 말하겠소? "실수를 했다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Top)  

34:32    분명히 가르쳐 주십시오. 잘못했다면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Top)  

34:33    하느님의 판결을 당신이 불복한다고 하여 그가 당신 생각을 따라 보응하실 줄 아시오? 이 일은 당신이 알아서 할 일, 내가 어찌 하겠소? 그러니 당신의 소견을 어디 말해 보시오.    (Top)  

34:34    생각이 깊은 어른들은 이렇게 말하였소. 내 말을 듣고 있는 지혜있는 어른들은 이렇게 말하였소.    (Top)  

34:35    "욥의 말은 모두 무식한 소리, 그의 말은 모두 터무니없는 소리,    (Top)  

34:36    욥은 철저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 허풍선이에게서나 들을 대답밖에 못하는 사람,    (Top)  

34:37    잘못을 저지르고도 거역하기까지 하며 우리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하느님께 마구 입을 놀리는 사람이다."    (Top)  

35:1    엘리후가 말을 계속하였다.    (Top)  

35:2    당신은 당신이 어디까지나 떳떳하다고 생각하시오? 하느님 앞에서도 죄가 없다는 말씀이오?    (Top)  

35:3    "나 죄가 없대야 별 신통한 것도 없는데 무슨 시원한 수라도 있으랴?" 하고 끝끝내 주장하겠소?    (Top)  

35:4    내 말을 들어 보시오. 함께 있는 친구분들도 들어 보십시오.    (Top)  

35:5    눈을 돌려 하늘을 올려다 보시오. 높이 떠 있는 저 구름을 쳐다보시오.    (Top)  

35:6    당신이 실수했다고 하여 그것이 하느님께 손해라도 될 것이란 말이오? 당신의 죄가 아무리 많다고 하여도 하느님께는 그것이 대단한 일이 아니오.    (Top)  

35:7    당신이 죄없다고 한들 그것이 하느님께 무슨 덕이 되겠소?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무슨 혜택이라도 바라신단 말이오?    (Top)  

35:8    당신이 나쁘다면 그 피해는 당신 같은 사람이 입을 뿐이요 당신이 옳게 살았다 하여도 그 혜택은 인간에게나 미칠 뿐,    (Top)  

35:9    이건 너무 억울하다고 아우성치고 억센 손아귀에서 빼내 달라고 소리치면서    (Top)  

35:10    억지를 부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이오? "나를 만드신 하느님이 어디 계시나? 밤 사이에 힘을 회복해 주시고    (Top)  

35:11    들짐승들이 모르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치시고 공중의 새들이 모르는 지혜를 깨치게 하신다는 그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    (Top)  

35:12    악당들이 으스대는 것이 못마땅하시어 그들이 아무리 외쳐도 하느님께서는 대답도 않으시지만,    (Top)  

35:13    하느님께서 듣지 못하신다는 것은 허튼 소리, 전능하신 분께서 보지 못하신다는 것은 거짓말이오.    (Top)  

35:14    당신은 하느님께서 보지 않으신다고 해서 엄청난 주장을 펴지만 이미 당신 사건은 그의 앞에 놓여 있다오. 그러니 기다리시오.    (Top)  

35:15    그런데, 그의 진노가 터지지 않는 것을 보니 그는 사람의 죄를 모르시는 것이라고    (Top)  

35:16    욥이 헛된 말을 내뱉고 지각없는 말이나 늘어놓고 있으니, 되겠습니까?    (Top)  

36:1    엘리후가 말을 계속하였다.    (Top)  

36:2    침착하시오. 내가 깨우쳐 주는 말을 좀 들어 보시오. 하느님 편을 들어 말 좀 더 해야겠소.    (Top)  

36:3    불원천리하고 찾아 다니며 배운 지식으로 미루어 보아 나는 아무래도 나를 지으신 이가 옳다고 해야겠소.    (Top)  

36:4    내가 하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오. 당신 앞에 서 있는 이 사람도 알 만큼 알아 본 사람이오.    (Top)  

36:5    못하실 일 없으신 하느님께서는 흠없는 사람을 물리치지 아니하시며    (Top)  

