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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 삼상,사무엘상,31

삼상,사무엘상,31

1:1    에브라임 산악지대에 엘카나라는 수브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라마다임 출신으로서 에브라임 사람 수브의 현손이요, 도후의 증손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여로함의 아들이었다.    (Top)  

1:2    그는 두 아내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한 아내의 이름은 한나요, 또한 아내의 이름은 브닌나였다. 그런데 브닌나는 자식을 두었지만 한나는 자식이 없었다.    (Top)  

1:3    엘카나는 해마다 자기의 성읍을 떠나 실로로 올라 가 만군의 야훼께 제사를 드려 예배하였다. 실로는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야훼를 모시고 사제 일을 보고 있는 곳이었다.    (Top)  

1:4    제일이 되면 엘카나는 아내 브닌나와 그의 모든 아들 딸들에게 제물을 몫몫이 나누어 주었다.    (Top)  

1:5    그러나 엘카나는 한나를 사랑하면서도 그에게는 한 몫밖에 줄 수가 없었다. 야훼께서 한나로 하여금 잉태하게 해 주시지 않으셨기 때문이었다.    (Top)  

1:6    게다가 적수 브닌나는, 야훼께서 잉태하게 해 주시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는 한나를 더욱 괴롭혔다.    (Top)  

1:7    엘카나가 매년 야훼의 신전에 올라 갈 적마다 그렇게 하였으므로 브닌나는 한나를 괴롭혔고 한나는 목이 메어 먹지 못했다.    (Top)  

1:8    남편 엘카나는 한나를 보고 "왜 울기만 하오? 왜 먹지도 않고 슬퍼만 하오? 내가 당신한테는 아들 열보다도 낫지 않소?" 하며 위로해 주었다.    (Top)  

1:9    실로에서 젯상을 물리고 나자 한나는 일어나 야훼 앞에 나아갔다. 그 때 마침 사제 엘리가 야훼의 성전 문 뒤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Top)  

1:10    한나는 마음이 아파 흐느껴 울며 야훼께 애원하였다.    (Top)  

1:11    그는 서원을 하며 빌었다. "이 계집종의 가련한 모습을 굽어 살펴주십시오. 이 계집 종을 저버리지 마시고 사내 아이 하나만 점지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그 아이를 야훼께 바치겠습니다. 평생 그의 머리를 깍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Top)  

1:12    한나가 야훼께 오래 기도를 드리고 있는 동안 엘리는 한나의 입술을 지켜 보고 있었다.    (Top)  

1:13    한나는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으므로 입술만 움직일 뿐,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엘리가 한나를 술취한 여자로 알고,    (Top)  

1:14    "언제까지 이렇게 주정을 하고 있을 참이냐? 어서 술에서 깨어나지 못하겠느냐" 하고 꾸짖자    (Top)  

1:15    한나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사제님! 저는 정신이 말짱합니다. 포도주도 소주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저는 야훼께 제 속을 털러 놓고 있습니다.    (Top)  

1:16    사제님, 이 계집종을 좋지 못한 여자로 생각지 마십시오. 저는 너무 서럽고 괴로와서 이제껏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Top)  

1:17    "그럼, 안심하고 돌아 가거라. 이스라엘을 보살피시는 하느님께서 네 기도를 들어 주실 것이다." 엘리가 이렇게 말하자,    (Top)  

1:18    한나는 "그렇게까지 보아 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하면서 물러나와 음식을 먹었다. 그 얼굴에는 어느덧 수심이 걷히었다.    (Top)  

1:19    엘카나는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식구들과 함께 야훼께 예배를 드리고, 라마에 있는 집으로 돌아 왔다. 엘카나가 아내 한나와 한 자리에 들자, 야훼께서 한나를 마음에 두시어    (Top)  

1:20    임신하게 해 주셨다. 한나는 달이 차서 아들을 낳자 "야훼께 빌어서 얻은 아기" 라고 하여 이름을 사무엘이라 지었다.    (Top)  

1:21    엘카나, 그 사람이 식구들을 이끌고 다시 야훼께 주년제와 서원제를 드리러 올라 가는데,    (Top)  

1:22    한나는 따라 나서지 않고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기가 젖을 떼면 아기를 데리고 가서 야훼를 뵙겠습니다. 그리고 영영 거기에서 살게 하겠습니다."    (Top)  

1:23    "당신 좋을 대로 하구료. 젖뗄 때까지 집에 남아 있으시오. 야훼께서 부디 당신의 서약을 이루어 주시기를 바라오." 그는 남편 엘카나의 허락을 받고 아들이 젖을 뗄 때까지 집에서 키우게 되었다.    (Top)  

1:24    이윽고 젖을 떼자 한나는 아기를 데리고 나섰다. 삼 년 된 황소 한 마리와 밀가루 한 에바에다 가죽부대에 포도주를 담아 가지고 실로에 있는 야훼의 성전으로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갔다.    (Top)  

1:25    일행은 소를 잡고 그 아이를 엘리에게 데려 갔다.    (Top)  

1:26    한나가 엘리에게 말하였다. "사제님,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제님께서 지금 살아 계신 것이 틀림없듯이 제가 바로 이전에 여기 사제님 앞에서 야훼께 기도를 드리던 여자입니다.    (Top)  

1:27    이 아이는 기도해서 얻은 아이입니다. 제가 야훼께 애원했더니, 야훼께서 소원을 들어 주셨습니다.    (Top)  

1:28    그래서 저는 이 아이를 야훼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의 한평생을 야훼께 맡기도 싶습니다." 그러자 일행이 거기 야훼 앞에 엎드리고,    (Top)  

2:1    한나가 이렇게 기도를 올렸다. "내 마음은 야훼님 생각으로 울렁거립니다. 하느님의 은덕으로 나는 얼굴을 들게 되었습니다. 이렇듯이 내 가슴에 승리의 기쁨을 안겨 주시니 원수들 앞에서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Top)  

2:2    야훼님처럼 거룩하신 분은 없으십니다. 당신밖에는 없으십니다. 우리 하느님 같은 바위는 없으십니다.    (Top)  

2:3    잘난 체 지껄이는 자들아, 너무 우쭐대지 말아라. 거만한 소리를 입에 담지 말아라. 야훼는 사람이 하는 일을 다 아시는 하느님, 저울질하시는 하느님이시다.    (Top)  

2:4    힘있는 용사의 활은 꺾이고 비틀거리던 군인은 허리를 묶고 일어나게 되리라.    (Top)  

2:5    배불렀던 자는 떡 한 조각 얻기 위하여 품을 팔고 굶주리던 사람은 다시 굶주리지 않게 되리라. 아이 못 낳던 여자는 일곱 남매를 낳고 아들 많던 어미는 그 기가 꺾이리라.    (Top)  

2:6    야훼께서는 사람의 생사를 쥐고 계시어 지하에 떨어뜨리기도 하시며 끌어 올리기도 하신다.    (Top)  

2:7    야훼께서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가멸지게도 하시며 쓰러뜨리기도 하시고 일으키기도 하신다.    (Top)  

2:8    땅바닥에 쓰러진 천민을 일으켜 세우시며 잿더미에 딩구는 빈민을 들어 높이셔서 귀인들과 한 자리에 앉혀 주시고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땅의 밑동은 야훼의 것, 그 위에 세상을 지으셨으니    (Top)  

2:9    당신을 따르면 그 걸음걸음을 지켜 주시지만 불의하게 살면 앞이 캄캄해져서 말문이 막히리라. 사람이 제 힘으로는 승리하지 못하는 법,    (Top)  

2:10    야훼께 맞서는 자는 깨어지리라. 지존하신 이께서 하늘에서 천둥소리로 우렁차게 호령하신다. 야훼는 땅 끝까지 심판하신 분, 당신께서 세우신 왕에게 힘을 주시며 기름 부어 세우신 임금의 이름을 떨치게 하신다."    (Top)  

2:11    한나는 사제 엘리 밑에서 야훼를 모시도록 아이를 거기에 남겨 두고 라마로 돌아 갔다.    (Top)  

2:12    엘리의 아들들은 망나니들로서 야훼를 몰라보고    (Top)  

2:13    사람을 대하는 사제의 규정도 무시하였다. 사제의 시종은, 누가 제사를 드릴 때 고기를 삶고 있으면 삼지창을 들고 다니며    (Top)  

2:14    가마솥이나 노구솥이나 뚝배기나 남비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휘저어서 삼지창에 꽂혀 나오는 것은 모두 가져갔다. 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실로에 와서 제사를 드릴 때 마다 그렇게    (Top)  

2:15    사제의 시종은 그뿐 아니라 기름을 태워 바치기 전에도 제사를 드리는 사람들에게 와서 "사제님은 삶은 것은 받지 않으시고 날것만 받으시니, 사제님께 구워 드릴 고기를 내놓아라" 하고 생떼를 썼다.    (Top)  

2:16    그 사람이, 기름을 먼저 태워 바친 다음에 마음대로 가져가라고 해도 "그건 안 된다. 지금 내지 않으면 강제로 빼앗아 가겠다." 하면서 을러메었다.    (Top)  

2:17    이렇게 그들이 시종들을 시켜 저지른 잘못은 야훼께서 보시기에 너무나 심하였다. 그들은 야훼께 바치는 제물을 이처럼    (Top)  

2:18    어린 나이에 야훼를 모시게 된 사무엘은 몸에 모시 에봇을 입고 지냈다.    (Top)  

2:19    그의 어머니는 매년 주년제를 드리러 남편과 함께 올라 올 때마다 작은 두루마기 한벌을 지어다가 아들에게 주었다.    (Top)  

2:20    그러면 엘리는 엘카나 부부에게 "야훼께서 맡기로 하신 이 아이 대신으로 이 부인 몸에서 후손이 나게 해 주십시오" 하고 복을 빌어 주었고 이 축복을 받고 그들은 자기네 고장으로 돌아 가곤 하였다.    (Top)  

2:21    야훼께서 한나에게 은덕을 베푸셔서 한나는 삼남 이녀를 더 두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어린 사무엘은 야훼 앞에서 자라났다.    (Top)  

2:22    엘리는 매우 늙었다. 그는 자기의 아들들이 온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온갖 못된 짓을 하였고 그리고 만남의 장막 문간에서 봉사하는 여인들의 방에 들기까지 했다는 소문을 듣고, 아들들을    (Top)  

2:23    꾸짖었다. "어쩌자고 그런 짓을 하느냐? 나는 너희가 못된 짓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다.    (Top)  

2:24    이놈들아, 못쓴다! 그런 추문이 야훼의 백성 사이에 두루 퍼져서내 귀에까지 들려 오게 하다니.    (Top)  

2:25    사람이 사람에게 죄를 지으면 하느님께서 그 사이에 서 주시겠지만, 사람이 야훼께 죄를 얻는다면 누가 그 사이에서 빌어 주겠느냐?" 그런데도 그들은 아버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야훼께서 이미 그들을 죽이시기로 작정하셨던 것이다.    (Top)  

2:26    한편 어린 사무엘은 야훼와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Top)  

2:27    하느님의 사람 하나가 엘리에게 와서 말을 전하였다. "야훼의 말씀이니 들으시오. "너도 알다시피 네 조상이 식구들을 데리고 에집트에서 파라오에게 종살이를 하고 있을 때 나는 그들에게 스스로를 나타내 보였다.    (Top)  

2:28    나는 이스라엘 온 지파 가운데서 네 조상을 선택하여 나를 섬기는 사제로 삼아 내 제단의 층계를 오르내리며 내 앞에서 제물을 살라 바치고 에봇을 입게 하였다.    (Top)  

2:29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내가 정해 준 제물과 곡식예물을 멸시하여 소홀히 다루느냐? 그리고 나보다도 네 자식들을 더 소중히 여겨 내 백성 이스라엘이 바치는 온갖 예물 가운데서 알맹이만 내주어 스스로 살찌게 하느냐?    (Top)  

2:30    이에 이스라엘의 하느님 나 야훼가 말한다. 내가 일찌기 네 집과 네 가문이 영원히 나를 섬기리라고 했지만 이제 분명히 말해 두거니와 나는 그 약속을 철회한다. 나를 존대하는 자는 소중히 여겨 주겠지만, 나를 멸시하는 자는 천대하리라. 나 야훼의 말이다.    (Top)  

2:31    내가 네 기운, 네 가문의 기운을 꺾으리니 이제 네 집안에 늙은이 하나 남지 못할 날이 오리라.    (Top)  

2:32    그 날이 오면 너는 내가 이스라엘에게 주는 번영을 보고 속이 뒤틀릴 것이다. 그러나 네 집안에서는 두 번 다시 늙은이를 볼 수 없을 것이다.    (Top)  

2:33    네 후손 가운데서 하나만 남겨 내 제단 일을 보게 하겠지만, 그도 기운이 다하고 그의 후손마저 모두 사람들의 칼에 맞아 죽으리라.    (Top)  

2:34    네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한 날에 죽거든, 그것이 이런 일이 일어날 조짐인 줄 알아라.    (Top)  

2:35    나는 충성스러운 사제를 세워 그로 하여금 내 마음 내 뜻을 그대로 이루게 하리라. 그의 가문을 일으켜 내가 기름부어 세운 왕 앞에서 길이길이 나를 섬기게 하리라.    (Top)  

2:36    그러면 네 집안에서 살아 남은 자는 그에게 가서 밥벌이할 일자리를 얻으려고 굽실거리며, 제발 사제직에 붙여 주어 빵부스러기라도 얻어 먹게 해 달라고 애걸하게 될 것이다.""    (Top)  

3:1    소년 사무엘은 엘리 밑에서 야훼를 섬기고 있었다. 그 때는 야훼께서 말씀도 자주 들려 주시지 않았고 계시를 보여 주시는 일도 드물었다.    (Top)  

3:2    엘리는 이미 눈이 어두워 앞을 보지 못했다. 하루는 그가 자기의 자리에 누워 있고    (Top)  

3:3    사무엘은 하느님의 궤가 있는 야훼의 성전에서 자고 있었는데, 하느님의 등불이 꺼지기 전에    (Top)  

3:4    야훼께서 사무엘을 부르셨다. 사무엘은 "예" 하고 대답하면서    (Top)  

3:5    엘리에게 뛰어가 "부르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나는 너를 부른 일이 없다. 가서 자거라." 엘리의 이 말을 듣고 사무엘은 돌아 와 자리에 누웠는데    (Top)  

3:6    야훼께서 다시 사무엘을 부르셨다. 사무엘이 일어나 엘리에게 가서 "부르셨습니까?" 하고 물으니, 엘리는 "사무엘아, 나는 너를 부른 일이 없다. 가서 자거라" 하고 대답하였다.    (Top)  

3:7    야훼께서 말씀으로 사무엘에게 나타나신 적이 없으셨고 사무엘은 아직 야훼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Top)  

3:8    야훼께서 세 번째로 사무엘을 부르셨다. 그가 일어나 엘리에게 가서 "부르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제야 엘리는 야훼께서 소년사무엘을 부르시는 줄 알아차리고    (Top)  

3:9    사무엘에게 "가서 누워 있어라. 그리고 다시 부르는 소리가 나가든, 이렇게 대답하여라. "야훼여, 말씀하십시오. 종이 듣고 있습니다."" 하고 일러 주었다. 사무엘은 돌아 와 자기 자리에 누워 있었다.    (Top)  

3:10    그러자 야훼께서 거기에 나타나 서시어 아까처럼 "사무엘아! 사무엘아!" 하고 부르셨다. 사무엘이 "야훼여, 말씀하시오. 종이 듣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Top)  

3:11    야훼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들어라. 내가 이제 이스라엘에서 무슨 일을 할 터인데, 듣는 사람마다 가슴이 내려 앉으리라.    (Top)  

3:12    그 날이 오면, 내가 엘리와 그 집안을 두고 말한 일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루어지리라.    (Top)  

3:13    너에게 알려 주거니와, 나는 엘리의 가문을 심판하여 끝내 벌하고야 말겠다. 그것은 제 자식들이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을 알면서도 바로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Top)  

3:14    그러므로 나는 엘리의 집안을 두고, 제물이나 예물을 소홀히 다룬 그 죄는 영영 용서해 주지 않으리라고 맹세하였다."    (Top)  

3:15    사무엘은 아침까지 누워 있다가 야훼의 성전 문들을 열었으나, 감히 밤에 보고 들은 것을 엘리에게 고하지 못하였다.    (Top)  

3:16    그러는데 엘리가 "애, 사무엘아!" 하고 불렀다. 사무엘이 "예!" 하고 대답하자.    (Top)  

3:17    엘리가 "무슨 말씀을 하시더냐! 나에게 숨기지 말고 말해 다오, 너에게 하신 말씀을 한 마디라도 숨긴다면, 하느님께서는 너에게도 나에게 내리시는 벌 못지 않은 큰 벌을 내리실 것이다." 하고 다그쳤다.    (Top)  

3:18    그래서 사무엘은 숨김없이 다 털어 놓았다. 그 말을 듣고 엘리는 중얼거렸다. "야훼께서 하시는 일, 어련하시랴!"    (Top)  

3:19    사무엘이 자라는 동안 야훼께서 그와 함께 계시어, 그가 한 말은 모두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셨다.    (Top)  

3:20    그리하여 단에서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온 이스라엘이 사무엘을 야훼께서 세우신 예언자로 받들게 되었다.    (Top)  

3:21    야훼께서는 실로에게 당신을 거듭 나타내 보이셨다. 야훼께서는 그 곳에서 사무엘에게 나타내 보이셨던 것이다.    (Top)  

4:1    그리하여 사무엘이 하는 말은 그대로 온 이스라엘에 통하게 되었다. 그 무렵, 불레셋군이 이스라엘을 치러 몰려 오자, 이스라엘군도 그들을 맞아 싸우려고 출동하였다. 이스라엘군은 에벤에젤에 진을 쳤고 불레셋군은 아벡에 진을 쳤다.    (Top)  

4:2    불레셋군이 이스라엘군을 향하여 열을 지어 싸움을 벌였는데, 이스라엘군은 불레셋군에게 패하여 싸움터에서 죽은 군사가 사천명이나 되었다.    (Top)  

4:3    군사들이 진영으로 돌아 오자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부르짖었다. "야훼께서 오늘 우리를 불레셋군에게 패하게 하시니, 이런 변이 어디 있느냐? 실로에 있는 야훼의 계약궤를 모셔 오자. 그것을 우리 가운데 모시면 적군의 손에서 우리를 구해 내실 것이다."    (Top)  

4:4    그리하여 진영에서 사람을 실로에 보내어 거룹을 타고 만군을 거느리시는 야훼의 계약궤를 모셔 오게 하였다. 당시에 그 계약궤를 모시고 있었던 사람은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였다.    (Top)  

4:5    야훼의 계약궤가 진에 도착하자 온 이스라엘군은 땅이 진동하도록 함성을 올렸다.    (Top)  

4:6    불레셋군은 이 함성을 듣고 "히브리 진영에서 저렇게 큰 함성이 터지니 웬일이냐?" 하며 웅성거리다가 야훼의 궤가 이스라엘 진영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았다.    (Top)  

4:7    불레셋군은 겁에 질려 소리쳤다. "이스라엘의 신이 진영에 들어 왔으니 이제 우리는 망했구나. 이런 일은 일찌기 없었는데,    (Top)  

4:8    이제 우리는 망했다. 누가 저 무서운 신에게서 우리를 살려내겠느냐? 갖가지 재앙과 질병으로 에집트인들을 친 신이 아니냐!    (Top)  