36:6    불의한 사람을 살려 두지 아니하시고 억눌린 사람의 권리를 반드시 세워 주신다오.    (Top)  

36:7    바르게 사는 사람을 외면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언제나 왕들과 같은 자리에 앉혀 영광을 누리게 하신다오.    (Top)  

36:8    사슬에 묶이든가 고랑을 차든가 하여 고생길에라도 들어 서면    (Top)  

36:9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한 일을 일깨워 주시어 제 잘난 멋으로 거역했던 잘못을 깨닫게 하신다오.    (Top)  

36:10    귀를 열어 주시어 발길을 돌리라고 속삭여 주신다오. 그릇된 길에서 발길을 돌리라고 속삭여 주신다오.    (Top)  

36:11    이 속삭임을 귀담아 듣고 바로 살고자 애만 쓰면 그들의 나날은 행복으로 뿌듯하고 즐거움이 해마다 철철 넘칠 것이오.    (Top)  

36:12    만일 그 속삭임에 귀를 막는다면 날벼락을 맞아 죽거나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것이오.    (Top)  

36:13    하느님 무서운 줄 모르는 사람은 고랑을 차고도 하느님께 부르짖기는커녕 화만 내며    (Top)  

36:14    색에 빠진 자처럼 근력이 지레 말라, 다 살지도 못하고 죽어 가지요.    (Top)  

36:15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고생을 시켜 가며 사람을 건지신다오. 고난 속에서 사람의 귀가 열리게 해 주신다오.    (Top)  

36:16    당신이 곤경에 빠질세라 하느님께서는 손짓하여 건져 내시고 앞길을 환하게 열어 주시며 상다리 부러지게 진수성찬을 차려 주셨소.    (Top)  

36:17    그런데 당신은 불의한 무리를 재판하지 않았으니, 어찌 법으로 다스리는 재판을 벗어나겠소?    (Top)  

36:18    이제 바짝 정신을 차리시오. 돈에 눈이 흐려져서는 안 되오. 뇌물을 듬뿍 바친다고 해서 마음이 흔들려도 안 되오.    (Top)  

36:19    돈을 물쓰듯하여 죄를 벗을 수도 없고 죽을 힘을 다한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오.    (Top)  

36:20    밤을 그리어 해가 지기를 기다리지 마시오. 밤이란 사람들이 귀신도 모르게 사라지는 때라오.    (Top)  

36:21    부디 나쁜 일에 마음을 쏟지 마시오. 당신이 지금 겪는 시련은 바로 그 때문이 아니오?    (Top)  

36:22    여보시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아무도 따를 수 없소. 어떤 스승이 그 곁에라도 설 수 있겠소?    (Top)  

36:23    그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사람이 어디 있으며 "당신 한 일은 잘못되었소." 하고 따질 사람이 어디 있겠소?    (Top)  

36:24    모두들 그를 찬양하는데 당신도 명심하여 그의 업적을 칭송하시오.    (Top)  

36:25    그것을 보지 못한 사람은 없소. 아무리 멀리서도 사람이면 볼 수 있지요.    (Top)  

36:26    하느님께서 정말 얼마나 위대하신지, 그 누가 알며 그의 햇수가 얼마인지 그 누가 헤아릴 수 있겠소?    (Top)  

36:27    물을 끌어 올리시어 안개로 만드시고 안개에서 다시 비를 방울방울 걸러 내시며    (Top)  

36:28    구름으로 싸 두셨다가 터뜨리시어 땅에 소나기를 쏟으신다오.    (Top)  

36:29    그리고 구름을 펼치시면서 당신 처소에서 소리를 지르시면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누가 깨닫겠소?    (Top)  

36:30    안개를 펴시어 당신을 감싸시고 산마루들을 포근히 덮으시는 분,    (Top)  

36:31    이렇듯이 사람들을 보살피시고 푸짐하게 배불려 주신다오.    (Top)  

36:32    두 손에 빛을 움켜 잡으셨다가 과녁을 향하여 번쩍 내쏘실 때,    (Top)  

36:33    천둥은 하느님께서 진노하시어 내시는 고함소리, 죄악이 역겨우시어 터뜨리시는 분노가 아니겠소?    (Top)  