4:9    그러니 불레셋 사람들아, 힘을 내어라 사나이답게 싸우자! 지금까지는 히브리인이 우리를 섬겼지만,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종이 될 판국이니, 자-사나이답게 싸우자!"    (Top)  

4:10    이리하여 불레셋군이 짓쳐 들어 오자 이스라엘군은 크게 패하여 제각기 자기 천막으로 도망쳤다. 이스라엘군은 보병 이 삼만이나 쓰러졌으며    (Top)  

4:11    하느님의 궤도 빼앗기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죽었다.    (Top)  

4:12    그 날 베냐민 사람 하나가 싸움터에서 빠져 나와 실로로 달려왔다. 옷은 갈가리 찢기고 머리에는 흙을 뒤집어 쓴 채    (Top)  

4:13    그가 다다랐을 때, 엘리는 하느님의 궤가 걱정이 되어 성문 곁 의자에 앉아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람이 성 안에 들어 와 전쟁 소식을 전하자 온 성민이 울부짖었다.    (Top)  

4:14    그 아우성 소리를 듣고 엘리가, 어찌하여 이렇게 소란스러우냐고 묻자 그 사람이 급히 엘리 앞에 나아와 소식을 전하였다.    (Top)  

4:15    엘리는 나이가 구십 팔 세나 되었으므로 눈이 어두워 앞을 보지 못하였다.    (Top)  

4:16    그 사람이 엘리에게 "저는 싸움터에서 왔습니다. 지금 막 싸움터에서 뛰어 오는 길입니다" 하고 말하자 엘리는 "그래 어떻더냐?" 하고 물었다.    (Top)  

4:17    "이스라엘군은 많은 전사자를 내고 불레셋군에게 쫓겨 뿔뿔이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사제님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죽고, 하느님의 궤도 빼앗겼습니다." 전령이 이렇게 대답하자,    (Top)  

4:18    성문 곁 의자에 앉아 있던 엘리는 하느님의 궤를 빼앗겼다는 말에 그만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는 늙어 몸이 무거웠던 것이다. 이리하여 사십 년 동안 이스라엘을 영도한 그의 생애는 끝났다.    (Top)  

4:19    그의 며느리, 비느하스의 아내는 임신 중이었는데 해산할 날이 다되어 하느님의 궤를 빼앗긴데다가 시아버지와 남편마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갑자기 진통이 오는 바람에 웅크린 채 몸을 풀었다.    (Top)  

4:20    그 여인이 숨을 거두려 할 때 시중을 들던 여자들이 "염려 말아요, 아들이오" 하고 알렸으나, 그 말은 들은 체도 않고 대꾸도 없이    (Top)  

4:21    다만 "영광이 이스라엘을 떠났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아기의 이름을 이가봇이라 하였다. 하느님의 궤는 빼앗기고 시아버지와 남편은 죽었다고 해서 그렇게 말하였던 것이다.    (Top)  

4:22    그는 "하느님의 궤를 빼앗겼으니 이제 영광은 이스라엘을 떠났다" 하고 말하였다.    (Top)  

5:1    불레셋군은 빼앗은 하느님의 궤를 에벤에젤에서 아스돗으로 옮겼다.    (Top)  

5:2    불레셋군은 그 하느님의 궤를 다곤 신전으로 옮겨다가 다곤 바로 곁에 두었다.    (Top)  

5:3    그런데 이튿날 아침 아스돗 백성이 일어나 보니 다곤이 땅에 얼굴을 박은 채 야훼의 궤 앞에 쓰러져 있었다. 그들은 다곤을 일으켜 제 자리에 세웠다.    (Top)  

5:4    이튿날 아침 일어나 보니 다곤이 또 땅에 얼굴을 박은 채 야훼의 궤 앞에 넘어져 있었다. 다곤은 몸통만 성한 채로 남아 있었고 부러진 목과 동강난 두 손은 문지방께에 구르고 있었다.    (Top)  

5:5    그래서 오늘날까지 다곤의 사제들과 아스돗에 있는 다곤의 신전에 드나드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곤의 문지방을 밝지 않는다.    (Top)  

5:6    야훼께서는 아스돗 백성을 호되게 치시어 공포에 몰아 넣으셨다. 아스돗에 종기가 돌고 온 지경에 쥐가 들끓었던 것이다.    (Top)  

5:7    이렇게 되자 아스돗 사람들은 겁에 질려 "이스라엘 신의 궤를 여기에 두어서는 안 되겠다. 우리의 신 다곤과 우리에게 마구 행패를 부린다" 고 하면서    (Top)  

5:8    사람을 보내어 불레셋 추장들을 불러 모아 놓고, 이스라엘 신의 궤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의논한 끝에 이스라엘 신의 궤를 갓으로 옮겼다.    (Top)  

5:9    그런데, 그것을 그리로 옮기자 야훼께서 손으로 그 성도 호되게 치시는 바람에 큰 소동이 일어났다. 온 성에 종기가 돌아 높은 자나 낮은 자나 모조리 종기가 났다.    (Top)  

5:10    그래서 그들은 하느님의 궤를 다시 에크론으로 보냈다. 하느님의 궤가 에크론에 닿자, 에크론 사람들도 "이스라엘 신의 궤를 이리로 가져오다니, 우리 일족을 죽일 작정이냐?" 하면서 아우성을 쳤다.    (Top)  

5:11    그래서 그들은 불레셋 추장들을 모두 불러, 의논한 끝에 "이스라엘 신의 궤를 내어놓지 않았다가는 우리 일족이 몰살을 당하겠다 " 고 하며 본래 있던 곳으로 돌려 보내기로 하였다. 하느님께서 그 손으로 성 마다 호되게 치시는 바람에 떼죽음을 당하는 소동이 일어났던 것이다.    (Top)  

5:12    가까스로 죽음 면한 자는 종기에 걸려 있었다. 그래서 온 성에서 울리는 비명소리가 하늘에 사무쳤다.    (Top)  

6:1    야훼의 궤가 불레셋 지방에 머물러 있은 지 칠 개월이 지났다.    (Top)  

6:2    불레셋 사람들은 사제들과 점장이들을 불러 놓고 물었다. "야훼의 궤를 어떻게 하면 좋겠소? 본래 있던 대로 돌려 보내야 하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말해 보시오."    (Top)  

6:3    그들이 대답하였다. "이스라엘 신의 궤를 돌려 보낼 때 그냥 보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면죄제물을 얹어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병이 나을 것입니다. 그가 왜 당신들에게서 손을 떼지 않으시는지 그 까닭을 알게도 될 것입니다."    (Top)  

6:4    그들이 "면죄제물로 무엇을 얹어 보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이렇게 일러 주었다. "금으로 종기 모양을 다섯 개, 쥐 다섯 마리를 만들어 보내십시오. 그런 재앙이 당신들과 당신들의 추장에게 미쳤으니, 그것을 불레셋 추장들의 수대로 바치는 것입니다.    (Top)  

6:5    전국을 휩쓸고 있는 이 종기와 쥐들의 모양을 만들어 그것으로 이스라엘의 신께 예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신과 땅을 치던 손을 거둘 것입니다.    (Top)  

6:6    파라오나 에집트 사람들처럼 공연히 고집을 부릴 필요는 없습니다. 에집트 사람들은 이 신에게 혼이 나서 이스라엘을 내보내지 않았습니까?    (Top)  

6:7    그러니 이제 새 수레를 만들어 멍에를 메어 본 적이 없는 어미소두 마리를 끌어다가 그 수레를 끌게 하고, 젖먹이 송아지들은 떼어 우리로 보내십시오.    (Top)  

6:8    그리고 야훼의 궤를 가져다가 그 수레에 싣고 돌려 보낼 금면죄제물을 상자에 담아 그 곁에 놓으십시오. 그리고 떠나 보낸 다음    (Top)  

6:9    잘 보십시오. 만일 소가 제 고장을 향해 벳세메스 쪽으로 올라 가면 우리가 당한 이 큰 재앙은 바로 그가 내린 것이 되고 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의 손이 우리를 친 것이 아니라 그저 어쩌다가 당한 재앙이라는 것이 밝혀질 것입니다."    (Top)  

6:10    그들은 하라는 대로 어미소 두 마리를 끌어다가 수레를 메우고 송아지들은 우리에 가두었다.    (Top)  

6:11    그리고 수레에는 야훼의 궤를 싣고 금쥐와 종기 형상을 담은 상자도 실었다.    (Top)  

6:12    그러자 소는 벳세메스 쪽으로 똑바로 걸어 갔다. 불레셋 추장들은 벳세메스 지방까지 따라가 보았다. 소는 울면서도 왼쪽으로나 오른쪽으로나 길을 벗어나지 않고 곧장 걸어 갔다.    (Top)  

6:13    마침 벳세메스 사람들은 골짜기에서 밀을 거두어 들이다가 고개를 들어 궤를 보고는 기뻐하며 나가 맞았다.    (Top)  

6:14    수레는 벳세메스에 있는 여호수아의 밭에 와 멎었는데, 거기에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었다. 야훼의 궤와 금예물이 든 상자를 그 큰 바위 위에 내려 놓자 그 날로 벳세메스 사람들이 야훼께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Top)  

6:15    레위 사람들이 야훼의 궤와 금예물이 든 상자를 그 큰 바위 위에 내려 놓자 그 날로 벳세메스 사람들이 야훼께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Top)  

6:16    그날 불레셋의 다섯 추장은 이것을 보고서야 에크론으로 돌아 갔다.    (Top)  

6:17    불레셋 사람들은 금종기를, 하나는 아스돗, 하나는 가자, 하나는 아스클론, 하나는 갓, 하나는 에크론의 죄를 벗기려고 야훼께 바쳤던 것이다.    (Top)  

6:18    금쥐는 성 안과 성 밖을 통틀어 다섯 추장이 다스리는 불레셋의 모든 성읍의 수효를 따라 드린 것이었다. 야훼의 궤가 놓였던 그 큰 바위가 바로 이날까지 벳세메스 사람 여호수아의 밭에 있어 그것을 증거해 주고 있다.    (Top)  

6:19    그런데 야훼께서는 벳세메스 사람들이 야훼의 궤를 보았다고 해서 그들을 치시어 그 중에서 칠십 명이나 죽이셨다. 그 곳 사람들은 야훼께서 호되게 치시자 슬피 울었다.    (Top)  

6:20    벳세메스 사람들은 "이 거룩하신 하느님 야훼 앞에는 아무도 나설 수 없으니 어디로 보낼까?" 하다가    (Top)  

6:21    키럇여아림 주민들에게 전갈을 보내어 "불레셋 사람들이 야훼의 궤를 돌려 보냈소. 내려 와 모시고 올라 가 주시오" 하고 청하였다.    (Top)  

7:1    그래서 키럇여아림 사람들이 와서 야훼의 궤를 모시고 올라 갔다. 그들은 그것을 언덕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에 모셔 두고 그의 아들 엘르아잘의 성별하여 야훼의 궤를 모시게 하였다.    (Top)  

7:2    그 궤는 키럇여아림에 오랫 동안 안치되어 있었다. 이십 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 이스라엘 가문은 모두 야훼께로 마음을 돌렸다.    (Top)  

7:3    사무엘이 온 이스라엘 가문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이 야훼께 돌아오려는 것이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너희 가운데서 다른 신들과 아스다롯을 버려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야훼께 돌아 와 오로지 그분만을 섬겨라. 그러면 그가 너희를 불레셋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주시리라."    (Top)  

7:4    이 말을 듣고 이스라엘 백성은 바알과 아스다롯을 버리고 야훼만 섬기게 되었다.    (Top)  

7:5    사무엘이 다시 "야훼께 이스라엘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를 올릴 터이니 모두 미스바로 모여라" 하고 일렀다.    (Top)  

7:6    온 이스라엘은 미스바로 모여 와서 물을 길어다 야훼 앞에 부어 바치고 그 날 하루 단식하면서 지은 죄를 야훼께 고백하였다.    (Top)  

7:7    불레셋 추장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미스바에 모였다는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치러 올라 왔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 말을 듣고 불레셋을 두려워하여    (Top)  

7:8    사무엘에게 호소하였다. "불레셋의 손아귀에서 우리를 건져 내달라고 야훼 우리 하느님께 그치지 말고 기도드려 주십시오."    (Top)  

7:9    사무엘이 젖먹이 어린 양 하나를 끌어다가 그것을 통째 번제로 바치고 이스라엘을 구해 달라고 야훼께 부르짖자 야훼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 주셨다.    (Top)  

7:10    사무엘이 아직 번제를 드리고 있을 때, 불레셋군이 이스라엘을 치러 진격해 왔다. 그러나, 그 날 야훼께서 불레셋군 머리 위에서 천둥을 크게 울리시자 그들은 혼비백산, 이스라엘에게 쫓겨 도망쳤다.    (Top)  

7:11    이스라엘 사람들은 미스바에서 몰려 나와 벳갈 아래까지 추격해가며 불레셋군을 무찔렀다.    (Top)  

7:12    사무엘은 돌을 하나 가져다가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우고, "야훼께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고 하여 그 기념비를 에벤에젤이라 명명하였다.    (Top)  

7:13    불레셋은 이렇듯이 기가 꺾이어 다시는 이스라엘 지경을 침입하지 못하게 되었다. 야훼께서는 사무엘이 살아 있는 동안 손수 불레셋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셨던 것이다.    (Top)  

7:14    불레셋에게 빼앗겼던 에크론과 갓 사이의 성읍들이 이스라엘에 돌아 왔다. 이스라엘이 그 지역을 불레셋의 손아귀에서 찾아내던 것이다. 이스라엘과 아모리는 사이좋게 지냈다.    (Top)  

7:15    사무엘은 죽는 날까지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Top)  

7:16    해마다 베델과 길갈과 미스바를 순회하면서 그 가는 곳에서    (Top)  

7:17    자기의 집이 있는 라마로 돌아 오곤 하였다. 그는 거기에서도 이스라엘을 다스렸으며 거기에다 야훼께 제사드릴 제단도 쌓았다.    (Top)  

8:1    사무엘은 나이가 많아지자 두 아들을 판관으로 임명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리게 하였다.    (Top)  

8:2    맏아들의 이름은 요엘이요, 둘째 아들의 이름은 아비야였다. 이들은 브엘세바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렸다.    (Top)  

8:3    그런데 사무엘의 두 아들은 아버지의 길을 따르지 아니하고 제 잇속만 차려 뇌물을 받고는 법대로 다스리지 못하였다.    (Top)  

8:4    그러자 모든 이스라엘 장로들이 한 곳에 모여 라마로 사무엘을 찾아 가    (Top)  

8:5    건의하였다. "당신은 이제 늙고 아드님들은 당신의 길을 따르지 않으니 다른 모든 나라처럼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해 주십시오."    (Top)  

8:6    사무엘이 "우리를 다스릴 왕을 세워 주시오" 하는 말을 듣고, 마음이 언짢아 야훼께 기도하니    (Top)  

8:7    야훼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셨다. "백성이 하는 말을 그대로 들어 주어라. 그들은 너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왕으로 모시기 싫어서 나를 배척하는 것이다.    (Top)  

8:8    그들은 내가 에집트에서 데려 내온 이후 이날 이때까지 나를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며 그런 짓을 해 왔다. 너한테도 지금 그렇게 하는 것이다.    (Top)  

8:9    그러니 이제 그들의 말을 들어 주어라. 그러나 엄히 경고하여 왕이 그들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를 일러 주어라."    (Top)  

8:10    사무엘은 왕을 세워 달라는 백성에게 야훼께서 하신 말씀을 낱낱이 일러 주었다.    (Top)  

8:11    사무엘은 이렇게 일러 주었다. "왕이 너희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 알려 주겠다. 그는 너희 아들들을 데려다가 병거대나 기마대의 일을 시키고 병거 앞에서 달리게 할 것이다.    (Top)  

8:12    천인대장이나 오십인대장을 시키기도 하고, 그의 밭을 갈거나 추수를 하게 할 것이며 보병의 무기와 기병의 장비를 만들게도 할 것이다.    (Top)  

8:13    또 너희 딸들을 데려다가 향료를 만들게도 하고 요리나 과자를 굽는 일도 시킬 것이다.    (Top)  

8:14    너희의 밭과 포도원과 올리브밭에서 좋은 것을 빼앗아 자기 신하들에게 줄 것이며,    (Top)  

8:15    곡식과 포도에서도 십분의 일세를 거두어 자기의 내시와 신하들에게 줄 것이다.    (Top)  

8:16    너희의 남종 여종을 데려다가 일을 시키고 좋은 소와 나귀를 끌어나가 부려 먹고    (Top)  

8:17    양떼에서도 십분의 일세를 거두어 갈 것이며 너희들마저 종으로 삼으리라.    (Top)  

8:18    그 때에 가서야 너희는 너희들이 스스로 뽑아 세운 왕에게 등을 돌리고 울부짖겠지만, 그 날에 야훼께서는 들은 체도 하지 않으실 것이다."    (Top)  

8:19    사무엘이 이렇게 말해 주었건만 백성은 여전히 고집을 부렸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왕을 모셔야겠습니다.    (Top)  

8:20    그래야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를 다스려 줄 왕,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를 이끌고 나가 싸워 줄 왕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Top)  

8:21    사무엘이 백성의 말을 다 듣고 나서 야훼께 아뢰니,    (Top)  

8:22    야훼께서는 "그들의 말대로 왕을 세워 주어라." 하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사무엘은 온 이스라엘 사람에게, 모두들 자기의 성읍에 가 있으라고 일렀다.    (Top)  

9:1    베냐민 지파에 키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아비야의 현손이요 브고랏의 증손이요 스롤의 손자요 아비엘의 아들이었다. 그는 베냐민 사람으로서 유지였다.    (Top)  

9:2    그에게 사울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이스라엘 사람 가운데 그만큼 잘생긴 사람이 없을 만큼 깨끗하게 잘생긴 아들이었다. 누구든지 그의 옆에 서면 어깨 아래에 닿았다.    (Top)  

9:3    하루는 아버지 가스가 기르던 암나귀들이 없어졌다. 그래서 그는 아들 사울에게 종 하나를 데리고 암나귀를 찾아 오라고 하였다.    (Top)  

9:4    그는 종을 데리고 에브라임 산악지대를 넘어 살리사 지방으로 가보았지만 거기에서도 찾지 못하였다. 다시 사알림 지방으로 건너가 보았지만 거기에서도 찾지 못하였다. 다시 베냐민 지방으로 건너 가 보았으나 역시 보이지 않았다.    (Top)  

9:5    수브 지방으로 들어 갔을 때 사울은 데리고 가던 종에게 "아버지께서는 암나귀 생각보다 우리 걱정을 하시겠다" 고 하며 그만 돌아 가자고 하였다.    (Top)  

9:6    그러자 종이, "이 성읍에는 하느님의 사람 한 분이 살고 있습니다. 아주 존경받는 어른이신데 그가 하는 말은 무엇이고 다 들어 맞는다고 하더군요. 그에게 가면 우리가 찾는 것을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을지 알려 줄지도 모릅니다" 하고 말하였다.    (Top)  

9:7    사울이 종에게 물었다. "간다면 그분에게 무엇을 가지고 가겠느냐? 먹을 것이라곤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그 하느님의 사람에게 드릴 복채가 없으니, 무엇을 드리면 좋겠느냐?"    (Top)  

9:8    종이 대답하였다. "여기 저에게 은 사분의 일 세겔이 있습니다. 이것을 하느님의 사람에게 드리면,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을지 알려 줄 것입니다."    (Top)  

9:9    전에는 이스라엘 사람이 하느님께 물어 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선견자에게 가자고 하였다. 오늘날 예언자라는 사람을 전에는 선견자라고 하였다.    (Top)  

9:10    그러자 사울은 종에게, "됐다. 네 말대로 어서 가자" 하며 하느님의 사람이 있는 성으로 갔다.    (Top)  

9:11    사울은 종을 데리고 언덕에 올라 그 성으로 가다가 물을 길으러 나오는 처녀들을 만나 "여기에 선견자가 한 분 계시다지?" 하고 물었다.    (Top)  

9:12    처녀들이 대답하였다. "예, 그분이 저 앞에 가십니다. 오늘 산당에서 이 성의 제사가 있어서 방금 도착하였습니다.    (Top)  

9:13    성으로 들어 가시면 그분이 산당으로 음복하시러 올라 가시기 전에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먹지 않고 그분 오시기를 기다라고 있습니다. 그분이 제물을 축복한 다음에야 손님들이 먹을 수 있으니까요. 지금 올라 가시면 곧 만나실 것입니다."    (Top)  

9:14    이 말을 듣고 그들은 성으로 올라 갔다. 그들이 성 안에 막 들어서려는데 사무엘이 마침 산당으로 올라 가다가 그들과 맞부딪치게 되었다.    (Top)  

9:15    그런데 사울이 오기 전날 야훼께서는 사무엘에게 이렇게 당신의 뜻을 밝히셨다.    (Top)  

9:16    "내일 이맘때 베냐민 지방에서 사람 하나를 너에게 보낼터이니, 너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 성별하여 내 백성 이스라엘의 수령으로 세워라. 그가 내 백성을 불레셋 사람에게서 구해 낼 것이다. 나는 내 백성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Top)  

9:17    사울이 사무엘의 눈에 뜨이는 순간 야훼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였다. "이 사람이 바로 너에게 말해 둔 그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내 백성을 지배할 사람이다."    (Top)  

9:18    사울이 성 문간 안에서 사무엘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여기 선견자 한 분이 계시다는데 그분의 댁이 어딘지 가르쳐 주십시오."    (Top)  

9:19    "바로 내가 그 선견자요" 하고 사무엘이 말하였다. "먼저 산당으로 올라 가시오. 오늘 나와 함께 음식을 나눕시다. 내일 아침에, 그대가 걱정하고 있는 일을 다 일러 준 다음 떠나도록 해 주리다.    (Top)  

9:20    사흘 전에 잃어 버린 암나귀 일로 더 이상 마음 쓰지 마시오. 나귀는 찾았소. 이스라엘의 모든 기대가 누구의 어깨에 걸려 있는지 아시오? 그대와 그대의 가문에 걸려 있소."    (Top)  

9:21    사울이 대답하였다. "그렇지만 저는 베냐민 사람이 아닙니까? 저희 지파는 이스라엘 지파 중에서도 가장 작은 지파입니다. 저의 문벌은 베냐민 지파 중에서도 가장 초라합니다. 그런데 어찌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Top)  

9:22    사무엘은 사울과 그의 종을 데리고 식당으로 들어 가 삼십 명 가량 모인 손님들의 상좌에 앉혔다.    (Top)  

9:23    사무엘이 요리사에게 "잘 간수하라고 맡겨 두었던 그 제사 음식을 가져오너라" 하고 이르자,    (Top)  

9:24    요리사가 제물의 다리와 꼬리를 들어다가 사울 앞에 차려 놓고 말하였다. "당신께 드리려고 따로 떼어 둔 몫입니다. 어서 잡수십시오. 이 손님들과 함께 잡수시라고 떼어 두었던 것입니다." 그 날 사울은 사무엘과 함께 음식을 먹었다.    (Top)  

9:25    그들은 산당에서 성으로 내려 와 보니 사울의 잠자리가 옥상에 마련되어 있어 거기에서 밤을 지냈다.    (Top)  

9:26    날이 새자 사무엘이 옥상에 대고 "일어나 길을 떠납시다." 하고 사울을 불렀다. 사울은 얼어나 사무엘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Top)  

9:27    그들은 성읍의 끝에까지 걸어 내려 갔다. 거기에서 사무엘이 사울에게 일렀다. "종을 먼저 보내고 그대는 잠깐 여기에 서 있으시오.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드리리다."    (Top)  

10:1    사무엘은 기름 한 병을 꺼내어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을 맞추며 이렇게 선언하였다. "야훼께서 그대에게 기름을 부어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의 수령으로 성별해 세우시는 것이오. 그대는 야훼의 백성을 지배하시오. 그대는 사방에 있는 적의 세력으로부터 이 백성을 구해 내어야 하오. 야훼께서 그대에게 기름을 부어 당신 몫인 이 백성의 수령으로 성별해 세우신 표는 이것이오.    (Top)  

10:2    오늘 그대는 나를 떠나 가다가 베냐민 지역 셀사에 있는 라헬의 무덤 근처에서 두 사람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그대의 부친이 그대가 찾아다니던 암나귀를 찾아냈으므로 나귀 걱정은 놓았지만 그대들이 걱정되어 "내 아들이 어찌 되었느냐?" 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알려 줄 것이오.    (Top)  

10:3    거기에서 다시 다볼에 있는 상수리나무 쪽으로 건너 가시오. 거기에서 그대는 하느님을 예배하러 베델로 올라 가는 세 사람과 마주칠 것이오. 한 사람은 염소새끼 세 마리를 안고 한 사람은 떡 세 덩어리를 가지고 나머지 한 사람은 술 한 자루를 메고 올 것이오.    (Top)  

10:4    그 사람들이 그대와 인사를 나누고 떡 두 덩이를 줄 터이니 받으시오.    (Top)  

10:5    그리고 나서 불레셋의 수비대가 있는 하느님의 언덕에 이르면 산당에서 내려 오는 예언자들의 무리를 만날 것이오. 그들은 거문고를 뜯고 소구를 치고 피리를 불고 수금을 뜯으며, 신이 들려 내려 올 것이오.    (Top)  

10:6    그 때 야훼의 기운이 갑자기 내리덮쳐, 그대도 그들과 함께 신이 들려 아주 딴 사람이 될 것이오.    (Top)  

10:7    이런 일들이 일어나거든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는 것이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하시오.    (Top)  

10:8    그대는 나보다 앞서 길갈로 내려 가시오. 나도 뒤따라 그대 있는 곳으로 내려 가서 번제와 친교제를 드리리다. 나와 만날 때까지 칠 일간 기다리시오. 그 때에 가서 그대가 할 일을 가르쳐 주겠소."    (Top)  

10:9    사울이 사무엘을 뒤에 두고 길을 떠나자 하느님께서 그의 속마음을 새롭게 하셨고, 그 날로 이런 조짐이 모두 일어났다.    (Top)  

10:10    사울은 종을 데리고 그 언덕에 이르렀을 때 과연 예언자의 무리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자 갑자기 하느님의 기운이 사울에게 내리덮쳐 그도 신이 들여 그들과 한데 어울렸다.    (Top)  

10:11    그래서 사울을 전부터 아는 사람들은 그가 예언자들과 함께 신들린 것을 보고는 서로 "키스의 아들이, 이제 어찌 된 일이냐. 사울도 예언자들 중의 하나던가?" 하며 수군거렸다.    (Top)  

10:12    거기에 있던 사람 하나가 "이들이 도대체 누구네 집 아들이냐?" 고 묻는 바람에 "사울도 예언자들 중 하나더냐?" 하는 속담이 생겼다.    (Top)  

10:13    사울은 이렇게 신이 들렸다가 풀려난 뒤에야 집으로 돌아 갔다.    (Top)  

10:14    사울이 종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고 그의 삼촌이 "어디를 갔다 왔느냐?" 하고 물었다. 그가 대답하였다. "암나귀를 찾아 나섰지만 찾지 못하고 사무엘 어른께 갔다 오는 길입니다."    (Top)  

10:15    이 말을 듣고 사울의 삼촌이 다시 물었다. "그분이 너희에게 무슨 말을 하시더냐?"    (Top)  

10:16    사울이 "암나귀는 이미 찾았다고 일러 주시더군요" 하고 대답하면서 자기가 왕이 될 것이라는 사무엘의 말만은 하지 않았다.    (Top)  

10:17    사무엘이 이스라엘 백성을 미스바로 불러 야훼 앞에 모아 놓고    (Top)  

10:18    일렀다.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내가 이스라엘을 에집트에서 끌어 내어 에집트뿐만 아니라 너희를 못살게 구는 모든 나라의 손아귀에서 너희를 구해 주었다."    (Top)  

10:19    그런데도 당신들은 오늘날 어려움이나 괴로움을 당할 때마다 당신들을 살려 주신 당신의 하느님을 저버리고 "안 되겠습니다. 왕을 세워 주십시오." 하니, 이제 지파별 씨족별로 야훼 앞에 나와 서시오."    (Top)  

10:20    사무엘이 이스라엘 온 지파를 내세우고 제비를 뽑자 베냐민 지파가 뽑혔다.    (Top)  

10:21    다시 베냐민 지파를 갈래별로 내세우고 제비를 뽑자 마드리 갈래가 뽑혔다. 다시 마드리 갈래를 한 사람씩 내세우고 제비를 뽑자 키스의 아들 사울이 뽑혔다. 그래서 그를 찾아 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Top)  

10:22    사람들이 야훼께, "그 사람이 여기에 와 있습니까?" 하고 묻자 야훼께서 "그렇다, 저기 짐짝들 틈에 숨어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Top)  

10:23    그래서 사람들이 뛰어 가 그를 데리고 나왔다. 그가 사람들 가운데 서자 "그들의 키는 모두 그의 어깨에도 차지 못하였다.    (Top)  

10:24    사무엘이 백성에게 "야훼께서 뽑으신 이를 보아라. 이 나라에는 이만한 인물이 없다" 하고 선포하자 온 백성이 "우리 임금 만세!" 하고 외쳤다.    (Top)  

10:25    사무엘은 백성에게 군주제도를 설명하고 그것을 두루마리에 기록하여 야훼 앞에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나서 온 백성을 각기 집으로 돌려 보냈다.    (Top)  

10:26    사울도 역시 기브아에 있는 집으로 돌아 갔다. 그 때 하느님께서 마음을 내키게 하시어 그를 따라 나선 군인들이 있었다.    (Top)  

10:27    그러나 "이 친구가 어떻게 우리를 구할 수 있으랴?" 하고 멸시하는 못된 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사울을 얕잡아 보고 선물도 바치지 않았다.    (Top)  

11:1    한 달쯤 지나 암몬 사람 나하스가 야베스 길르앗을 공격, 포위하였다. 그러자 야베스 사람들이 나하스에게 "그러지 말고 우리와 조약을 맺읍시다. 우리가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하고 제의하였다.    (Top)  

11:2    그러나 암몬 사람 나하스는 "조약을 맺는 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내가 너희의 오른쪽 눈알을 빼내어 온 이스라엘을 욕보일 터인데 그래도 좋으냐" 하고 퉁기었다.    (Top)  

11:3    야베스의 장로들이 사정하였다. "우리가 이스라엘 곳곳에 전갈을 보낼 수 있도록 칠 일간만 여유를 주십시오. 그래도 우리를 구하러 오는 자가 없으면 항복하겠습니다."    (Top)  

11:4    이리하여 그 전갈을 사울이 사는 기브아에도 다다랐다.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목놓아 울었다.    (Top)  

11:5    마침 사울이 소를 몰고 들에서 들어 오다가 그 광경을 보고 우는 이유를 묻자, 사람들이 야베스에서 온 전갈을 들려 주었다.    (Top)  

11:6    이 말을 듣는 순간 하느님의 기운이 임하여 사울을 크게 분기가 치솟았다.    (Top)  

11:7    사울은 겨릿소 한 쌍을 끌어다가 각을 떠 이스라엘 전 지역에 보내면서 "누구든지 사울과 사무엘을 따라 나서지 않는 자는 이 모양이 되리라" 하고 전하게 하였다. 그러자 백성들은 주를 두려워하며 일제히 따라 나섰다.    (Top)  

11:8    사울이 베젝에서 그들을 점호해 보니 이스라엘 사람이 삼십만, 유다 사람이 삼만이었다.    (Top)  

11:9    사울이 야베스 길르앗에서 전갈을 가지고 왔던 사람들에게 일렀다. "가서 사람들에게, 햇볕이 한창 내리쬘 때까지는 승리의 개가를 올리리라고 전하여라." 이 전갈을 받고 야베스 사람들은 매우 기뻐하였다.    (Top)  

11:10    그리고 나하스에게는 이렇게 말해 두었다. "내일 당신들한테 항복하러 나가겠습니다. 그 때에 가서 우리를 마음대로 하십시오"    (Top)  

11:11    이튿날 새벽녘에 사울은 군일들을 삼군으로 나누어, 적의 진지 한 복판으로 곧장 쳐들어 가서 햇볕이 내리쬘 때가지 암몬군을 무찔렀다. 살아 남은 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다.    (Top)  

11:12    백성들이 사무엘에게 "사울 따위가 우리 임금이 되겠느냐고 하던 자들이 누군지, 그런 자들은 죽여 버리겠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요구하였다.    (Top)  

11:13    그러나 사울은 "안 될 말이오. 야훼께서 이스라엘에 승리를 안겨주신 이 날에 사형이 왠 말이오?" 하며 허락지 않았다.    (Top)  

11:14    사무엘이 백성에게 "자 길갈로 가서 즉위식을 올립시다." 하고 말하자    (Top)  

11:15    백성들은 모두 길갈로 올라 가 사울을 야훼 앞에서 왕으로 모시고 거기에서 야훼께 친교제를 드렸다. 사울과 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크게 기뻐하였다.    (Top)  

12:1    사무엘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보아라, 나는 너희가 원하는 대로 너희를 다스릴 임금을 세웠다.    (Top)  

12:2    이제부터는 이분이 임금으로서 너희를 이끄실 것이다. 나는 이렇게 늙어 백발이 되었고 내 아들들도 너희와 함께 있다. 나는 젊어서부터 이날까지 너희를 이끌어 왔다.    (Top)  

12:3    이제 나에게 무슨 불만이 있거든 야훼께서 계시는 이 자리, 그가 세우신 임금 앞에서 털어 놓아라. 내가 누구의 소를 빼앗은 적이 있느냐? 누구의 나귀를 빼앗은 적이 있느냐? 내가 누구를 억압하고 착취한 일이 있느냐? 누구에게 뇌물을 받고 눈감아 준 일이 있느냐? 그런 일이 있으면 다 갚으리라."    (Top)  

12:4    그들이 "우리를 억압하신 적도, 착취하신 적도 없습니다. 아무에게서도 무엇 하나 빼앗으신 적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Top)  

12:5    사무엘이 그들에게 다짐하였다. "너희는 내 손에서 아무런 부정도 찾지 못했다고 하였다. 이 날 야훼께서 이 일의 증인이 되셨고, 그가 기름부어 세우신 임금도 증인 되셨다." 백성들이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Top)  

12:6    사무엘이 백성에게 말하였다. "그렇다. 모세와 아론을 내세워 너희 조상을 에집트에서 이끌어 내신 야훼께서 증인이시다.    (Top)  

12:7    그러니 이제 나서거라. 내가 야훼께서 너희와 너희 조상들에게 해주신 고마운 일을 낱낱이 들어 야훼 앞에서 너희와 따질 일이 있다.    (Top)  

12:8    야곱이 그의 후손들을 거느리고 에집트로 내려 간 뒤, 너희 조상인 그들이 에집트인의 학대에 못 이겨 야훼께 울부짖자 야훼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보내시어 에집트에서 너희 조상을 이끌어 내시어 이 곳에 정착시키셨다.    (Top)  

12:9    그러나 그들은 자기 하느님 야훼를 저버렸기 때문에 야훼께서는 그들을 하솔 왕 야빈의 사령관 시스라와 불레셋 사람들과 모압 왕에게 공격을 받도록 하셨다.    (Top)  

12:10    그러자 너희 조상은 야훼께 호소하였다. "우리가 죄를 지었습니다. 우리는 야훼를 저버리고 바알과 아스다롯을 섬겼습니다. 이제 우리를 원수들의 손아귀에서 건져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Top)  

12:11    그래서 야훼께서는 여룹바알, 바락, 입다, 삼손을 보내시어 에워싼 원수들의 손아귀에서 너희를 건져 내시고 안심하고 살게 해 주셨다.    (Top)  

12:12    그런데 너희는 암몬 왕 나하스가 너희를 치러 오는 것을 보고는 야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 왕이신데도 나에게 "안 되겠습니다. 차라리 왕을 세워 우리를 다스리게 해 주십시오" 하고 요구하였다.    (Top)  

12:13    이제 너희가 요구하던 왕, 너희가 뽑아 세운 왕이 여기 있다. 야훼께서 너희를 다스리도록 세우신 왕이다.    (Top)  

12:14    만일 너희가 야훼를 두려워하여 그를 섬기며 그의 말씀을 듣고 그의 명령을 거역하지 아니하고 또 너희뿐 아니라 너희를 다스리는 왕이 야훼 너희 하느님의 뒤를 따르면 좋으려니와    (Top)  

12:15    너희가 야훼의 말씀을 듣지 않고 그의 명령을 거역한다면 야훼께서 손을 들어 너희와 너희 왕을 치실 것이다.    (Top)  

12:16    이제 너희는 서서 야훼께서 너희 눈앞에 해 보이시는 놀라운 일을 지켜 보아라.    (Top)  

12:17    지금은 밀 거두는 때가 아니냐? 내가 야훼를 불러 아뢰면 야훼께서 천둥과 함께 비를 내리시리라. 너희가 그것을 보고 야훼 앞에서 왕을 세워 달라고 한 일이 얼마나 큰 죄인지 깨닫게될 것이다."    (Top)  

12:18    사무엘이 야훼께 아뢰자 그 날로 야훼께서 천둥과 함께 비를 내리셨다. 온 백성이 야훼와 사무엘을 매우 두려워하게 되었다.    (Top)  

12:19    온 백성이 사무엘에게 호소하였다. "당신이 하느님 야훼께 기도드려, 당신의 종인 우리들로 하여금 죽지 않게 해 주십시오. 우리가 이미 저지른 죄도 모자라 왕을 세워 달라는 못된 짓을 더하였습니다."    (Top)  

12:20    사무엘이 백성에게 일렀다. "두려워하지 말라. 비록 너희가 못할 일을 했지만, 앞으로는 야훼를 떠나지 말고 성심껏 야훼를 섬기도록 하여라.    (Top)  

12:21    허수아비들을 따라지 말아라 그것들은 너희를 도울 수도, 건져 줄 수도 없는 헛된 것들이다.    (Top)  

12:22    야훼께서는 너희를 당신의 백성으로 삼기로 하였다. 당신의 높으신 이름에 욕이 돌아 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너희를 버리시지 않으실 것이다.    (Top)  

12:23    나도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리라. 기도하지 않는 죄를 야훼께 짓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 나는 너희에게 무엇이 좋고 바른 일인지를 가르쳐 주리라.    (Top)  

12:24    야훼께서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해 보이셨으니, 너희는 야훼를 두려워하며 거짓없이 성심으로 그를 섬겨야 한다.    (Top)  

12:25    그러나 만일 여전히 못된 짓을 한다면 너희와 너희 임금이 모두 망할 것이다."    (Top)  

13:1    (사울이 왕이 된 것은 한 살 때였다. 그는 이스라엘을 이 년간 다스렸다.) - (히브리 원전에는 있으나 맞지 않음)    (Top)  