37:1    그 생각만 하면 이 염통이 떨다 못해 퉁겨나기라도 할 것 같소.    (Top)  

37:2    오, 귀 기울여 들어 보시오. 천지를 뒤흔드는 저 음성을,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저 우렁찬 소리를.    (Top)  

37:3    온 하늘 아래를 환하게 땅 구석구석까지 비추는 번개에 잇달아    (Top)  

37:4    터뜨리시는 저 우렁찬 소리. 그 소리 위엄차게 울려 오지 않소?    (Top)  

37:5    하느님께서는 뇌성벽력으로 신비한 일을 알려 주시지만 그 하시는 큰일을 우리는 감히 알 수가 없소.    (Top)  

37:6    하느님께서, "눈아, 땅에 내려라. 장마비야, 억수로 쏟아져라." 명령을 내리시고    (Top)  

37:7    사람 손을 모조리 묶으시고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알아 보게 하실 때,    (Top)  

37:8    들짐승들은 숨을 곳을 찾아 저희들의 굴 속에 들어 가 숨는다오.    (Top)  

37:9    남방 밀실에서 태풍이 밀려 오고 폭풍은 추위를 몰고 오는데    (Top)  

37:10    하느님의 입김에 서릿발이 서고 넓은 바다마저 얼어 붙는다오.    (Top)  

37:11    검은 구름에서 우박이 쏟아질 때 그 구름에선 번갯불이 번쩍이며    (Top)  

37:12    그의 명령을 따라 빙글빙글 돌다가 사람 사는 땅 위 어디에서든지 그의 명령을 이루고야 만다오.    (Top)  

37:13    하느님께서는 당신 눈에 거슬리는 일이 보이면 번개를 채찍 삼아 휘두르기도 하시고 당신의 은총을 베푸시는 데 쓰기도 하신다오.    (Top)  

37:14    여보시오, 욥이여, 내 말을 귀담아 들어 보시오. 잠깐 멈추고 생각해 보시오, 하느님께서 하시는 신비한 일을.    (Top)  

37:15    이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어떻게 거느리시는지 당신은 아시오? 어떻게 구름에서 번개가 번쩍이는지,    (Top)  

37:16    구름이 어떻게 두둥실 떠 있는지 아시오? 모르시는 것 없는 이가 하시는 이 놀라운 일들을.    (Top)  

37:17    불어 오는 남풍에 땅은 죽은 듯하고 당신의 웃옷이 따뜻해지는데    (Top)  

37:18    당신은 구리거울을 두드려 펴듯이 하느님을 도와 창공을 두드려 펴기라도 하겠단 말이오?    (Top)  

37:19    말해 보시오. 그렇게 앞이 캄캄한데 하느님께 무슨 말씀을 올려야겠단 말이오?    (Top)  

37:20    "제 말을 들으십시오." 하고 말한다고 하여 하느님께서 정녕 당신의 말을 들으셔야 한단 말이오?    (Top)  

37:21    지금은 해가 구름에 가리워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불어 하늘이 개면,    (Top)  

37:22    하느님의 빛나는 영광이 북녘 하늘에서 밝게 비쳐 올 것이오.    (Top)  

37:23    우리 인간이 어찌 이 전능하신 분께 이르겠소? 못할 일 없으시며 공평무사하신 그분이 어찌 억울한 일을 하시겠소?    (Top)  

37:24    인간이 어찌 그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소? 스스로 지혜로운 체하는 자들 안중에도 두지 않으시는 그분을.    (Top)  

38:1    야훼께서 욥에게 폭풍 속에서 대답하셨다.    (Top)  

38:2    부질없는 말로 나의 뜻을 가리는 자가 누구냐?    (Top)  

38:3    대장부답게 허리를 묶고 나서라. 나 이제 물을 터이니 알거든 대답해 보아라.    (Top)  

38:4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그렇게 세상물정을 잘 알거든 말해 보아라.    (Top)  

38:5    누가 이 땅을 설계했느냐? 그 누가 줄을 치고 금을 그었느냐?    (Top)  