13:2    사울은 이스라엘에서 삼천 명을 뽑아 그 가운데서 이천 명은 자기가 몸소 거느려 믹마스와 베델 산악지대에 주둔하고, 천 명은 요나단에게 맡겨 베냐민 지방 게바에 주둔시켰다. 나머지 군대는 모두 집으로 돌려 보냈다.    (Top)  

13:3    요나단은 기브아에 있는 불레셋 수비대를 쳤다. 그리하여 불레셋 사람들 사이에 히브리인들이 반기를 들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한편 사울은 나팔을 불어 방방곡곡에 소집령을 내렸다.    (Top)  

13:4    이스라엘 온 국민은 사울이 불레셋 수비대를 쳐서 불레셋 사람들의 원한을 사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길갈로 모여와 사울과 합세하였다.    (Top)  

13:5    불레셋군도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모였다. 그들은 병거가 삼천, 기마가 육천이나 되었고 보병은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들은 베다웬 동편 믹마스에 올라 가 거기에 진을 쳤다.    (Top)  

13:6    이스라엘군은 전세가 불리한 것을 보고 저마다 굴이나 바위틈이나 구덩이나 웅덩이를 찾아 몸을 숨겼고,    (Top)  

13:7    더러는 요르단 여울을 건너 가드와 길르앗 지방으로 달아났다. 사울은 길갈에 남아 있었는데 그를 따르는 군대는 모두 떨고 있었다.    (Top)  

13:8    사울은 사무엘을 만나려고 칠 일을 기다렸으나 사무엘은 길갈에 나타나지 않았다. 군인들은 하나 둘 사울 곁을 떠나기 시작하였다.    (Top)  

13:9    사울은 기다리다 못하여 번제물과 친교제물을 가져오라고 하여 번제를 드렸다.    (Top)  

13:10    사울이 번제를 막 드리고 나자 사무엘이 왔다. 사울이 마중 나가 인사하자 사무엘은    (Top)  

13:11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오?" 하며 꾸짖었다. 사울이 대답하였다. "군인들은 하나 둘 도망치고 선생님은 정하신 때에 오지 않으시는 데다가 불레셋군은 믹마스에 집결해 있어    (Top)  

13:12    야훼의 노여움을 풀어 드리기도 전에 불레셋군이 길갈로 쳐내려 올 것 같아서 부득이 번제를 드렸습니다."    (Top)  

13:13    사무엘이 다시 사울을 꾸짖었다. "그대는 어리석은 짓을 하였소. 어찌하여 그대의 하느님 야훼께서 내리신 분부를 지키지 않았소? 지키기만 했더라면 야훼께서 이스라엘을 다스릴 그대의 왕조를 길이 길이 세워 주실 터인데,    (Top)  

13:14    이제 그대의 대는 더 이어 가지 못할 것이오. 그대가 야훼의 분부를 지키지 않았으니, 야훼께서는 당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다시 찾아 당신의 백성을 다스릴 수령으로 세우실 것이오."    (Top)  

13:15    그리고 나서 사무엘은 일어나 길갈을 등지고 산 쪽으로 올라가 버렸다. 사울은 나머지 군대를 이끌고 길갈에서 적군 쪽으로 이동하였다. 사울이 베냐민 지방 게바로 올라 가 병력을 점검하여 보니 육백 명밖에 되지 않았다.    (Top)  

13:16    사울이 그의 아들 요나단이 거느린 군대는 베냐민 지방 게바에서, 믹마스에 진을 친 불레셋군과 대진하였다.    (Top)  

13:17    불레셋 진영에서는 기습부대가 셋으로 나뉘어 출동하였다. 한 부대는 수알 지방 오브라 쪽으로 향하고    (Top)  

13:18    다른 한 부대는 벳호론 쪽으로, 나머지 한 부대는 스보임 골짜기를 굽어 보고 광야가 바라보이는 지역으로 향하였다.    (Top)  

13:19    그 당시 이스라엘에는 대장장이가 한 명도 없었다. 불레셋이 히브리인들에게 칼이나 창 같은 것을 만들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Top)  

13:20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보습이나 곡괭이나 도끼나 낫을 버리려면 불레셋 사람이 사는 데로 내려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Top)  

13:21    보습이나 곡괭이를 벼리는 값은 삼분의 이 세겔이었고 도끼를 벼리고 낫을 가는 값은 십분의 일 세겔이었다.    (Top)  

13:22    그래서 그 전쟁인 터졌을 때 사울과 요나단을 따르는 무리에게는 칼도 창도 없었다. 무기를 가진 사람은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뿐이었다.    (Top)  

13:23    불레셋군의 전초부대는 믹마스로 건너 가는 길목까지 나와 있었다.    (Top)  

14:1    하루는 사울의 아들 요나단이 자기 무기당번에게 "우리끼리 저 건너 불레셋 초소로 가자" 하고 일렀다. 그러나 아버지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Top)  

14:2    그 때 사울은 육백 명 가량 되는 군인을 거느리고 게바 변두리 마그론에 있는 석류나무 아래 진을 치고 있었다.    (Top)  

14:3    실로에서 야훼의 사제로 있던 엘리의 증손이요 비느하스의 손자요 이가봇의 조카이며 아히툽의 아들인 아히야가 에봇을 모셔 왔다. 그런데 요나단이 자리를 뜬 줄은 아무도 몰랐다.    (Top)  

14:4    불레셋 진영으로 건너 가는 길목 양쪽에는 날카로운 돌기둥이 둘 있었는데, 하나는 보세스라 하고 다른 하나는 세네라고 하였다.    (Top)  

14:5    하나는 북쪽에서 믹마스를 향하고 다른 하나는 남쪽에서 게바를 향하여 서 있었다.    (Top)  

14:6    요나단이 자기 무기당번에게 일렀다. "자! 오랑캐놈들의 초소로 들어 가자. 야훼께서 손을 써 주실 것이다. 야훼께서 우리를 도와만 주신다면 적의 수가 많든 적든 무슨 상관이겠느냐?"    (Top)  

14:7    "생각대로 하십시오.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지 저는 그대로 따를 뿐입니다." 무기당번이 이렇게 말하자.    (Top)  

14:8    요나단은 입을 열었다. "그럼 좋다. 놈들이 볼 수 있는 데로 건너가자.    (Top)  

14:9    그리고 만약 저쪽에서 "우리가 갈 때까지 꼼짝 말고 게섰거라." 하고 소리치면 그 자리에 선 채 놈들한테로 올라 가지 말고,    (Top)  

14:10    만약 자기들한테로 올라 오라고 하면 올라가 치자. 바로 이것으로 야훼께서 이미 놈들을 우리 손에 붙이셨다는 징조를 삼자."    (Top)  

14:11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이 불레셋 초소에서 보이는 자리로 나서자 불레셋 사람들이, "저 봐라. 히브리놈들이 숨어 있던 구멍에서 기어 나왔다!" 하면서    (Top)  

14:12    요나단과 그의 무기당번을 건너다 보고 "이리로 올라 오너라. 알려 줄 게 있다" 하고 외쳤다. 이 말을 듣고 요나단은 무기당번에게 "나만 따라 올라 오너라. 야훼께서 놈들을 이스라엘 손에 붙이셨다" 하고는    (Top)  

14:13    손과 발로 기어 올라 갔다. 그의 무기당번도 뒤를 바싹 따랐다. 요나단은 앞으로 걸어 나오는 불레셋 군인들을 쳐죽였다. 무기당번도 뒤따라 가며 쳐죽였다.    (Top)  

14:14    이렇게 요나단과 그의 무기당번은 첫 대전에서 하루갈이 밭을 반이랑 갈아 젖히듯, 이십 명 가량 죽였다.    (Top)  

14:15    진지 안에 있는 군대, 전장에 있는 군대, 초소에 있는 군대, 기습부대 할 것 없이 모든 군대가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 온 땅이 뒤흔들리고 무시무시한 공포가 내리덮쳤다.    (Top)  

14:16    베냐민 지방 게바에서 보초를 서던 사울의 군인들은 불레셋군이 갈팡질팡하는 것을 보았다.    (Top)  

14:17    그러자 사울이 함께 잇던 군일들에게 "인원을 점호하여 우리 가운데서 누가 빠져 나갔는지 알아 내어라" 하고 명령하였다. 조사해 보니 요나단과 그의 무기당번이 보이지 않았다.    (Top)  

14:18    사울이 아히야에게 에봇을 내오라고 일렀다. 그때 에봇은 이스라엘 앞에서 아히야가 모시고 있었다.    (Top)  

14:19    사울이 사제에게 말하고 있는 사이에도 불레셋 진영이 점점 더 소란해졌다. 그래서 사울은 사제에게 "그만두어라" 하고는    (Top)  

14:20    전군을 거느리고 소리치며 싸움터에 다다라 보니, 적군은 제 편끼리 칼로 치고 찌르며 수라장을 이루고 있었다.    (Top)  

14:21    이제껏 불레셋에 붙어 그들과 같이 싸우러 나왔던 히브리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사울과 요나단이 이끄는 이스라엘군에 가담하여 싸웠다.    (Top)  

14:22    에브라임 산악지대에 숨었던 온 이스라엘군도 불레셋군이 도망친다는 말을 듣고 합세하여 쫓아 가며 그들을 무찔렀다.    (Top)  

14:23    이렇게 그 날 야훼께서 이스라엘을 도와 주셨으므로 싸움은 벳호론 건너편까지 번져 갔다.    (Top)  

14:24    그 날 이스라엘군이 하나 둘 모여 왔을 때 사울은 전군에게 맹세를 시켰다. "해 떨어질 때까지는 원수를 갚아야 할 터이니 그때까지는 무엇이든지 먹는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 그래서 전군은 아무 것도 먹지를 못했다.    (Top)  

14:25    마침 거기 들에는 꿀이 든 벌집이 있었는데    (Top)  

14:26    군인들은 벌집 가까이 와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손가락으로 찍어다 입에 대는 자가 없었다. 맹세한 일이 무서웠던 것이다.    (Top)  

14:27    그러나 요나단은 아버지가 전군에게 다짐을 준 말을 듣지 못한 터이라, 손에 든 막대기를 내밀어 그 끝으로 벌집에서 꿀을 찍어먹으니 눈이 번쩍 뜨였다.    (Top)  

14:28    군인 중의 하나가 요나단에게 "당신의 아버님께서 오늘 안으로 무엇이든지 먹는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고 전군에 맹세를 시키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군인들이 지쳐 있습니다" 하고 알려주었다.    (Top)  

14:29    그러자 요나단은 투덜댔다. "아버지께서 이 지역은 손도 못 대게 하시다니, 꿀 한 번 찍어 먹고 나는 이렇게 눈이 다 번쩍 뜨였는데    (Top)  

14:30    오늘 적군한테서 닥치는 대로 빼앗아 먹었던들 지금쯤은 불레셋군을 더 죽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Top)  

14:31    그 날 이스라엘군은 불레셋군을 믹마스에서 아얄론에 이르기까지 따라가며 쳐죽였다. 그런데 군인들은 허기진 나머지 약탈에 나서    (Top)  

14:32    양, 소, 송아지 할 것 없이 마구 잡아다 맨 땅에서 잡고 고기를 피째 먹어 버렸다.    (Top)  

14:33    사울은 군일들이 고기를 피째로 먹어 야훼께 죄를 짓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하느님을 배반하였구나" 하면서 큰 돌을 굴려 오라고 명하였다.    (Top)  

14:34    그리고는 전군에 흩어져 나가, 소와 양을 가져다 거기에서 잡아 먹되 고기를 피째로 먹어 야훼께 죄를 지어선 안 된다고 전하게 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날이 어두워지자 저마다 소를 몰고 와 거기에서 잡았다.    (Top)  

14:35    이리하여 사울은 야훼께 제단을 세워 드렸는데 이것이 그가 야훼께 처음으로 세워 드린 제단이다.    (Top)  

14:36    사울이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일제히 오늘 밤 사이에 추격해 내려가 불레셋을 해뜨기 전에 한 놈도 남기지 말고 쳐부수자." 그러자 군인들은 "좋으신 대로 하십시오" 라고 대답했으나, 아히야 사제는 우선 하느님께 여쭈어 보자고 제의하였다.    (Top)  

14:37    사울이 하느님께 여쭈었다. "불레셋을 추격해 내려 갈까요? 그들을 이스라엘 손에 붙이시겠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런 응답도 내리시지 않았다.    (Top)  

14:38    그러자 사울이 선언하였다. "군대 지휘관들은 앞으로 나서거라. 오늘 이 죄가 누구에게 있는지 알아 보리라.    (Top)  

14:39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야훼, 살아 계시는 야훼 앞에서 나는 맹세한다. 그 죄가 내 자식 요나단에 있다 하여도 마땅히 죽이리라." 그러나 군인들 가운데 입을 여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Top)  

14:40    사울이 온 이스라엘군에게 외쳤다. "너희는 모두 한편에 서라. 나와 내 아들 요나단은 다른 편에 서리라." 군인들이 모두 사울에게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하고 대답하자.    (Top)  

14:41    사울이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 아뢰었다. "오늘 소인에게 응답하지 않으시니, 웬일이십니까?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여, 만약 그 허물이 저나 제 자식 요나단에게 있다면 우림이 나오게 하시고, 그 허물이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있다면 둠밈이 나오게 하십시오." 그러자 요나단과 사울이 걸리고 백성은 풀려났다.    (Top)  

14:42    사울이 말하였다. "나와 요나단 사이에 주사위를 던져라." 그러자 요나단이 걸렸다.    (Top)  

14:43    사울이 요나단에게 물었다. "네가 무엇을 했느냐? 말해 보아라." 요나단이 대답하였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막대기 끝으로 꿀을 좀 찍어 맛 보았을 뿐입니다. 그러나 죽을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Top)  

14:44    사울이 "어떤 일이 있어도 너 요나단은 사형이다" 하고 선언하였다.    (Top)  

14:45    그러자 군인들이 사울에게 간하였다. "이스라엘에 이번 대승을 안겨 준 요나단을 죽이시다니 안 될 말씀입니다. 살아 계신 야훼를 두고 맹세합니다. 그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결코 땅에 떨어뜨릴 수 없습니다. 그는 오늘 하느님과 함께 이 일을 해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군인들은 요나단을 살려 내어 죽지 않게 하였다.    (Top)  

14:46    사울은 불레셋군을 더 추격하지 아니하고 돌아 갔다. 불레셋군도 자기 고장으로 물러갔다.    (Top)  

14:47    사울은 모압, 암몬 백성, 에돔, 소바 왕, 불레셋 등 사방에 있는 원수들과 싸울 때마다 승리를 거두어 이스라엘 왕위를 굳혔다.    (Top)  

14:48    특히 그는 아말렉을 쳐부수고 침략받던 이스라엘을 구출하여 용명을 떨쳤다.    (Top)  

14:49    사울에게는 세 아들, 요나단, 이스위, 말기수아와 큰딸 메랍과 작은 딸 미갈이 있었다.    (Top)  

14:50    사울의 아내는 아히마스의 딸 아히노암이었다. 그의 사령관은 삼촌 넬의 아들 아브넬이었다.    (Top)  

14:51    사울의 아버지 키스와 아브넬의 아버지 넬은 아비엘의 아들이었다.    (Top)  

14:52    사울은 평생 불레셋과 격전을 벌였다. 그래서 용감하고 힘센 사람은 눈에 뜨이는 대로 등용시켰다.    (Top)  

15:1    사무엘이 사울에게 전하였다. "야훼께서 나를 보내시어 그대에게 기름을 부어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릴 왕으로 세우라고 하셨소. 그러니 이제 야훼 말씀을 들으시오.    (Top)  

15:2    만군의 야훼께서 하시는 말씀이오. "아말렉 사람들이 이스라엘에게 한 짓 즉, 에집트에서 올라 오는 이스라엘을 공격한 그 일 때문에 나는 그들에게 벌을 내리기도 하였다.    (Top)  

15:3    그러니 너는 당장에 가서 아멜렉을 치고 그 재산을 사정 보지 말고 모조리 없애라. 남자와 여자, 아이와 젖먹이, 소떼와 양떼, 낙타와 나귀 할 것없이 모조리 죽여야 한다.""    (Top)  

15:4    그래서 사울이 총동원령을 내리고 델라임에서 점호해 보니 보병이 이십만이었고 유다 측에서도 일만이 가담했었다.    (Top)  

15:5    사울은 아말렉의 시에 이르러 골짜기에 군인들을 잠복시켜 놓고    (Top)  

15:6    켄 사람들에게 전갈을 보냈다. "아말렉 편에서 떨어져 내려 오라. 온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그대들이 그렇게 잘해 주었는데 우리가 아말렉을 칠 때 그대들까지 치는 불상사가 일어나서야 되겠는가?" 이 말을 듣고 켄 사람들은 아말렉에서 떨어져 나왔다.    (Top)  

15:7    사울은 아말렉을 공격, 하윌라에서 시작하여 에집트 동쪽에 있는 수르까지 따라 가며 쳤다.    (Top)  

15:8    그는 아말렉 왕 아각만 사로잡고 나머지 군대는 모조리 칼로 쳐죽였다.    (Top)  

15:9    사울이 거느리는 이스라엘군은 아각뿐 아니라 양과 소 중에서도 좋은 놈, 기름진 짐승과 새끼양군은 그 밖에 모든 탐스러운 것들을 없애 버리기가 아까와 그대로 살려 두고 쓸모없고 하찮은 것들만 없애 버렸다.    (Top)  

15:10    이 일이 있은 후 야훼의 말씀이 사무엘에게 내렸다.    (Top)  

15:11    "나는 사울을 왕으로 삼은 것을 후회한다. 그가 나에게 등을 돌렸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다." 사무엘은 애가 타서 밤새도록 야훼께 부르짖었다.    (Top)  

15:12    이튿날 아침 사무엘이 사울을 만나러 나서자 누가 그에게 이런 말을 전해 주었다. "사울왕은 오는 길에 가르멜에다 자기의 승전비를 세워 놓고 그곳을 떠나 길갈로 내려 갔습니다."    (Top)  

15:13    사무엘이 사울을 찾아 만나자 사울이 "야훼께 복을 받으십시오. 야훼께서 시키신 대로 다 하였습니다 " 하며 인사를 하였다.    (Top)  

15:14    사무엘이 "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어찌 된 일이오? 또 소 우는 소리도 들리는데 어찌 된 일이오?" 하고 물었다.    (Top)  

15:15    사울이 "군인들이 아말렉에게서 빼앗아 온 것입니다. 양떼, 소떼 중에서도 좋은 놈을 살려 두었다가 선생께서 모시는 야훼 하느님께 잡아 바치려고 끌어 온 것입니다. 그 밖의 것은 모조리 없애 버렸습니다" 하고 변명하자    (Top)  

15:16    사무엘이 "그만하시오. 지난밤 야훼께서 나에게 내리신 말씀을 전할 터이니 들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사울이 대답하였다. "어서 말씀하십시오."    (Top)  

15:17    사무엘이 입을 열었다. "그대는 본래 자신을 하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야훼께서 그대를 기름 부어 이스라엘 위에 왕으로 세우시고 이스라엘 지파들의 우두머리로 삼으셨소.    (Top)  

15:18    야훼께서 그대를 출정시키시면서 무엇이라고 하셨소? "가서 저 못된 아말렉족을 없애 버려라. 그들을 쳐서 하나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전멸시켜라" 고 하지 않으셨소?    (Top)  

15:19    그런데도 그대는 어찌하여 야훼의 말씀은 듣지 아니하고 전리품에만 덤벼들어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였소?"    (Top)  

15:20    사울이 사무엘에게 변명하였다. "나는 야훼의 말씀대로 했습니다. 야훼께서 지시하시는 길로 가서 아말렉을 전멸시키고 아말렉 왕 아각만 잡아 왔습니다.    (Top)  

15:21    단지 군인들이 죽여 없애야 할 짐승 가운데서 양과 소를 좋은 놈으로만 잡아 왔습니다. 그것도 길갈에서 선생께서 모시는 야훼 하느님께 잡아 바치려고 한 것이었습니다."    (Top)  

15:22    그러자 사무엘이 말하였다. "야훼께서, 당신의 말씀을 따르는 것보다 번제나 친교제 바치는 것을 더 기뻐하실 것 같소? 순종하는 것이 제사드리는 것보다 낫고, 그분 말씀을 명심하는 것이 염소의 기름기보다 낫소.    (Top)  

15:23    그분을 거역하는 것은 점장이 노릇만큼이나 죄가 되고 그분께 대드는 것은 우상을 위하는 것만큼이나 죄가 되오. 그대가 야훼의 말씀을 거역하였으니, 야훼께서도 그대를 왕의 자리에서 파면시키실 것이오."    (Top)  

15:24    사울이 사무엘에게 빌었다. "내가 죄를 지었습니다. 군인들이 무서워서 야훼의 명령과 선생의 말씀을 무시하고 그들이 하자는 대로 하였습니다.    (Top)  

15:25    이제 부디 나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내가 야훼께 예배를 드리러 돌아 갈 터인데 함께 가 주시지 않겠습니까?"    (Top)  

15:26    "같이 갈 수 없소. 그대가 야훼의 말씀을 저버렸으니, 야훼께서도 그대를 이스라엘 왕위에서 밀어 내실 것이오." 이 말을 남기고 사무엘이    (Top)  

15:27    돌아서 가려고 하자 사울이 도포를 붙잡는 바람에 도포자락이 찢어졌다.    (Top)  

15:28    사무엘이 그에게 일렀다. "야훼께서는 오늘 이스라엘 나라를 그대에게서 찢어 내시어 동족 가운데서 그대보다 훌륭한 사람에게 주셨소.    (Top)  

15:29    이스라엘을 비추시는 이는 빈말을 하시거나 변심하시는 분이 아니오. 그는 사람처럼 변덕을 부리는 분이 아니시오."    (Top)  

15:30    사울이 애원하였다. "내가 죄를 지었습니다. 이스라엘과 내 백성의 장로들 앞에서 내 체면을 한 번만 보아 주십시오. 내가 선생께서 모시는 야훼 하느님께 예배드릴 수 있도록 선생께서 저와 함께 돌아 가 주시지 않겠습니까?"    (Top)  

15:31    그리하여 사무엘이 사울을 따라 갔다. 사울은 야훼께 예배를 드렸다.    (Top)  

15:32    그리고 나서 사무엘은 아말렉 왕 아각을 데려 오라고 하였다. 아각은 마침내 죽을 고비를 넘겼나 보다고 생각하며 좋아서 사무엘 앞으로 나왔다.    (Top)  

15:33    그러자 사무엘이 "너의 칼에 얼마나 많은 여자가 자식을 잃었는지 아느냐? 네 어미도 그런 여자들처럼 자식을 잃어야 마땅하다" 하며 야훼 앞에서 아각을 난도질하였다. 길갈에서 있었던 일이다.    (Top)  

15:34    사무엘은 라마로 돌아 가고 사울은 기브아에 있는 궁궐로 돌아 갔다.    (Top)  

15:35    사무엘은 죽는 날까지 사울을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았다. 그리고 야훼께서 사울을 이스라엘 위에 왕으로 세우셨다가 후회하신 일을 생각하며 통곡하여 마지 않았다.    (Top)  

16:1    야훼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사울을 이스라엘 왕의 자리에서 파면시켰다고 해서 너는 언제까지 이렇게 슬퍼만 하고 있을 셈이냐? 기름을 뿔에 채워 가지고 길을 떠나거라. 내가 너를 베들레헴에 사는 이새라는 사람에게로 보낸다. 그의 아들 가운데서 내가 왕으로 세울 사람을 하나 보아 두었다."    (Top)  

16:2    사무엘이 "사울이 알면 저를 죽일 텐데 어떻게 갑니까?" 하고 여쭙자 야훼께서는, "암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가거라. 야훼께 제사를 드리러 왔다고 하면서    (Top)  

16:3    이새를 제사에 초청하여라. 그러면 네가 할 일을 내가 알려 주리라. 너는 내가 지적하여 일러주는 자에게 기름을 부어 그를 성별시켜 나에게 바쳐라" 하고 이르셨다.    (Top)  

16:4    사무엘은 야훼께서 이르시는 대로 하였다. 그가 베들레헴에 다다르자 그 성읍의 장로들은 안절부절못하고 그를 맞으며 "언짢은 일로 오신 것은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Top)  

16:5    "아니오 좋은 일로 왔소. 야훼께 제사를 드리러 온 것이오. 그러니 모두들 목욕재개하고 함께 제사드리러 갑시다." 이렇게 일러 놓고 사무엘은 이새와 그의 아들들을 목욕재개시킨 다음 제사에 나오라고 초청하였다.    (Top)  

16:6    그들이 나타나자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속으로 "바로 여기 야훼께서 기름부어 성별하실 자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Top)  

16:7    그러나 야훼께서는 사무엘에게 "용모나 신장을 보지는 말라. 그는 이미 내 눈밖에 났다. 하느님은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나 야훼는 속마음을 들여다 본다" 하고 이르셨다.    (Top)  

16:8    다음으로 이새는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에 나와 서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야훼께서 뽑으신 아들이 아니오" 라고 하였다.    (Top)  

16:9    이새가 다시 삼마를 보여 드렸지만, 사무엘은 그도 야훼께서 뽑으신 아들이 아니라고 하였다.    (Top)  

16:10    이렇게 이새가 아들 일곱을 사무엘 앞에 나와 뵙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 가운데는 야훼께서 뽑으신 아들이 없소" 하고    (Top)  

16:11    이새에게 그 밖에 아들은 또 없느냐고 물었다. 이새가 "막내가 또 있긴 하지만 지금 양을 치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사무엘이 이새에게 "사람을 보내 데려 오시오. 그가 올 때까지 우리는 식탁에 앉을 수가 없소" 하고    (Top)  

16:12    이새가 사람을 보내어 데려 온 그는 볼이 붉고 눈이 반짝이는 잘생긴 아이였다. 야훼께서 말씀을 내리셨다. "바로 이 아이다, 어서 이 아이에게 기름을 부어라."    (Top)  

16:13    그리하여 사무엘은 기름 채운 뿔을 집어 들고 형들이 보는 앞에서 그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야훼의 영이 다윗에게 내려 그 날부터 줄곧 그에게 머물러 있었다. 사무엘은 길을 떠나 라마로 갔다.    (Top)  

16:14    야훼의 영이 사울을 떠나고 야훼께서 내리신 악령이 그를 공포에 몰아 넣자    (Top)  

16:15    그의 신하들이 말하였다. "삼가 아룁니다. 하느님께서 내리신 악령이 임금님을 괴롭히고 있으니    (Top)  

16:16    부디 소인들에게 명하여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구해 오도록 하십시오. 하느님께서 임금님께 악령을 내리실 때마다 그로 하여금 수금을 타게 하시면 마음이 개운해지실 것입니다."    (Top)  

16:17    그래서 사울은 신하들에게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구하여 들이라고 명하였다.    (Top)  

16:18    시중들던 한 젊은이가 말하였다. "소인이 베들레헴 사람 이새의 한 아들을 알고 있는데 그는 수금을 잘 탈 뿐만 아니라 씩씩하고 날랜 용사로서 말도 잘하고 풍채도 좋은데다 야훼께서 함께 해주시는 사람입니다."    (Top)  

16:19    그리하여 사울은 이새에게 전갈을 보내어 양을 치고 있는 그의 아들 다윗을 보내라고 하였다.    (Top)  

16:20    이새는 빵을 나귀로 한 바리, 술을 가죽부대에 한 부대 그리고 새끼양 한 마리를 마련하여 아들 다윗 편에 사울에게 보냈다.    (Top)  

16:21    이리하여 다윗은 사울을 찾아 와 그를 시중들게 되었는데 사울은 다윗을 몹시 사랑하여 그를 자기의 무기당번으로 삼았다.    (Top)  

16:22    그리고 이새에게 전갈을 보냈다. "너의 아들이 마음에 들었다. 다윗으로 하여금 내 앞에서 시중들게 허락하여라."    (Top)  

16:23    하느님께서 보내신 악령이 사울에게 내릴 때마다 다윗은 수금을 뜯었다. 그러면 악령이 떠나고 사울은 회복되어 숨을 돌릴 수 있었다.    (Top)  

17:1    불레셋은 전쟁을 일으키려고 군대를 소집하여 유다 소고에 집결했다가 소고와 아제카 사이에 있는 에베스담밈에 진을 쳤다.    (Top)  

17:2    사울은 이스라엘군을 집결시켜 느티나무 골짜기에 진을 치고 불레셋에 맞서 전열을 갖추었다.    (Top)  

17:3    불레셋과 이스라엘이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이쪽 저쪽 산위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Top)  

17:4    불레셋 진영에서 골리앗이라고 하는 장수 하나가 싸움을 걸어 왔다. 그는 갓 출신으로서 장신이었다.    (Top)  

17:5    머리에는 놋투구를 썼고 비늘갑옷을 입었는데 그 갑옷의 무게는 놋 오천 세겔이나 나갔으며,    (Top)  

17:6    정강이에는 놋으로 만든 정강이받이를 찼고 어깨에는 놋으로 만든 창을 메고 있었다.    (Top)  

17:7    그 창대는 베를 용두머리만큼 굵었고 창날은 쇠로 되어 있었는데 그 무게는 육백 세겔이 넘었다. 방패당번을 앞에 세우고 나서서    (Top)  

17:8    그는 이스라엘 진영을 향하여 고함을 질렀다. "전열을 갖추어 가지고 나오면 어쩌겠다는 말이냐? 너희 사울의 졸개들아, 이 불레셋 장수와 맞서 싸울 자를 골라 이리로 내려 보내라.    (Top)  

17:9    만약 그자가 나한테 이겨서 나를 쳐죽이면 우리가 너희 종이 될 터이나, 내가 이겨서 그자를 죽이면 너희가 우리의 종이 되어 우리를 섬겨야 한다."    (Top)  

17:10    그리고 나서 그 불레셋 장수는 다시 소리쳤다. "내가 오늘 이렇게 너희 이스라엘 진영에 욕을 퍼붓는데도, 나와 결판을 낼 사람을 내보내지 못하겠느냐?"    (Top)  

17:11    사울과 이스라엘 전군은 이 불레셋 장수의 말을 듣고 너무나 겁에 질려 떨고만 있었다.    (Top)  

17:12    그 때 유다 베들레헴에 이새라는 에브랏 사람이 있었는데, 그에게 다윗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아들 팔 형제를 둔 이새는 사울이 왕노릇할 무렵에 이미 나이가 많았다.    (Top)  

17:13    이새의 아들 중에서 위로 세 아들은 사울을 따라 전장에 나가 있었다. 전장에 나간 세 아들의 이름은 맏아들 엘리압, 둘째 아비나답, 세째 삼마였다.    (Top)  

17:14    다윗은 막내였다. 세 형들은 사울을 따라 갔고    (Top)  

17:15    다윗은 사울에게 갔다가 다시 베들레헴에 돌아 와서 아버지의 양떼를 치고 있었다.    (Top)  

17:16    그런데 불레셋 장수가 아침 저녁으로 나서서 싸움을 걸어 온 지가 사십 일이나 되었다.    (Top)  

17:17    이새가 아들 다윗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네 형들에게 이 볶은 밀 한 말과 빵 열 덩어리를 가져다 주어라. 진지로 뛰어 가서 형들에게 주어라.    (Top)  

17:18    이 치이즈 열 개는 그 곳 사령관에게 갖다 드리고, 형들의 안부를 물어 형들이 잘 있다면 그 표를 받아 가지고 오너라."    (Top)  

17:19    다윗의 형들은 사울이 거느린 이스라엘군에 끼어 느티나무 골짜기에서 불레셋군과 싸우고 있었다.    (Top)  

17:20    이튿날 아침 다윗은 일찍 일어나 양떼를 양지기에게 맡기고 아버지 이새가 일러 준 대로 채비를 갖추어 길을 떠났다. 그가 진지에 다다랐을 때 마침 이스라엘군은 대열을 지어 함성을 올리고 있었다.    (Top)  

17:21    이스라엘과 불레셋은 서로 전열을 지어 마주 보고 있었다.    (Top)  

17:22    다윗은 가지고 온 보따리를 보급 장교에게 맡기고 대열로 달려 가 형들에게 문안하였다.    (Top)  

17:23    그가 형들과 말을 나누고 있을 때 골리앗이라고 하는 갓 출신 불레셋 장수가 불레셋 대열에서 나와 전과 같은 말로 싸움을 걸어 왔다. 다윗도 그 말을 들었다.    (Top)  

17:24    이스라엘 전군은 그를 보자 그만 겁에 질려 도망을 쳤다.    (Top)  

17:25    "자네도 저걸 보았겠지. 또 나타나 이스라엘에게 욕지거리를 퍼붓고 있네. 우리 왕께서는 저자를 죽이는 사람에게 후한 상을 내리실 뿐만 아니라 부마로 삼고 그 집안 식구들에게는 모든 징발을 면제해 주신다더군." 이스라엘 군인들이 귀뜀해 주는 말을 듣고,    (Top)  

17:26    다윗이 옆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저 불레셋 사람을 죽여 우리의 치욕을 씻어 주는 사람은 어떻게 해 준다구요? 저 불레셋의 오랑캐 녀석이 도대체 누구기에 살아 계시는 하느님께서 거느리시는 이 군대에게 욕지거리를 하는 겁니까?"    (Top)  

17:27    군인들은 골리앗을 죽이면 이러이러하게 해 준다고 같은 말을 일러 주었다.    (Top)  

17:28    다윗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큰 형 엘리압이 엿듣고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네가 무엇을 하겠다고 여기 내려 왔느냐? 들판에 있는 몇 마리 안 되는 양새끼는 누구한테 맡겼지? 이 건방진 못된 녀석, 네가 싸움 구경하러 온 줄 아느냐?"    (Top)  

17:29    다윗은 "그저 물어 본 것뿐인데 내가 지금 무엇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하고는    (Top)  

17:30    형을 떠나 다른 사람한테 가서 같은 말을 물어 보았다. 대답은 전과 같았다.    (Top)  

17:31    다윗이 한말이 퍼져서 사울의 귀에까지 들어 갔다. 그래서 사울이 그를 불러 들이자    (Top)  

17:32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저자 때문에 상심하지 마십시오. 소인이 나가 저 불레셋 놈과 싸우겠습니다."    (Top)  

17:33    그러나 사울은 다윗을 말리며 말했다. "네가 나가 저 불레셋 놈과 싸우다니,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싸움으로 몸을 단련해 온 자인데, 너는 아직 나이 어린 소년이 아니냐?"    (Top)  

17:34    그러나 다윗은 굽히지 않았다. "소인은 아버지의 양을 쳐 왔습니다. 사자나 곰이 나타나 양새끼를 한 마리라도 물어 가면    (Top)  

17:35    소인은 한사코 뒤쫓아 가서 그놈을 쳐 그 아가리에서 양새끼를 빼내곤 했습니다. 그놈이 돌아 서서 덤벼들면 턱수염을 휘어 잡고 때려 죽였습니다.    (Top)  

17:36    소인은 이렇게 사자도 죽이고 곰도 죽였습니다. 저 불레셋의 오랑캐놈도 그렇게 해치우겠습니다. 살아 계시는 하느님께서 거느리시는 이 군대에게 욕지거리를 퍼붓는 자를 어찌 그냥 내버려 두겠습니까?"    (Top)  

17:37    계속해서 다윗이 말하였다. "사자와 곰으로부터 소인을 살려 내신 야훼께서 저 불레셋 놈에게서도 소인은 살려 내실 것입니다." 그제야 사울이 다윗에게 허락을 내렸다. "그러면 나가거라. 야훼께서 너와 함께 하시기를 빈다."    (Top)  

17:38    사울은 자기 군복을 다윗에게 입힌 다음, 머리에는 놋투구를 씌워 주고 몸에는 갑옷을 입혔다.    (Top)  

17:39    그리고 자기 칼을 다윗의 군복에 채워 주었다. 그러나 다윗은 이런 것을 입어 본 일이 없었으므로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윗은 사울에게 "이런 것은 입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래 가지고는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하고는 그것을 모두 벗어 버렸다.    (Top)  

17:40    그리고 다윗은 자기의 막대기를 집어 들고 개울 가에서 자갈 다섯 개를 골라 목동 주머니에 넣은 다음 돌팔매 끈을 가지고 그 불레셋 장수 쪽을 걸어 갔다.    (Top)  

17:41    불레셋 장수도 방패당번을 앞세우고 한 걸음 한 걸음 다윗에게 다가 왔다.    (Top)  

17:42    불레셋 장수는 다윗을 건너다 보고 볼이 붉은 잘생긴 어린 아이라는 것을 알고는 우습게 여겨,    (Top)  

17:43    "막대기는 왜 가지고 나왔느냐? 내가 개란 말이냐?" 하고는 자기 신의 이름을 부르며 다윗을 저주하였다.    (Top)  

17:44    그리고 불레셋 장수는 다윗에게 을러메었다. "어서 나오너라. 네 살점을 하늘의 새와 들짐승의 밥으로 만들어 주마."    (Top)  

17:45    그러나 다윗은 불레셋 장수에게 이렇게 응수하였다. "네가 칼을 차고 창과 표창을 잡고 나왔다만, 나는 만군의 야훼의 이름을 믿고 나왔다.    (Top)  

17:46    오늘 야훼께서 너를 내 손아귀에 넣어 주셨다. 나야말로 네놈을 쳐서 목을 떨어뜨리고 네 시체와 불레셋 전군의 시체를 하늘의 새와 들짐승의 밥으로 만들어 주리라. 그리하여 이스라엘이 모시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천하에 알리리라.    (Top)  

17:47    여기 모인 모든 사람은 이제 야훼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를 써서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리라. 야훼께서 몸소 싸우시어 네놈들을 우리 손에 넘겨 주실 것이다."    (Top)  

17:48    불레셋 장수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 오자, 다윗은 재빨리 대열에서 벗어나 뛰쳐 나가다가    (Top)  

17:49    주머니에서 돌 하나를 꺼내어 팔매질을 하여 그 불레셋 장수의 이마를 맞혔다. 돌이 이마에 박히자 그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Top)  

17:50    이리하여 다윗은 칼도 없이 팔매돌 하나로 불레셋 장수를 누르고 쳐죽였다.    (Top)  

17:51    다윗은 달려 가서 그 불레셋 장수를 밟고 서서 그의 칼집에서 칼을 빼어 목을 잘랐다. 불레셋군은 저희 장수가 죽는 것을 보고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Top)  

17:52    이스라엘과 유다 군대는 때를 놓치지 않고 함성을 지르며 불레셋군을 추격하여 갓을 지나 에크론 성문까지 이르렀다. 그리하여 사아라임에서 갓과 에크론에 이르는 길에는 불레셋군의 시체가 딩굴게 되었다.    (Top)  

17:53    이스라엘군은 추격을 마치고 돌아 와서 불레셋 진영을 약탈하였다.    (Top)  

17:54    다윗은 그 불레셋 장수의 목을 예루살렘으로 가져가고 그의 무기는 자기의 천막에 간직하였다.    (Top)  