38:6    어디에 땅을 받치는 기둥이 박혀 있느냐? 그 누가 세상의 주춧돌을 놓았느냐?    (Top)  

38:7    그 때 새벽별들이 떨쳐 나와 노래를 부르고 모든 하늘의 천사들이 나와서 합창을 불렀는데,    (Top)  

38:8    바다가 모태에서 터져 나올 때 그 누가 문을 닫아 바다를 가두었느냐?    (Top)  

38:9    바다를 구름으로 싸고 먹구름으로 묶어 둔 것은 바로 나였다.    (Top)  

38:10    바다가 넘지 못하도록 금 그어 놓고 문에 빗장을 내려 놓은 것은 바로 나였다.    (Top)  

38:11    그리고 나는 명령을 내렸다. "여기까지는 와도 좋지만 그 이상은 넘어 오지 말아라. 너의 도도한 물결은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Top)  

38:12    네가 언제고 동이 틀 것을 명령해 본 일이 있느냐? 새벽의 여신에게 "이것도 네 자리다." 하고 일러 준 일이 있느냐?    (Top)  

38:13    땅의 옷깃을 휘어 잡고 불의한 사람들을 그 속에서 털어 내라고 명령을 내려 본 일이 있느냐?    (Top)  

38:14    네가 땅을 도장찍힌 벽돌처럼 붉게 만들고 옷처럼 울긋불긋하게 만들겠느냐?    (Top)  

38:15    불량배들이 대낮처럼 활보하던 어둠을 벗기고 높이 쳐들었던 그 팔을 꺾기라도 하겠느냐?    (Top)  

38:16    네가 바닷속 깊이 더듬어 내려 가 바닷물이 솟는 샘구멍까지 찾아 가 보았느냐?    (Top)  

38:17    너는 죽음의 문이 환히 드러나는 것과 암흑의 나라 대문이 뚜렷이 나타나는 것을 본 일이 있느냐?    (Top)  

38:18    네가 넓은 땅 위를 구석구석 살펴 알아 보지 못한 것이 없거든, 어서 말해 보아라.    (Top)  

38:19    빛의 전당으로 가는 길은 어디냐? 어둠이 도사리고 있는 곳은 어디냐?    (Top)  

38:20    너는 빛을 제 나라로 이끌어 가고 어둠을 본고장으로 몰아 갈 수 있느냐?    (Top)  

38:21    네가 한 옛날에 태어나 오래오래 살았으므로 그래서 모르는 것이 없단 말이냐?    (Top)  

38:22    너는 흰 눈을 저장해 둔 곳에 가 본 일이 있으며, 우박창고에 들어 가 본 일이 있느냐?    (Top)  

38:23    그것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적군이 쳐들어 와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쓰려고 보관해 둔 것들이다.    (Top)  

38:24    바람이 갈라지는 목이 어디인지를 너는 아느냐? 샛바람이 땅 위에서 어느 쪽으로 흩어지는지,    (Top)  

38:25    소나기가 타고 올 길을 누가 텄는지, 먹구름이 천둥치며 쏟아져 내릴 곳을 누가 팠는지, 너는 아느냐?    (Top)  

38:26    사람이란 얼씬도 하지 않는 곳, 인종이란 있어 본 적도 없는 광야에 비가 쏟아져    (Top)  

38:27    거친 들을 흠뻑 적시고 메말랐던 땅에 푸성귀가 돋아 나게 하는 것이 누구냐?    (Top)  

38:28    비에게 아비라도 있단 말이냐? 방울방울 이슬을 낳은 어미라도 있단 말이냐?    (Top)  

38:29    얼음을 잉태한 배라도 있단 말이냐? 하늘에서 서리를 낳아 내릴 배라도 있단 말이냐?    (Top)  

38:30    물이 돌처럼 단단해지고 깊은 물이 꽁꽁 얼어 붙을 때에,    (Top)  

38:31    네가 북두칠성에게 굴레라도 씌우고 오리온 성좌의 사슬을 풀어 주기라도 한단 말이냐?    (Top)  

38:32    네가 성좌들을 정한 시간에 이끌어 내고 대웅좌 소웅좌를 인도해 내기라도 한단 말이냐?    (Top)  

38:33    네가 천상의 운행법칙을 결정하고 지상의 자연법칙을 만들었느냐?    (Top)  

38:34    너는 구름에 호령하여 물을 동이로 쏟아 땅을 뒤덮어 할 수 있느냐?    (Top)  

38:35    네가 "나가라" 고 명령하면 "알았습니다" 하며 번갯불이 번쩍 퉁겨 나가느냐?    (Top)  

38:36    누가 따오기에게 지혜를 주었느냐? 누가 닭에게 슬기를 주었느냐?    (Top)  

38:37    누가 구름을 셀 만한 천재이냐? 하늘에서 독을 기울여 물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냐?    (Top)  

38:38    먼지가 덩이와 덩이로 굳어졌다가 하나로 뭉쳐지게 되도록    (Top)  

38:39    네가 사자에게 먹이를 잡아 줄 수 있느냐? 허기진 새끼 사자들의 배를 채워 줄 수 있느냐?    (Top)  

38:40    굴 속에 웅크리고 떨기 속에 숨어 노리고 있는    (Top)  

38:41    새끼들이 먹이가 없어 허둥대며 하느님께 아우성칠 때에, 누가 까마귀에게 먹이를 장만해 주느냐?    (Top)  

39:1    산양이 언제 새끼를 낳는지 너는 아느냐? 사슴이 새끼를 낳는 것을 지켜 본 일이 있느냐?    (Top)  

39:2    몇 달이나 뱃속에 새끼를 넣고 다니더냐? 그리고 얼마만에 분만하더냐?    (Top)  

39:3    그것들은 몸을 구푸려 새끼를 낳아 광야에 그 집을 쏟아 놓는다.    (Top)  

39:4    그 새끼들이 팔팔하게 자라면 버려 둔 채 떠나 가서 돌아 오지도 않는다.    (Top)  

39:5    그 누가 들나귀들을 풀어 놓아 그것들을 자유롭게 하여 주었느냐?    (Top)  

39:6    들나귀들을 광야에 깃들이게 하며 소금기 머금은 땅에서 살게 한 것은 바로 나이다.    (Top)  

39:7    인가에서 이는 소란쯤은 콧방귀로 날리는 들나귀들을 야단치며 몰아 갈 사람이 어디 있느냐?    (Top)  

39:8    그것들은 먹이를 찾아 이산 저 산 기웃거리며 풀이란 풀은 모두 마음껏 뜯는다.    (Top)  

39:9    들소가 어찌하여 내 일을 거들어 주며, 내 구유 옆에서 밤을 새우겠느냐?    (Top)  

39:10    내가 그것을 잡아 굴레를 씌워 밭갈이를 시킬 수 있겠느냐? 네 뒤를 따라 골짜기를 갈게 할 수 있느냐?    (Top)  

39:11    그것의 억센 힘을 믿고 네 힘든 일을 그에게 맡길 수 있겠느냐?    (Top)  

39:12    그것이 밭의 소출을 싣고 타작마당으로 돌아 와 주리라고 믿을 수 있느냐?    (Top)  

39:13    털이 빠진 날개를 펴고 어쩔 줄 모르며 좋아하는 타조를 보아라.    (Top)  

39:14    땅에 알을 낳아 놓고는 땅의 온기만 받도록 버려 두지 않느냐?    (Top)  

39:15    밟히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고 들짐승이 깨뜨리건 말건 걱정도 하지 않는다.    (Top)  

39:16    제 새끼가 아닌 듯이 쪼아 대고 낳느라고 고생한 일이 허사가 되는 것쯤 염두에도 없다.    (Top)  

39:17    이렇게 타조에게서 지혜를 빼앗은 이는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애당초 타조에게 슬기를 나누어 주지 않았다.    (Top)  

39:18    그런데 그것이 한 번 날개치며 내달으면 말과 기마병을 한꺼번에 놀려 주지 않느냐?    (Top)  

39:19    네가 말에게 날랜 힘을 주었느냐? 그 목덜미에 휘날리는 갈기를 입혀 주었느냐?    (Top)  

39:20    네가 말을 메뚜기처럼 뛰게 할 수 있느냐? 힝힝하는 그 콧소리에 모두들 두려워한다.    (Top)  