17:55    사울은 다윗이 그 불레셋 장수와 대결하러 나가는 것을 보고 사령관 아브넬에게 "아브넬 사령관, 저기 저 소년은 누구의 아들이오?" 하고 물었다. "황공하오나, 소인은 아는 바 없습니다." 아브넬이 이렇게 대답하자,    (Top)  

17:56    왕은 아브넬에게 "그 청년이 누구의 아들인지 알아 보시오" 하고 일렀다.    (Top)  

17:57    다윗이 그 불레셋 장수를 죽이고 돌아 오는데 아브넬이 그를 사울 앞으로 인도했다. 그의 손에는 불레셋 장수의 목이 들려 있었다.    (Top)  

17:58    사울이 "젊은이는 누구의 아들인가?" 하고 묻자 다윗이 "저는 베들레헴에 사는 임금님의 종인 이새의 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Top)  

18:1    요나단은 다윗이 사울에게 하는 말을 모두 듣고 나서 다윗에게 마음이 끌려 그를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게 되었다.    (Top)  

18:2    사울은 그 날로 다윗을 붙잡아 두고 집으로 돌려 보내지 않았다.    (Top)  

18:3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목숨처럼 아껴 그와 의형제를 맺었다.    (Top)  

18:4    요나단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다윗에게 주고 칼과 활과 허리띠까지도 다 내주었다.    (Top)  

18:5    그로부터 다윗은 사울을 따라 출전할 때마다 승전하고 돌아 왔다. 그래서 사울은 그에게 군사령관직을 맡겼다. 그것을 백성은 물론 사울의 신하들까지도 모두들 흐뭇하게 여겼다.    (Top)  

18:6    다윗이 그 불레셋 장수를 죽이고 나서 군대를 이끌고 돌아 오자 이스라엘 모든 성읍에서 여인들이 나와 소구를 치고 환성을 올리며 꽹과리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며 사울왕을 맞았다.    (Top)  

18:7    여인들은 덩실거리며 노래를 주고 받았다.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Top)  

18:8    사울은 이 말이 비위에 거슬려 몹시 화를 내어 투덜거렸다. "다윗에게는 수만 명을 죽인 공을 돌리고 나에게는 고작 수천 명을 죽인 공밖에 돌리지 않으니 왕의 자리마저 그에게 돌아가겠구나."    (Top)  

18:9    그 날로부터 사울은 다윗을 주목하게 되었다.    (Top)  

18:10    이튿날 하느님에게서 온 악령이 내리 덮쳐 사울이 집안에서 발작을 일으키자 다윗이 전처럼 수금을 뜯었다. 이 때 마침 사울은 창을 잡고 있었는데    (Top)  

18:11    사울은 그 창으로 다윗을 벽에 박아버릴 생각으로 창을 던졌다. 그러나 다윗은 두 번이나 몸을 피하였다.    (Top)  

18:12    그래서 사울은 야훼께서 자기를 버리시고 다윗과 함께 하시는 줄 알고 다윗을 두려워한 나머지    (Top)  

18:13    다윗을 궁에서 내보내어 천인부대를 거느리는 지휘관으로 임명하였다. 그리하여 다윗은 그 부대를 거느리고 출전하곤 하였다.    (Top)  

18:14    야훼께서 함께 하셨으므로 그는 나갈 때마다 이기고 돌아 왔다.    (Top)  

18:15    사울은 다윗이 번번이 대승을 거두는 것을 보고 더욱 겁을 먹었다.    (Top)  

18:16    그러나 온 이스라엘과 유다는 다윗이 언제나 싸움터에 앞장서 나가는 것을 보고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Top)  

18:17    사울은 다윗에게 "내 맏딸 메랍을 네 아내로 줄 터이니 나를 위하여 야훼께서 앞장서시는 싸움을 용감하게 싸워다오." 하고 말하였다. 사울은 자기의 손을 쓰지 않고 불레셋 사람들 손을 빌어서 다윗을 죽일 속셈이었다.    (Top)  

18:18    그러나 다윗은 왕에게 "이스라엘에서 소인의 가문과 소인의 일가가 뭐 보잘 것이 있습니까? 제가 어떻게 감히 부마가 되겠습니까?" 하며 사양하였다.    (Top)  

18:19    그런데 사울은 딸 메랍을 다윗에게 주기로 하고도, 정작 때가 되자 므홀라 사람 아드리엘에게 시집보냈다.    (Top)  

18:20    한편 사울의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하고 있었다. 이 일을 전해 듣고 사울은 마침 잘 됐다고 생각하였다.    (Top)  

18:21    "그 애를 아내로 주어야겠다. 그 애를 미끼로 삼아 불레셋 놈들의 손을 빌어 놈을 죽여야지." 사울은 이런 속셈으로 다윗에게 "오늘 당장 내 부마가 되어 주게." 하고 다시 부탁하였다.    (Top)  

18:22    그리고는 신하들을 시켜 다윗에게 "당신은 왕의 마음에 드셨을 뿐 아니라 왕의 신하들도 다 좋아하니 서슴지 말고 부마가 되시오" 하고 넌지시 이르게 하였다.    (Top)  

18:23    사울의 신하들이 다윗에게 그대로 말하였다. 그러나 다윗은 "당신들은 나처럼 가난하고 천한 몸으로 부마가 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시오?" 하면서 사양하였다.    (Top)  

18:24    신하들은 사울에게 다윗이 한 말을 전했다.    (Top)  

18:25    그러자 사울은 다윗에게 가서 "왕이 공주를 맞는 몸값으로 원하시는 것은 별게 아니고 왕의 원수를 갚고 불레셋 사람들의 포경 백 개만 잘라 오면 된다" 고 이르게 하였다. 사울은 이렇게 하여 그를 불레셋 사람의 손을 빌어 죽일 속셈이었다.    (Top)  

18:26    신하들이 사울의 말을 다윗에게 전하니 다윗은 그것으로 부마가 된다면 좋다고 생각하고 기한도 되기 전에    (Top)  

18:27    부마가 되려고 부하를 이끌고 나가 불레셋 사람을 이백 명이나 죽이고 그 포경을 모두 거두어 왕에게 바쳤다. 이리하여 사울은 딸 미갈을 주어 그를 사위로 삼았다.    (Top)  

18:28    그는 야훼께서 다윗과 함께 하시고 자기의 딸 미갈마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똑똑히 보고 나서는    (Top)  

18:29    다윗이 점점 더 두려워져서 끝까지 그를 원수로 여기게 되었다.    (Top)  

18:30    불레셋 추장들이 싸움을 걸어 왔지만, 그때마다 다윗은 사울의 어느 부하들보다도 잘 싸워 그의 명성은 높아 가기만 하였다.    (Top)  

19:1    사울이 아들 요나단과 온 시종들에게 다윗을 죽이겠다는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그러나 사울의 아들 요나단은 다윗을 매우 좋아하였으므로    (Top)  

19:2    다윗에게 귀뜀해 주었다. "아버지가 자네를 죽이려고 하니 내일 아침 숨어서 꼼짝 말고 몸조심하게.    (Top)  

19:3    자네가 숨어 있는 들로 아버지를 모시고 나가 곁에서 이야기를 하여 아버지의 마음을 떠보고 나서 자네에게 알려 주겠네."    (Top)  

19:4    그리고 요나단은 아버지에게 다윗을 두둔하며 말하였다. "아버님, 아버님의 신하 다윗을 억울하게 하지 마십시오. 다윗이 아버님께 최선을 다해서 잘 해 드린 것밖에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Top)  

19:5    그는 목숨을 걸고 불레셋 장수를 죽였습니다. 그래서 야훼께서 온 이스라엘에게 대승을 안겨 주신 것을 보시고 아버님도 기뻐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다윗을 죽여 죄없는 피를 억울하게 흘리게 하시렵니까?"    (Top)  

19:6    사울은 요나단의 말을 듣고 "야훼께서 살아 계시는 한 다윗을 죽이지 않겠다" 하고 맹세하였다.    (Top)  

19:7    요나단은 다윗을 불러 이 모든 것을 일러 주고 나서 사울에게 데리고 들어 가 전처럼 모시게 하였다.    (Top)  

19:8    전쟁이 다시 일어나가 다윗은 전장에 나가서 불레셋과 싸워 그들을 크게 무찔러 쫓아 버렸다.    (Top)  

19:9    사울이 궁에서 창을 들고 앉아 있을 때 야훼에게서 온 악령이 그에게 내렸으므로 다윗이 그 앞에서 수금을 탔다.    (Top)  

19:10    그 때, 사울이 창으로 다윗을 벽에 박으려고 했으나 다윗이 왕의 창을 피하는 바람에 창이 벽에 꽂혔다. 다윗은 도망쳐 나왔다.    (Top)  

19:11    그 날 밤 사울은 군졸들을 다윗의 집으로 보내어, 지키고 있다가 아침에 죽이라고 하였다. 다윗의 아내 미갈이 이를 눈치채고 남편에게 "목숨을 건지려거든 이 밤으로 도망치셔요. 그러지 않았다간 내일은 죽게 될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Top)  

19:12    그리고 다윗을 창문으로 내려 보내어 빠져 나가게 하였다.    (Top)  

19:13    미갈은 집안 수호신을 가져다 침대에 누이고 염소털로 짠 것을 그 머리에 씌운 다음 옷을 덮어 놓았다.    (Top)  

19:14    사울이 보낸 군졸들이 다윗을 잡으러 왔을 때 미갈은 그가 와병중이라고 하였다.    (Top)  

19:15    사울은 다시 군졸들을 보내면서 "다윗을 침대째 들어 오너라. 내가 죽여 버리겠다" 하였다.    (Top)  

19:16    군졸들이 와서 보니 침대에는 머리에 염소털로 짠 것을 씌워 놓은 그 집의 수호신이 뉘어져 있었다.    (Top)  

19:17    사울이 미갈에게 "어쩌자고 이런 속임수를 써서 내 원수놈을 빠져 나가게 하였느냐?" 하고 야단치자 미갈이 아버지에게 "빠져 나가게 해 주지 않으면 저를 죽이겠다는데 어떻게 합니까?" 하고 꾸며 대었다.    (Top)  

19:18    다윗은 이렇게 몸을 피하여 라마에 있는 사무엘을 찾아 가 사울이 자기에게 한 일을 고하였다. 그는 사무엘과 함께 나욧으로 가서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Top)  

19:19    사울은 다윗이 라마의 나욧에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Top)  

19:20    군졸들을 보내어 그를 잡아 오라고 하였다. 그들이 와 보니 예언자들 한 무리가 사무엘 앞에서 신이 들려 있었다. 그 순간 사울의 군졸들에게도 하느님의 신이 내려 그들도 신들린 상태에 빠져 버렸다.    (Top)  

19:21    사울이 이 소식을 듣고 또 군졸 한 무리를 보냈으나 그들도 신들린 상태에 빠져 버렸다. 그는 세 번째로 다시 군졸들을 보냈으나 그들도 신들인 상태에 빠져 버렸다.    (Top)  

19:22    할 수 없이 사울 자신이 라마를 향해 나섰다. 그가 세구라는 곳에 있는 큰 물웅덩이에 이르러 사무엘과 다윗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웬 사람이 라마에 있는 나욧에 있다고 대답하였다.    (Top)  

19:23    이 말을 듣고 라마에 있는 나욧으로 가고 있는데 그에게도 하느님의 신이 내려 라마에 있는 나욧까지 줄곧 신들린 상태로 걸어 갔다.    (Top)  

19:24    사울도 옷을 벗어 던지고 사무엘 앞에서 신들린 상태에 빠져 하루 밤낮을 알몸으로 쓰러져 있었다. 그래서 "사울도 예언자들 중의 하나더냐!" 하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Top)  

20:1    다윗이 라마에 있는 나욧에서 도망하여 요나단을 찾아 가 항의하였다. "내가 무슨 짓을 했단 말인가? 내가 무슨 못할 짓을 했는가? 자네 아버님께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내 목숨을 노리신단 말인가?"    (Top)  

20:2    요나단은 "자네를 죽이시다니, 그럴 리가 있나? 우리 아버지는 큰 일이든 작을 일이든 나에게 알리지 않고 하시는 일이 없으시다네. 그런데 이 일만은 나에게 숨기실 리가 있겠는가?" 하고 말하였다.    (Top)  

20:3    다윗은 다시 항의하였다. "틀림없이 자네 아버님께서 자네가 나를 끔찍이 생각해 주는 것을 아시고 자네가 괴로와할까 봐 이 일만은 자네에게 알리지 않기로 하신 거야. 나는 한 발만 까딱해도 영락없이 죽을 몸이야. 이것은 하느님도 아시고 자네도 아는 일 아닌가?"    (Top)  

20:4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자네의 소원을 말해 보게." 요나단이 이렇게 제의하자    (Top)  

20:5    다윗이 부탁하였다. "내일이 초하루, 내가 임금님의 정찬에 나가는 날이 아닌가? 그러니 내가 삼일 저녁까지 들에 나가 숨어있게 해 주게나.    (Top)  

20:6    만일 자네 아버님께서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찾으시거든, 문중의 주년제가 있어 속히 고향 베들레헴에 다녀 올 수 있도록 휴가를 청하더라고 말해 주게.    (Top)  

20:7    그래서 만일 좋다고 하시면 이 몸이 무사하겠지만, 화를 내신다면 나를 해치려고 결심하신 걸로 알게.    (Top)  

20:8    제발 우정을 지켜 주게. 자네는 야훼 앞에서 나와 엄숙히 의형제를 맺지 않았는가? 만약 나에게 허물이 있다면 차라리 자네가 날 죽이게. 자네 아버님의 손을 빌 것까지는 없지 않는가?"    (Top)  

20:9    "천만에!" 하면서 요나단이 말하였다. "만약 우리 아버님이 자네를 해치려고 마음 잡수신 것을 알게 된다면, 내가 어찌 자네에게 알려 주지 않겠는가?"    (Top)  

20:10    다윗이 "자네 아버님께서 역정을 내실 경우, 누가 그것을 알려 주겠는가?" 하고 묻자    (Top)  

20:11    요나단이 "들로 나가자." 고 하며 다윗을 들로 데리고 나갔다.    (Top)  

20:12    거기에서 요나단은 다윗에게 약속하였다. "나는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 앞에서 맹세하겠네. 만일 이맘때 다시 아버님 마음을 떠보겠는데 나에게서 별 소식이 없거든 아버님이 아직도 자네 다윗을 좋아하시는 걸로 알게.    (Top)  

20:13    하지만 아버님이 자네를 해치려고 하신다면 소식을 보내겠네. 만일 내가 알려 주지 않아서 자네가 무사히 도망치지 못하게 된다면 야훼께서 이 요나단에게 아무리 중한 벌을 내리셔도 달게 받겠네. 야훼께서 아버님과 함께 하셨듯이 자네와도 함께 하시기를 바라네.    (Top)  

20:14    그 대신 내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 야훼 앞에서 맺은 우정을 저버리지 말아 주게. 내가 죽은 다음에라도    (Top)  

20:15    내 집안과 의리를 끊지 말고 길이 지켜 주게. 야훼께서 자네 다윗의 원수들을 땅 위에서 없애 버리시는 날,    (Top)  

20:16    나 요나단의 이름이 다윗 가문에서 끊긴다면 야훼께서는 자네 원수의 손을 빌어 책임을 물이실 것일세."    (Top)  

20:17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목숨처럼 아꼈다. 요나단은 다윗을 아끼는 마음에서 그에게 다시 맹세하였다.    (Top)  

20:18    "내일은 초하루, 자네 자리가 비면 아버님이 자네를 찾으실 걸세    (Top)  

20:19    모레가 되면 자네를 몹시 찾으실 테니 저번 일이 있을 때 숨었던 그 에셀 바위 옆에 가서 숨어 있게.    (Top)  

20:20    내가 과녁을 맞추는 체하고 그 쪽으로 활을 세 번 쏘고    (Top)  

20:21    시종을 시켜 화살을 집어 오게 하면서 그 시종에게 "화살이 이 쪽에 있다. 집어 오너라" 하면 절대로 아무 일 없을 터이니 안심하고 나오게.    (Top)  

20:22    그러나 내가 시종에게 "화살이 저 쪽에 있다. 더 가거라!" 고 하면 야훼께서 자네를 보내시는 걸로 알고 떠나 가게.    (Top)  

20:23    야훼께서 나와 자네 사이에 언제까지나 서 계실 것일세."    (Top)  

20:24    이리하여 다윗은 들어 숨게 되었다. 초하루가 되어 왕이 잔치에 나와 자리를 잡았다.    (Top)  

20:25    왕이 관습대로 벽 쪽에 자리를 잡자 요나단이 앞에 앉고 아브넬은 사울 옆에 앉았는데 다윗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Top)  

20:26    그러나 그 날은 사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윗이 어쩌다가 부정을 타서 몸이 깨끗하지 못해 못 나왔거니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Top)  

20:27    초하루는 그렇게 지났으나 그 다음날도 다윗의 자리가 비어 있자, 사울은 아들 요나단에게 "이새의 아들이 어제도 오늘도 정찬에 나오지 않았으니 웬일이냐?" 하고 물었다.    (Top)  

20:28    요나단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다윗이 베들레헴 좀 다녀 오게 해 달라고 청하더군요.    (Top)  

20:29    형들이 고향에서 지내는 문중제사에 다녀 와야 하니 갔다 오게 허락해 달라고 저한테 간청했습니다. 그래서 아버님께서 베푸시는 식탁에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Top)  

20:30    이 말을 듣고 사울은 요나단에게 버럭 화를 냈다. "이 몹쓸 화냥년의 자식놈아! 그래 네가 이새의 아들놈하고 단짝이 된 것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네 망신이 어미 망신이 될 줄 알아라.    (Top)  

20:31    이새의 아들 놈이 땅 위에 살아 있는 한 너와 네 왕관은 안전하지 못하리라. 당장 그 죽일 놈을 잡아 들여라."    (Top)  

20:32    요나단이 "죽일 놈이라구요? 다윗이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하고 아버지에게 항의하자,    (Top)  

20:33    사울은 창을 뽑아 들고 아들을 죽이려 하였다. 요나단은 아버지가 다윗을 죽이기로 작정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Top)  

20:34    요나단은 화가 나서 자리를 떴다. 그리고 축제 이틀째 되는 날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아버지가 다윗을 욕하였으므로 마음이 몹시 아팠던 것이다.    (Top)  

20:35    이튿날 요나단은 다윗과 약속한 시간에 어린아이 하나를 데리고 들로 나갔다.    (Top)  

20:36    그리고 아이에게 활을 쏠 테니 뛰어 가 화살을 집어 오라고 시키고는 뛰어 가는 아이의 머리 위로 활을 쏘았다.    (Top)  

20:37    요나단은 아이가 화살이 떨어진 지점에 닿을 즈음해서, 그 아이 뒤에다 대고 "화살은 더 나가야 있다" 하고 소리쳤다.    (Top)  

20:38    "왜 머뭇거리고 있느냐? 어서 빨리 집어 오너라." 요나단의 시종은 그 화살을 집어 가지고 상전에게 가져오면서도    (Top)  

20:39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다만 요나단과 다윗만이 그 곡절을 알고 있었다.    (Top)  

20:40    요나단은 시종에게 자기의 무기를 주어 성 안으로 돌려 보냈다.    (Top)  

20:41    시종이 떠나자 다윗은 숨어 있던 등성이 뒤에서 일어나 세번 땅에 엎드려 절을 하고는 둘이서 서로 얼싸안고 실컷 울었다.    (Top)  