39:21    발굽으로 세차게 땅을 파다가 힘이 뻗쳐 내달으면    (Top)  

39:22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고 무서움쯤은 콧등으로 날려 버리며 칼날도 피하지 아니하고 내닫는다.    (Top)  

39:23    화살통이 신나게 덩그렁 거리고 창과 표창이 번뜩이는데    (Top)  

39:24    아우성치는 함성을 헤치며 땅을 주름잡고 곁눈 한번 팔지 않고 돌진한다.    (Top)  

39:25    나팔소리 울려 오면 "힝힝" 울고 지휘관들의 고함과 진격명령만 듣고도 멀리서 풍겨 오는 전쟁 냄새를 맡는다.    (Top)  

39:26    매가 너의 충고를 받아 날개를 펴고 남쪽으로 날아 가는 줄 아느냐?    (Top)  

39:27    독수리가 네 명령을 따라 높이 치솟아 아득한 곳에 보금자리를 드는 줄 아느냐?    (Top)  

39:28    까마득한 벼랑 바위 틈에 보금자리를 틀고 밤을 지내며    (Top)  

39:29    그 높은 데서 먹이를 찾아 눈을 부릅뜨고 살핀다.    (Top)  

39:30    피묻은 고기로 새끼를 키우니 주검이 있는 곳에 어찌 독수리가 모이지 않겠느냐?    (Top)  

40:1    야훼께서 욥에게 대답하셨다.    (Top)  

40:2    전능하신 이와 변론하는 자야, 어찌 물러서려느냐? 하느님을 비난하는 자야, 대답하여라.    (Top)  

40:3    욥이 야훼께 대답하였다.    (Top)  

40:4    아, 제 입이 너무 가벼웠습니다. 무슨 할 말이 있겠사옵니까? 손으로 입을 막을 도리밖에 없사옵니다.    (Top)  

40:5    한번 말씀드린 것도 무엄한 일이었는데 또 무슨 대답을 하겠습니까? 두번 다시 말씀드리지 않겠사옵니다.    (Top)  

40:6    야훼께서 욥에게 폭풍 속에서 대답하셨다.    (Top)  

40:7    대장부답게 허리를 묶고 나서라. 나 이제 물을 터이니, 알거든 대답하여라.    (Top)  

40:8    네가 나의 판결을 뒤엎을 셈이냐? 너의 무죄함을 내세워 나를 죄인으로 몰 작정이냐?    (Top)  

40:9    네 팔이 하느님의 팔만큼 힘이 있단 말이냐? 너의 목소리가 천둥소리와 같단 말이냐?    (Top)  

40:10    그렇다면 권세와 위엄으로 단장하고 권위와 영화를 걸치고    (Top)  

40:11    너의 분노를 폭발시켜 보아라. 건방진 자가 보이거든 짓뭉개 주어라.    (Top)  

40:12    거드럭거리는 자가 보이거든 꺾어 버려라. 불의한 자는 짓밟아 버려라.    (Top)  

40:13    한꺼번에 땅 속에 묻어 버려라. 땅굴 속에 가두어 버려라.    (Top)  

40:14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내가 알아 주리라. 네가 자신의 힘으로 헤어날 수 있으리라고.    (Top)  

40:15    보아라, 저 베헤못을, 황소처럼 풀을 뜯는 저 모습을, 내가 너를 만들 때 함께 만든 것이다.    (Top)  

40:16    저 억센 허리를 보아라. 뱃가죽에서 뻗치는 저 힘을 보아라.    (Top)  

40:17    송백처럼 뻗은 저 꼬리, 힘줄이 얽혀 터질 듯하는 저 굵은 다리를 보아라.    (Top)  

40:18    청동관 같은 뼈대, 무쇠 빗장 같은 저 갈비뼈를 보아라.    (Top)  

40:19    맨 처음에 하느님이 보인 솜씨다. 다른 짐승들을 거느니라고 만든 것이다.    (Top)  

40:20    산의 소출을 가져다 바치니 들짐승들이 모두 와서 함께 즐긴다.    (Top)  

40:21    푸성한 연꽃잎 밑에 의젓하게 엎드리고 갈대 우거진 수렁에 몸을 숨기니    (Top)  

40:22    연꽃잎이 그늘을 드리우고 강가의 버드나무가 그를 둘러 싸 준다.    (Top)  

40:23    강물이 덮쳐 씌워도 꿈쩍하지 아니하고 요르단강이 입으로 쏟아져 들어 가도 태연한데    (Top)  

40:24    누가 저 베헤못을 눈으로 흘리며 저 코에 낚시를 걸 수 있느냐?    (Top)  

40:25    너는 낚시로 레비아단을 낚을 수 있느냐? 그 혀를 끈으로 맬 수 있느냐?    (Top)  

40:26    코에 줄을 꿰고 턱을 갈고리로 꿸 수 있느냐?    (Top)  

40:27    그가 너에게 빌고 빌며 애처로운 소리로 애원할 성싶으냐?    (Top)  

40:28    너와 계약을 맺고 종신토록 너의 종이 될 듯싶으냐?    (Top)  

40:29    너는 그를 새처럼 노리개로 삼아 가지고 놀 수 있느냐? 끈을 매어 계집아이들 손에 잡혀 줄 수 있느냐?    (Top)  

40:30    어부들이 값을 매기고 상인들이 골라 살 수 있느냐?    (Top)  

40:31    너는 그 살가죽에 창을, 머리에 작살을 꽂을 수 있느냐?    (Top)  

40:32    손바닥으로 만져만 보아라. 다시는 싸울 생각을 하지 못하리라.    (Top)  

41:1    그 앞에서는 아무도 이길 가망이 없어 보기만 해도 뒤로 넘어진다.    (Top)  

41:2    건드리기만 하여도 사나와져 아무도 맞설 수가 없다.    (Top)  

41:3    누가 그와 맞서서 무사하겠느냐? 하늘 아래 그럴 사람이 없다.    (Top)  

41:4    그 무시무시한 다리 이야기를 어찌 빼놓으랴! 그 당당한 억센 체구를 어찌 말하지 않겠느냐?    (Top)  

41:5    그 겉옷 앞자락을 누가 헤칠 수 있으며 겹으로 입은 그 갑옷을 누가 젖힐 수 있느냐?    (Top)  

41:6    누가 그 턱을 벌리 수 있느냐? 줄지어 선 저 무서운 이빨,    (Top)  

41:7    방패 사이사이로 고랑진 등가죽에 단단한 돌인장으로 봉인한 것 같은 저 등,    (Top)  

41:8    바람도 틈 탈 수 없도록 서로서로 맞닿아 있고    (Top)  

41:9    서로서로 얽혀 있으니 떨어질 리도 없다.    (Top)  

41:10    재채기 소리에 불이 번쩍하고 그 눈초리는 새벽 여신의 눈망울 같구나.    (Top)  

41:11    아가리에서 내뿜는 횃불, 퉁겨 나오는 불꽃을 보아라.    (Top)  

41:12    연기를 펑펑 쏟는 저 콧구멍은 차라리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구나.    (Top)  

41:13    목구멍에서 이글이글 타는 숯불, 입에서 내뿜는 저 불길을 보아라.    (Top)  

41:14    목덜미엔 힘이 도사려 있어 그 앞에서 절망의 그림자가 흐느적일 뿐,    (Top)  

41:15    뗄 수 없이 마구 얽혀 피둥피둥한 저 살덩어리를 보아라.    (Top)  

41:16    바위같이 단단한 심장, 맷돌 아래짝처럼 튼튼한 염통,    (Top)  

41:17    한번 일어서면 신들도 무서워 혼비백산하여 거꾸러진다.    (Top)  

41:18    칼로 찔러 보아도 박히지 않고 창이나 표창, 화살 따위로도 어림없다.    (Top)  

41:19    쇠를 지푸라기인 양 부러뜨리고 청동을 썩은 나무인 양 비벼 버린다.    (Top)  

41:20    아무리 활을 쏘아도 달아날 생각도 하지 않고 팔맷돌은 마치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구나.    (Top)  