20:42    그리고 나서 요나단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가 보게. 잘 되기를 빌겠네. 우리는 서로 야훼의 이름으로 맹세한 몸이 아닌가! 그러니 야훼께서 자네와 나, 자네 후손과 내 후손 사이에 언제까지나 서 주실 것일세."    (Top)  

20:43    다윗은 곧 떠나 가고 요나단은 성 안으로 돌아 왔다.    (Top)  

21:1    다윗은 놉으로 사제 아히멜렉을 찾아 갔다. 아히멜렉이 당황하여 다윗을 맞아 "어떻게 아무도 없이 혼자 오시오?" 하고 묻자.    (Top)  

21:2    다윗은 사제 아히멜렉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왕명을 띠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왕께서 저에게 임무를 맡겨 보내시면서 아무에게도 그것을 알리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 부하들과 어느 지점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Top)  

21:3    그런데 지금 사제님께 혹시 먹을 것이 없습니까? 떡 다섯 덩이라도 좋습니다. 없으면 아무 것이라도 주십시오."    (Top)  

21:4    사제가 "보통 떡을 지금 없고, 거룩한 떡밖에 없소이다. 한데 장군의 부하들은 여인을 가까이한 일이 없는지요?" 하고 묻자,    (Top)  

21:5    다윗이 대답하였다. "나는 이번 길을 떠날 즈음해서 며칠 동안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았습니다. 내 부하들의 그것도 부정을 타지 않았습니다. 이번 길이 예삿일로 가는 길이긴 하지만, 오늘만은 절대로 깨끗합니다."    (Top)  

21:6    그제야 사제는 거룩한 떡을 그에게 주었다. 야훼께 바친 제사 떡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날이 마침 더운 떡을 갈아 놓는 날이었다.    (Top)  

21:7    그런데 그 날 거기에서 사울의 신하 하나가 야훼 앞에 들어 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에돔 출신으로서 이름은 도엑이었는데 사울의 목자들 중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었다.    (Top)  

21:8    다윗이 아히멜렉에게 "왕명이 너무 급해서 칼은 물론 아무 무기도 가지고 오지 못했는데, 여기 창이나 칼이 없습니까?" 하고 물었다.    (Top)  

21:9    사제가 대답하였다. "장군이 느티나무 골짜기에서 죽인 불레셋 장수 골리앗의 칼밖에 없소이다. 보자기에 싸서 에봇 뒤에 두었는데 그것이라도 가질 생각이 있으면 가지시오. 이 곳에 다른 무기라곤 없소이다." 다윗은 "그만한 것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하며 그것을 받아 가졌다.    (Top)  

21:10    사울을 피하여 도망치던 다윗은 그 날로 갓 나라 왕 아기스를 찾아 갔다.    (Top)  

21:11    아기스의 신하들이 왕에게 보고하였다. "그 나라의 왕 다윗임에 틀림없습니다. 사람들이 춤추며,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하며 찬양하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Top)  

21:12    이 말에 다윗은 가슴이 뜨끔했다. 그는 갓 나라 왕 아기스가 몹시 두려워    (Top)  

21:13    사람들 앞에서 일부러 미친 시늉을 하다가 사람들에게 붙잡혀서는 발작을 일으키고 성문짝에 글자를 되는 대로 써갈기기도 하며 수염에 침을 흘리기도 하였다.    (Top)  

21:14    이것을 보고 아기스가 신하들을 꾸짖었다. "미친 놈이 아니냐! 어쩌자고 이런 자를 나에게 끌어 왔느냐?    (Top)  

21:15    미친 놈이 모자라서 이런 자까지 끌어 들여 나를 골치 아프게 하느냐? 그래 감히 이런 자를 나의 궁에 들일 작정이냐?"    (Top)  

22:1    다윗은 그 곳을 떠나 아둘람의 굴로 피해 갔다. 그의 형들과 그의 온 집안이 이 소식을 듣고 다윗을 찾아 그리로 내려 갔다.    (Top)  

22:2    또한 억눌려 지내는 사람, 빛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 그 밖의 불평을 품은 사람들이 다윗 주변에 몰려 들었다. 다윗이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그 수는 사백 명 가량이나 되었다.    (Top)  

22:3    거기에서 다윗은 모압의 미스바로 가, 모압 왕에게 "하느님께서 나를 어떻게 하실지 알게 될 때까지 내 부모를 맡아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Top)  

22:4    모압 왕은 이 청을 받아 들여 다윗의 부모를 맡아 다윗이 그 은신처에 있는 동안 줄곧 곁에 머물러 있게 하였다.    (Top)  

22:5    그런데 가드라는 예언자가 다윗에게 일렀다. "이 은신처에서 머뭇거리고 있을 게 아니라, 즉시 유다 지방으로 가시오." 다윗은 하렛 수풀로 자리를 옮겼다.    (Top)  

22:6    사울이 자기 신하들을 거느리고 기브아산 등성이 위의 석류나무 아래에 있다가 다윗과 그 무리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Top)  

22:7    둘러서 있던 신하들을 꾸짖었다. "이 베냐민 녀석들아, 내 말을 들어 봐라. 네놈들이 이새의 아들한테 밭이나 포도원이라도 받을성싶으냐 아니면 그가 너희들을 천인대장이나 백인대장이라도 시켜 줄 듯싶으냐?    (Top)  

22:8    모두들 한 통속이 되어 나를 뒤엎기라고 할 작정이냐? 너희 중엔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놈과 결탁한 것을 알고도 나를 위해서 귀띔해 주는 놈이 하나도 없었다. 내 아들놈이 내 신하를 충동하여 지금 반기를 들고 잠복하고 있는데도 귀띔해 주는 놈이 하나도 없다."    (Top)  

22:9    그 때 에돔 출신 도엑이 사울의 신하들과 같이 서 있다가 이렇게 말하였다. "이새의 아들이 놉으로 아히툽의 아들 아히멜렉을 찾아 와서 만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Top)  

22:10    아히멜렉은 다윗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야훼께 알아 본 다음에 먹을 것을 주고, 불레셋 사람 골리앗의 칼을 내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Top)  

22:11    왕은 놉에서 사제로 있는 아히툽의 아들 아히멜렉과 그의 집안 사제들을 모두 불러 들였다. 그들이 왕 앞으로 나오자    (Top)  

22:12    사울이 입을 열었다. "아히툽의 아들아, 이제 듣거라." 그가 대답하였다. "소인이 여기 대령하였습니다."    (Top)  

22:13    사울이 문책하였다. "너는 어찌하여 이새의 아들놈하고 한통속이 되어 나를 뒤엎으려고 하느냐? 어찌하여 그에게 먹을 것을 주고 칼까지 내어 주고 그가 할 일을 하느님께 알아 보고 일러 주었느냐? 지금 그놈은 나에게 반기를 들고 잠복해 있다."    (Top)  

22:14    아히멜렉이 왕에게 변명하였다. "임금님의 신하들 중에 다윗만큼 믿을 만한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는 부마가 아닙니까?    (Top)  

22:15    그가 할 일을 하느님께 알아 봐 준 것이 이번이 처음입니까? 다른 복심이 있다니 천만부당한 말씀입니다. 이 일을 소인이나 소인의 집안에 책임 지우시면 너무 억울합니다. 소인은 이 일을 전혀 몰랐습니다."    (Top)  

22:16    그러나 왕은 "아히멜렉, 너와 네 일가는 몰살이다" 하고 선언하였다.    (Top)  

22:17    왕은 둘러 선 호위병에게 명령을 내렸다. "썩 나서서 이 야훼의 사제들을 죽여라. 다윗과 손을 잡고 그가 도망해 다니는 것을 알면서도 나에게 귀띔해 주지 않은 놈들이다." 왕의 부하들이 야훼의 사제들에게 감히 손을 대지 못하자    (Top)  

22:18    왕은 도엑에게 "네가 나서서 이 사제들을 쳐죽여라" 하고 명하였다. 에돔 사람 도엑은 선뜻 나서서 그 사제들을 쳐죽였다. 그 날 에봇을 모시는 사람으로서 그의 손에 죽은 사람은 팔십 오명이나 되었다.    (Top)  

22:19    그는 그 사제들이 살던 놉의 성민들도 칼로 쳐죽였다. 남자, 여자, 아이들, 젖먹이, 소, 나귀, 양까지 모두 칼로 쳐죽였다.    (Top)  

22:20    그런데 아히멜렉의 아들 하나가 사지에서 빠져 나와 다윗에게로 달아났다. 그의 이름은 에비아달이었는데 아히툽의 손자였다.    (Top)  

22:21    다윗은 사울이 야훼의 사제들을 죽였다는 이야기를 에비아달에게서 듣고    (Top)  

22:22    그를 안심시켰다. "그 에돔 사람 도엑이 그 날 거기에 있었는데, 그가 사울에게 고자질하리라 짐작했소. 당신네 집안이 몰살당한 것은 모두 내 탓이오.    (Top)  

22:23    그러니 무서워하지 말고 여기에서 나와 함께 있도록 합시다. 당신 목숨을 노리는 자는 내 목숨도 노리고 있소. 내가 당신의 신변을 보살펴 주리다."    (Top)  

23:1    불레셋군이 크일라를 치고 타작마당을 닥치는 대로 약탈해 가고 있었다. 다윗이 소식을 듣고    (Top)  

23:2    야훼께 "제가 가서 이 불레셋군을 칠까요?" 하고 여쭙자 야훼께서 다윗에게 "가서 불레셋을 치고 크일라를 구해 주어라." 하고 이르셨다.    (Top)  

23:3    그러나 다윗의 부하들은 "안 됩니다. 이 유다 지방에서만도 가슴조리고 있는 처지인데, 불레셋군을 치러 크일라로 가다니 말이 됩니까?" 하며 반대하였다.    (Top)  

23:4    그래서 다윗이 야훼께 다시 한번 여쭙자, 야훼께서는 "어서 크일라로 내려 가거라. 내가 불레셋군을 네 손에 붙이리라" 하고 분부하셨다.    (Top)  

23:5    이리하여 다윗은 부하를 거느리고 크일라로 가서 불레셋을 치고 가축들을 몰아 왔다. 불레셋을 크게 무찌르고 크일라 주민을 살려 냈던 것이다.    (Top)  

23:6    다윗에게 망명해 온 아히멜렉의 아들 에비아달이 에봇을 모시고 크일라에 종군해 와 있었다.    (Top)  

23:7    한편 사울은 다윗이 크일라에 입성했다는 말을 듣고, "하느님께서 그놈을 내 손에 넘겨 주셨구나. 빗장성문이 있는 성읍으로 들어갔으니 제 발로 함정에 찾아든 격이군" 하고 중얼거렸다.    (Top)  

23:8    그는 그런 생각으로 병력을 동원해 자기고 크일라로 쳐내려 가 다윗의 부대를 포위하려 하였다.    (Top)  

23:9    다윗은 사울이 자기를 해치려는 계책을 세우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사제 에비아달에게 에봇을 모셔 오게 하고    (Top)  

23:10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여, 사울이 크일라로 와서 저 때문에 이 성을 쳐부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Top)  

23:11    크일라 유지들이 저를 그에게 넘겨 줄까요? 들려 오는 말 그대로 사울이 오겠습니까?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여, 이 종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여쭈었다. 야훼께서 "그래, 그가 온다" 하고 대답하시자    (Top)  

23:12    다윗이 다시 여쭈었다. "크일라 유지들이 자와 제 사람들을 사울에게 넘겨 줄까요?" 야훼께서 "그래 넘겨 준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Top)  

23:13    다윗은 곧 부하 육백 명을 이끌고 크일라를 벗어나 전에 다니던 곳으로 가서 돌아 다녔다. 다윗이 크일라에서 빠져 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울은 출동을 중지하였다.    (Top)  

23:14    다윗은 광야에서 살았다. 다윗이 지브 광야 산 속에 살고 있는 동안 사울은 날마다 그를 찾았지만 하느님께서 다윗을 그의 손에 넘기시지 않으셨다.    (Top)  

23:15    다윗은 지브 광야 호레스에 있을 때 사울이 자기 목숨을 노리며 나섰다는 것을 알았다.    (Top)  

23:16    그 때 사울의 아들 요나단은 다윗을 찾아 호레스까지 와서 하느님께서 도와 주실 것이라고 그를 격려해 주었다.    (Top)  

23:17    "걱정 말게. 아버님의 손이 자네에게 미치지 못할 것이네. 결국은 자네가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이 될 것일세. 그 때 나를 자네 버금가는 자리에 앉혀 주게. 아버님도 그리 될 줄로 아신다네."    (Top)  

23:18    그리하여 둘은 야훼 앞에서 굳게 약속하였다. 다윗은 호레스에 남고 요나단은 집으로 돌아 갔다.    (Top)  

23:19    사울은 기브아에 있을 때 지브 사람들이 와서 소식을 전하였다. "다윗은 분명히 우리 가운데 숨어 있습니다. 여시몬 남쪽, 험준한 하길라산 위 호레스에 있습니다.    (Top)  

23:20    오시고 싶으면 오십시오. 언제든지 그를 왕께 넘겨 드리겠습니다."    (Top)  

23:21    그러자 사울이 "수고들 했다. 야훼께서 너희에게 복을 내리시기를 빈다" 하며 일렀다.    (Top)  

23:22    "이제 가서 분명히 알아 보아라. 그는 아주 꾀가 많다고 하니, 누가 그리로 가서 살피다가 그가 잘 다니는 곳을 자세히 알아오너라.    (Top)  

23:23    숨을 만한 데는 샅샅이 다 뒤져서 어디 숨었는지 찾아 보고 나에게로 돌아 오너라. 그러면 내가 너희와 함께 가리라. 그가 이 지방에 있는 이상, 유다 부락들을 남김없이 다 뒤져서라도 찾아내고야 말리라."    (Top)  

23:24    그들은 사울보다 앞서 지브로 떠나 갔다. 그 때 다윗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여시몬 남쪽 아라바에 있는 마온 광야에 머물러 있었다.    (Top)  

23:25    사울이 부하를 거느리고 자기를 찾아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다윗은 마온 광야에 있는 바위틈에 내려 가 숨어 있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사울은 그를 추격하여 마온 광야에 들어섰다.    (Top)  

23:26    다윗은 자기가 부하들과 함께 있는 산의 맞은편 산에 사울이 나타나자 사울을 피하여 도망쳤다. 사울은 다윗을 잡으려고 부하를 거느리고 포위하기 시작하였다.    (Top)  

23:27    그 때 한 전령이 사울에게 와서 보고하였다. "빨리 돌아가십시오. 불레셋군이 전국에 밀어 닥쳤습니다."    (Top)  

23:28    사울은 다윗을 추격하다 말고 불레셋군을 맞아 싸우려고 발길을 돌렸다. 그래서 그 곳을 갈림바위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Top)  

23:29    다윗은 거기에서 떠나 엔겐디 근방의 험준한 곳에 올라 가 머물렀다.    (Top)  

24:1    사울은 불레셋군을 쫓아 낸 다음 다윗이 엔게디 광야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Top)  

24:2    온 이스라엘에서 뽑은 삼천 명을 이끌고 다윗 일당을 찾아 들염소 바위 동편으로 갔다.    (Top)  

24:3    그 곳 길 옆에는 양우리가 여기저기 있었고 그 근처에 동굴이 하나 있었는데 사울은 거기에 들어 가 뒤를 보았다. 마침 다윗이 부하를 거느리고 그 굴 속에 있었는데,    (Top)  

24:4    부하들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야훼께서 장군의 원수를 장군 손에 넘겨 주겠다고 하시던 때가 왔습니다. 그 때가 오면 마음대로 하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Top)  

24:5    그러나 다윗은 부하들에게 말하였다. "야훼께서 기름부어 성별해 세우신 상전에게 감히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느냐? 그분에게 손을 대다니, 천벌 받을 소리다."    (Top)  

24:6    다윗은 이렇게 꾸짖어 사울을 치지 못하게 막고는    (Top)  

24:7    살며시 가까이 가서 사울이 입고 있는 겉옷 자락을 잘라 내었다.    (Top)  

24:8    그 뒤 다윗은 사울의 옷자락을 자른 일이 마음에 걸렸다. 사울이 일어나 굴을 나와 걸어 가자    (Top)  

24:9    다윗이 굴에서 뒤쫓아 뛰어 나오면서 사울의 뒤에다 대고 "임금님!" 하고 외쳤다. 사울이 돌아다 보니 다윗이 땅에 엎드려 절하고 있었다.    (Top)  

24:10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임금님께서는, 다윗이 왕을 해치려 한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곧이들으십니까?    (Top)  

24:11    보십시오. 오늘 야훼께서는 분명히 동굴에 들어 오신 임금님을 제 손에 넘겨 주셨지만 야훼께서 기름부어 성별해 세우신 저의 상전을 어떻게 감히 손을 대랴 하며 임금님을 아끼는 마음에서 죽이지 않았습니다.    (Top)  

24:12    아버님, 보십시오. 여기 제 손에 임금님의 겉옷 자락이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겉옷 자락만 자라고 임금님께 칼은 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내가 임금님을 해치거나 반역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 주셔야 하겠습니다. 내가 임금님께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임금님께서는 나를 잡아 죽이려고 쫓아 다니시니 어찌 된 일이십니까?    (Top)  

24:13    야훼께서 우리 사이를 판가름해 주실 것입니다. 제가 임금님께 당하는 이 억울함을 야훼께서 풀어 주시려니와 저는 임금님께 손댈 생각이 없습니다.    (Top)  

24:14    "악인에게서 악이 나온다." 는 옛 속담도 있지만, 저는 임금님께 손댈 생각이 없습니다.    (Top)  

24:15    이스라엘의 대왕께서 누구를 찾아 이렇게 출동하셨단 말씀입니까? 누구를 추격하시는 것입니까? 죽은 개 한 마리를 쫓아 오셨습니까? 벼룩 한 마리를 쫓아 오셨습니까?    (Top)  

24:16    야훼께서 재판관이 되시어 우리 사이를 판가름해 주실 것입니다. 저의 억울함을 살피시어 저를 변호하시고 바른 판결을 내리셔서 저를 임금님의 손에서 건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Top)  

24:17    다윗이 사울에게 이렇게 말하자 사울은 "내 아들 다윗아, 그게 정말 네 목소리냐?" 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Top)  

24:18    "네가 나보다 낫구나. 나는 너를 못살게 굴었는데도 너는 나에게 이렇게 잘해 주었다.    (Top)  

24:19    오늘 야훼께서 나를 네 손에 넘겨 주셨는데도 너는 나를 죽이지 않고 나에게 이렇듯이 한없는 은덕을 베풀었구나.    (Top)  

24:20    원수를 만나 고스란히 돌려 보낼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그런데도 네가 오늘 나에게 이런 일을 해 주었으니 야훼께서 너에게 상주시기를 바란다.    (Top)  

24:21    나는 이제야 알았다. 너야말로 임금이 될 사람이다. 이스라엘 왕국은 너의 통치 아래 번영을 누릴 것이다.    (Top)  

24:22    그러니 이제 야훼의 이름으로 나에게 맹세해 다오. 내 후손을 끊어 버리지 않고 내 이름을 내 가문에서 지워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해다오."    (Top)  

24:23    그래서 다윗은 사울에게 맹세하였다. 그 뒤 사울은 궁으로 돌아 갔고, 다윗은 부하를 이끌고 자기들의 산채로 올라 갔다.    (Top)  

25:1    사무엘이 죽었다. 그러자 온 이스라엘이 모여 들어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라마에 있는 그의 집에 안장하였다. 그 뒤에 다윗은 바란 광야로 내려 갔다.    (Top)  