41:21    몸둥이는 검불처럼 여기며 절렁절렁 소리내며 날아 드는 표창 따위에는 코웃음친다.    (Top)  

41:22    뱃가죽은 날카로운 질그릇 조각과 같아 타작기가 할퀸 땅바닥처럼 지나간 흔적을 남기며    (Top)  

41:23    깊은 물웅덩이를 솥처럼 끓게 하고 바닷물을 기름가마처럼 부글거리게 하는구나.    (Top)  

41:24    번쩍 길을 내며 지나가는 저 모습, 흰 머리를 휘날리며 물귀신같이 지나간다.    (Top)  

41:25    지상의 그 누가 그와 겨루랴. 생겨날 때부터 도무지 두려움을 모르는구나.    (Top)  

41:26    모든 권력가가 그 앞에서 쩔쩔매니, 모든 거만한 것들의 왕이 여기에 있다.    (Top)  

42:1    욥이 야훼께 대답하였다.    (Top)  

42:2    알았습니다. 당신께서는 못하실 일이 없으십니다. 계획하신 일은 무엇이든지 이루십니다.    (Top)  

42:3    부질없는 말로 당신의 뜻을 가리운 자, 그것을 바로 저였습니다. 이 머리로는 헤아릴 수 없는 신비한 일들을 영문도 모르면서 지껄였습니다.    (Top)  

42:4    당신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들어라, 내가 말하겠다. 내가 물을 터이니 알거든 대답하여라."    (Top)  

42:5    당신께서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소문으로 겨우 들었었는데 이제 저는 이 눈으로 당신을 뵈었습니다.    (Top)  

42:6    그리하여 제 말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티끌과 잿더미에 앉아 뉘우칩니다.    (Top)  

42:7    야훼께서 욥과 말씀을 마치신 다음에 데만 사람 엘리바즈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너의 두 친구를 생각하면 터지는 분노를 참을 길 없구나. 너희는 내 이야기를 할 때 욥처럼 솔직하지 못하였다.    (Top)  

42:8    이제 너희는 수소 일곱 마리와 수양 일곱 마리를 가지고 나의 종 욥에게로 가서 너희를 위하여 번제를 드려라. 나의 종 욥이 너희를 위하여 기도를 드려 주리라. 그러면 그의 기도를 듣고 나는 너희를 크게 벌하지 않으리라. 너희는 내 이야기를 할 때 나의 종 욥처럼 솔직하지 못하였다."    (Top)  

42:9    데만 사람 엘리바즈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만 사람 소바르는 곧 야훼의 분부대로 하였다. 야훼께서는 욥의 기도를 기꺼이 들어 주셨다.    (Top)  

42:10    욥이 친구들을 위하여 기도를 드리니, 야훼께서 욥의 소유를 회복시켜 주셨다. 야훼께서 욥의 소유를 전보다 두 배나 돌려 주셨다.    (Top)  

42:11    그의 동생들과 누이들, 또 그의 옛 친지들이 찾아 와서 그의 집에서 함께 먹고 마셨다. 그 동안 야훼께서 욥에게 내린 재난이 얼마나 괴로왔느냐고 동정어린 말로 그를 위로하면서 저마다 돈을 주고 금반지를 끼워 주었다.    (Top)  

42:12    야훼께서 욥의 여생에 전날보다 더한 복을 내려 주셨다. 양 만 사천 마리, 낙타 육천 마리, 겨릿소 천 쌍, 암나귀 천 마리에다    (Top)  

42:13    또 일곱 아들과 세 딸도 주셨다.    (Top)  

42:14    첫딸의 이름을 예미나라 하고, 둘째 딸의 이름은 케지아라 하고, 셋째 딸의 이름은 케렌 하뿌아라 지어 주었다.    (Top)  

42:15    전 세계에서 욥의 딸들처럼 아리따운 여자를 찾을 수 없었다. 욥은 딸들에게도 그들의 오빠에게 준 것과 같은 유산을 나누어 주었다.    (Top)  

42:16    그 후 욥은 백 사십 년을 살면서 사대손을 보았다.    (Top)  

42:17    욥은 이렇게 수를 다 누리고 늙어서 세상을 떠났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