25:2    마온이라는 곳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기업은 가르멜에 있었다. 그는 양이 삼천 마리, 염소가 천 마리나 되는 큰 부자였다. 그는 가르멜에서 양털을 깎고 있었는데,    (Top)  

25:3    그의 이름은 나발이요, 아내의 이름은 아비가일이었다. 아비가일은 재색이 겸비한 여자였으나 그 남편은 갈렉 가문 출신으로서 인색하고 거친 사람이었다.    (Top)  

25:4    다윗은 광야에 있다가 나발이 양털을 깎고 있다는 말을 듣고    (Top)  

25:5    거느리고 있던 젊은이 몇 사람을 보내면서 이렇게 일렀다. "가르멜로 올라 가 나발을 찾아 보고 내 이름으로 안부를 묻고    (Top)  

25:6    이렇게 나의 말을 전하여라.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 댁의 집안과 모든 소유가 번창하시기를 빕니다.    (Top)  

25:7    댁에서 지금 양털을 깎는다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지금 댁의 목자들이 우리와 함께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괴롭힌 적이 없습니다. 그들이 가르멜에서 양을 치고 있는 동안 한 마리도 잃지 않았습니다.    (Top)  

25:8    댁의 일꾼들에게 물어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보낸 이 젊은이들을 잘 보아 주십시오. 이 즐거운 날 우리가 왔으니 이 다윗을 댁의 아들처럼 여겨 소인들에게 무엇이든지 손에 닿는 대로 집어서 보내 주십시오.""    (Top)  

25:9    다윗이 보낸 젊은이들이 나발에게 가서 다윗의 말을 그대로 전하고 기다리고 있자니    (Top)  

25:10    나발이 이렇게 대꾸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다윗이 누구냐? 이새의 아들이란 자가 누구냐? 요즈음은 주인에게서 뛰쳐 나온 종놈들이 저마다 우두머리가 되는 세상이거든!    (Top)  

25:11    내가 어찌 털을 깎느라고 수고하는 내 일꾼들에게 주려고 마련한 떡과 술과 고기를 어디서 굴러 왔는지도 모르는 놈들에게 주랴?"    (Top)  

25:12    다윗이 보낸 젊은이들이 그 곳을 물러나 다윗에게 돌아 와 이 모든 말을 그대로 전하였다.    (Top)  

25:13    그러자 다윗은 자기 부하들에게 칼을 차라고 이르고는 자신도 칼을 찼다. 이리하여 그의 부하 사백 명이 칼을 차고 그를 따라 쳐올라 가고, 부하 이백 명은 뒤에 남아 물건을 지켰다.    (Top)  

25:14    이 일은 어떤 일꾼이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알려 주었다. "다윗이 광야로부터 사람들을 보내어 우리 주인께 축수하면서 무엇을 좀 달라고 하자 주인께서 마구 쫓아 보내셨습니다.    (Top)  

25:15    그들은 우리를 조금도 괴롭히지 않고 매우 잘 대해 주었습니다. 들에서 그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우리는 새끼양 한 마리도 잃지 않았습니다.    (Top)  

25:16    그들은 우리가 양을 치는 동안 밤낮으로 우리를 성처럼 감싸 주었습니다.    (Top)  

25:17    그러니 이제 헤아려 처신하지 않으면 우리 주인이나 온 집안이 정녕 화를 입을 것입니다. 주인 어른은 성급하신 분이라 말씀을 드릴 수도 없습니다."    (Top)  

25:18    그리하여 아비가일은 떡 이백 개, 술 두 부대, 요리한 양 다섯 마리, 볶은 밀 열 말, 건포도 백 뭉치, 말린 무화과과자 이백 개를 서둘러 마련하여 나귀에 실었다.    (Top)  

25:19    그리고 자기 시종들에게 자기를 뒤따라 갈 터이니 앞서 가라고 일렀다. 그러나 남편 나발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Top)  

25:20    그는 나귀를 타고 산굽이를 돌아 내려 가다가 부하를 거느리고 내려오고 있는 다윗과 마주치게 되었다.    (Top)  

25:21    다윗은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내가 광야에서 이 자의 재산을 지켜 무엇 하나 손실이 나지 않게 해 주었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모처럼 잘해 주었더니 이렇게 악으로 갚는구나.    (Top)  

25:22    내가 내일 아침까지 사내녀석들 하나라도 남겨 둔다면 하느님께 무슨 벌이라도 받으리라."    (Top)  

25:23    아비가일은 다윗을 보자 나귀에서 급히 내려 땅바닥에 엎드려 절하였다.    (Top)  

25:24    그리고 다윗의 발 앞에 엎드린 채 애원하였다. "나리, 죄는 저에게 있습니다. 이 비천한 계집종이 아뢰는 말씀에 귀기울여 주십시오.    (Top)  

25:25    부탁합니다. 우리 몹쓸 영감에게는 마음쓰시지 마십시오. 그 사람은 나발이라는 이름 그대로 정말 미련한 사람입니다. 이 계집종은 나리께서 보내신 사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Top)  

25:26    나리께서는 홧김에 기어이 피를 보려고 하시지만 야훼께서 그런 일을 없도록 막아 주셔서 나리께서 손수 원수를 갚지 않도록 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나리께서 망하시는 것을 보겠다는 나리의 원수들은 나발처럼 될 것입니다. 이것은 야훼께서 살아 계시고 나리께서 살아 계시는 만큼 될 것입니다.    (Top)  

25:27    여기 계집종이 가져온 적은 선물이 있습니다. 나리의 뒤를 따르는 젊은이들에게 주십시오.    (Top)  

25:28    이 계집의 말이 마음에 거슬리더라도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야훼께서 앞장서시는 싸움을 나리께서 싸우셨으니 야훼께서 나리의 집안을 정녕 튼튼히 세워 주실 것입니다. 나리께서는 한평생 어떤 재난도 겪지 않으실 것입니다.    (Top)  

25:29    나리를 쫓아 다니며 죽이려는 사람이 있다 하여도 나리의 하느님 야훼께서 나리 목숨을 보물처럼 감싸 주시고 그 대신 원수의 목숨을 팔매돌처럼 팽개치실 것입니다.    (Top)  

25:30    야훼께서 약속하신 온갖 복된 일을 이루시어 나리를 이스라엘의 수령으로 세우실 터인데,    (Top)  

25:31    이런 실수를 해서 두고두고 마음에 걸리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손수 원수를 갚느라고 공연히 피 흘리는 일은 없도록 하십시오. 야훼께서 나리의 운을 터 주시는 날 이 계집종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Top)  

25:32    다윗이 아비가일에게 말하였다. "오늘 그대를 보내시어 이렇게 만나게 해 주셨으니,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를 찬양할 뿐이오.    (Top)  

25:33    그대는 사리를 참 잘 판단하였소. 하마터면 내 손이 원수를 갚으려다가 피를 볼 뻔했는데 오늘 이렇게 말려 주어서 정말 고맙소.    (Top)  

25:34    그대가 재빨리 나를 만나 주지 않았던들 나발 집안에서는 모든 사내가 내일 아침까지 죽고 말았을 것이오. 그대를 해치지 않도록 나를 막아 주신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살아 계시는 것이 틀림없듯이 정녕 그렇게 되었을 것이오."    (Top)  

25:35    다윗은 그 여자가 가져온 것을 받고 말하였다. "댁으로 평안히 돌아 가시오. 내가 그대의 말을 듣고 요청을 들어 주었소!"    (Top)  

25:36    그리하여 아비가일이 집으로 돌아 와 보니 나발은 왕이나 차릴 만한 잔치를 베풀고 흥에 겨워 취할 대로 취해 있었다. 아내는 날이 샐 때까지 그 일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Top)  

25:37    그러다가 아침이 되어 술이 깬 뒤, 나발은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그만 실신하여 돌처럼 굳어져 버렸다.    (Top)  

25:38    열흘쯤 지나서 나발은 야훼께 벌을 받아 죽고 말았다.    (Top)  

25:39    나발의 죽은 전해 듣고 다윗은 야훼를 찬양하였다. "야훼는 찬양을 받으실 분이시라. 나를 욕한 나발을 당신께서 몸소 문책하시고 나로 하여금 죄를 짓지 못하게 막아 주셨다. 야훼께서는 나발의 죄를 본인에게 갚아 주셨다." 그리고 다윗은 사람을 아비가일에게 보내어 자기 아내가 되어 달라고 청하였다.    (Top)  

25:40    다윗의 부하들이 가르멜로 아비가일을 찾아가서 그 뜻을 전하였다. "다윗 어른께서 댁을 아내로 맞으시려고 저희를 보내시어 모셔 오라셨습니다."    (Top)  

25:41    이 말을 듣고 아비가일은 일어나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대답하였다. "계집종은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나리의 신하들의 발이라도 씻어 드리겠습니다."    (Top)  

25:42    그리고 아비가일은 서둘러 앞장섰다. 이렇게 해서 아비가일은 다윗의 아내가 되었다.    (Top)  

25:43    다윗은 이미 이즈르엘의 아히노암을 아내로 맞았었기 때문에 두 아내를 거느리게 되었다.    (Top)  

25:44    사울은 다윗에게 시집보냈던 딸 미갈을 갈림 출신 라이스의 아들 발티에게 주었다.    (Top)  

26:1    지브 사람들이 기브라로 사울을 찾아 가 아뢰었다. "다윗이 여시몬 맞은편 하길라 언덕에 숨어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Top)  

26:2    사울은 곧 이스라엘 정병 삼천을 거느리고 다윗을 찾아 지브 광야로 내려 갔다.    (Top)  

26:3    사울은 여시몬 맞은편 하길라 언덕 길가에 진을 쳤다. 다윗은 그곳 광야에 머물러 있다가 사울이 자기를 찾아 광야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Top)  

26:4    다윗은 정찰대를 파견하여 사울이 맞은편에 와 있는 것을 알아내고    (Top)  

26:5    사울이 진을 치고 있는 곳으로 가 보니 사울이 넬의 아들 아브넬사령관과 함께 누워 있었다. 사울은 전군이 둘러 진치고 있는 원형진지 한가운데서 자고 있었던 것이다.    (Top)  

26:6    다윗은 헷 사람 아히멜렉과 스루야의 아들 요압의 형제인 아비새에게 누가 자기와 함께 사울의 진으로 내려 가겠느냐고 물었다. "제가 내려 가겠습니다" 하고 아비새가 나섰다.    (Top)  

26:7    다윗은 그를 데리고 밤을 타서 적진으로 들어 갔다. 그 곳에 이르러 그는 사울이 그 원형진지 안에서 머리맡에 창을 꽂아 놓고 잠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브넬이 거느린 군대도 사울을 둘러싸고 누워 자고 있었다.    (Top)  

26:8    이것을 보고 아비새가 다윗에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오늘 이 원수를 장군님 손에 붙이셨으니 여기 이 창으로 그을 단번에 땅에 박아 놓겠습니다. 두 번 찌를 것도 없습니다."    (Top)  

26:9    다윗이 아비새를 타일렀다. "그렇게 해치워서는 안 된다. 누가 감히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어른에게 손을 대고 죄를 받지 않겠느냐?"    (Top)  

26:10    다윗은 다시 말을 이었다. "사울은 어차피 야훼께 얻어 맞을 분이다. 때가 되어서 죽든지 싸움터에 내려가 최후를 마치든지 할 분이다.    (Top)  

26:11    내가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어른에게 손을 댔다가는 야훼께 벌을 받으리라. 그러니 그의 머리맡에 있는 창과 물병만 가지고 가자."    (Top)  

26:12    다윗은 사울의 머리맡에서 창과 물병을 가지고 빠져 나왔다. 야훼께서 그들을 모두 깊이 잠들게 하셨으므로 다윗을 본 사람도, 눈치챈 사람도 없었다.    (Top)  

26:13    다윗은 건너편으로 건너 가 멀리 산꼭대기에 서서    (Top)  

26:14    적군을 향하여 넬의 아들 아브넬에게 소리쳤다. "아브넬아, 내 말이 들리지 않느냐?" 아브넬이 "왕께서 계신 데다 대고 소리치는 자가 누구냐?" 하며 대꾸하자    (Top)  

26:15    다윗이 호통을 쳤다. "너는 사내 대장부가 아니냐? 이스라엘에 너같은 사내 대장부가 또 어디 있느냐? 그런데 이 쪽에서 군인 하나가 네 상전인 왕을 해하려고 들어 갔는데도 네 상전인 왕을 지키지 못하다니    (Top)  

26:16    네가 어찌 이럴 수 있느냐? 너희는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상전을 지키지 못했으니 너야말로 죽어 마땅한 놈이다. 왕의 머리맡에 있던 창과 물병이 어디 갔는지 당장 찾아 보아라."    (Top)  

26:17    사울이 다윗의 목소리를 알아 보고 물었다. "내 아들 다윗아, 이것이 네 목소리가 아니냐?" 다윗은 "그렇습니다. 임금님" 하면서    (Top)  

26:18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소자를 추적하시다니 웬일이십니까? 제가 무슨 짓을 했단 말씀입니까? 무슨 흉계라도 꾸몄다는 말씀입니까?    (Top)  

26:19    임금님께서는 이제 소자가 아뢰는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만일 소자가 임금님의 손에 죽는 것이 야훼의 뜻이라면 저는 기꺼이 제물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사람의 생각이라면 그들이 야훼께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가서 다른 신이나 섬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Top)  

26:20    이제 야훼 앞으로 벗어난 이 땅에 제 피를 흘려야만 되겠습니까? 이스라엘 왕께서 산으로 꿩을 잡으러 나서듯이 벼룩 한 마리를 찾아 나서신 것입니까?"    (Top)  

26:21    그러자 사울은 "내가 잘못했다. 내 아들 다윗아, 돌아 오너라. 네가 오늘 내 목숨을 그렇게 소중하게 보아 주었는데, 내가 어찌 다시 너를 해치겠느냐? 내가 미치치 않고서야 이렇게 엄청난 잘못을 저지를 수 있겠느냐?" 하면서 사과하였다.    (Top)  

26:22    다윗이 대답하였다. "여기 임금님의 창이 있습니다. 부하 하나를 보내시어 가져가십시오.    (Top)  

26:23    야훼께서는 누구든지 참되게 살기만 하면 그대로 갚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야훼께서 임금님을 제 손에 분이셨지만 저는 손을 댈 마음이 없었습니다. 임금님은 야훼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분이 아니십니까?    (Top)  

26:24    이렇게 제가 임금님의 목숨을 귀중하게 보아 드렸으니, 야훼께서도 제 목숨을 귀하게 여기시어 온갖 재난에서 구해 주실 것입니다."    (Top)  

26:25    사울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내 아들 다윗아, 너야말로 훌륭하구나. 네가 하려고 하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느냐?" 다윗은 자기의 갈길을 가고 사울은 궁으로 돌아 갔다.    (Top)  

27:1    다윗은 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언제고 사울의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니 불레셋 땅으로 망명하는 것이 상책이겠다. 사울은 나를 이스라엘 안에서만 찾다가 결국 단념하고 말겠지. 그러면 나는 그 손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Top)  

27:2    이렇게 생각하고 다윗은 생사를 같이하던 부하 육백 명을 거느리고 길을 떠나 갓으로 가서 마옥의 아들 아기스왕에게 몸을 의탁하였다.    (Top)  

27:3    다윗 일행은 각자 가족을 동반하고 갓으로 가서 아기스에게 몸붙여 살게 되었다. 다윗이 거느리고 간 두 아내는 이즈르엘 여자 아히노암과 나발의 아내였던 가르멜 여자 아비가일이었다.    (Top)  

27:4    사울은 다윗이 갓으로 망명했다는 말을 듣고 다시는 찾아 나서지 않았다.    (Top)  

27:5    다윗이 아기스에게 청하였다. "소인에게 은혜를 베풀어 소인이 가서 살 지방 도시 하나를 내어 주십시오. 소인이 어찌 왕도에 감히 함께 머물러 있겠습니까?"    (Top)  

27:6    아기스는 그 날로 시글락을 다윗에게 맡겼다. 그리하여 시글락이 이날까지 유다 왕실에 속하게 된 것이다.    (Top)  

27:7    다윗은 그 불레셋 지방에서 일 년 사 개월 동안 살았다.    (Top)  

27:8    다윗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그술족과 기르스족과 아말렉족이 있는 곳으로 올라 가 그들을 털곤 하였다. 그들은 옛날부터 수르와 에집트로 가는 길목의 지방에 살고 있었다.    (Top)  

27:9    다윗이 그 지방으로 쳐들어 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죽이고 나서 양과 소와 나귀와 낙타와 옷가지들을 약탈하여 돌아 오자    (Top)  

27:10    아기스가 "오늘 누구를 털어 가지고 오는 길이오?" 하고 물었다. "유다 남부와 여라므엘족이 사는 지방 남부, 켄족이 사는 지방 남부를 털어 왔습니다" 하고 다윗은 대답하였다.    (Top)  

27:11    다윗이 남녀를 하나도 갓으로 끌어 오지 않고 모두 죽인 것은 자기가 한 일을 고해 바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다윗은 불레셋 지방에 머물러 있는 동안 줄곧 이렇게 해 왔다.    (Top)  

27:12    아기스는 그런 줄도 모르고 "다윗이 제 동족 이스라엘에게서 미움을 사고는 이제 아주 내 종이 되었구나" 하며 다윗을 철석같이 믿게 되었다.    (Top)  

28:1    불레셋군이 이스라엘을 치려고 동원령을 내린 때였다. 아기스가 다윗에게 일렀다. "그대는 부하를 거느리고 우리 대열에 끼어 같이 출전하게 될 터이니 그리 아시오."    (Top)  

28:2    다윗이 "알았습니다. 분부만 내리시면 그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선뜻 대답하자 아기스는 다윗에게 "그렇다면, 나는 장군을 나의 종신 호위대장으로 삼겠소." 하였다.    (Top)  

28:3    사무엘은 이미 죽어 이스라엘 온 국민의 애도 속에 고향 라마에 묻혔다. 한편 사울은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과 박수를 나라에서 몰아내었다.    (Top)  

28:4    불레셋군이 수넴에 집결하여 진을 치자 사울도 이스라엘 전군을 길보아에 집결시켜 진을 치기는 했지만    (Top)  

28:5    불레셋 진영을 본 사울은 몹시 겁에 질렸다.    (Top)  

28:6    그래서 사울은 야훼께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여쭈어 보았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예언자로도 대답해 주지 않으셨다.    (Top)  

28:7    그리하여 사울은 신하들에게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을 찾아 보아라. 내가 가서 물어 봐야겠다" 하고 영을 내렸다. 신하들이 "엔도르에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이 있습니다" 하고 아뢰자    (Top)  

28:8    사울은 남이 알아 보지 못하게 옷을 갈아 입고는 두 신하를 데리고 밤에 그 여자를 찾아 가서 "내가 말하는 혼백을 불러내어내 운수를 보아 다오" 하고 청하였다.    (Top)  

28:9    그 여자가 사울에게 "당신은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과 박수가 이 땅에서 왕명으로 근절된 것을 모르십니까? 그런데 생사람을 잡으려고 이 목에 올가미를 씌우시는 겁니까?" 하고 대답하자    (Top)  

28:10    사울은 야훼 앞에서 맹세하였다. "내가 살아 계신 야훼 앞에서 맹세한다. 이 이일로 자네에게 죄가 돌아 가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    (Top)  

28:11    그러자 여인이 물었다. "누구를 불러 드릴까요?" 그가 대답하였다. "사무엘을 불러 다오."    (Top)  

28:12    그 여자는 사무엘이 나타난 것을 보고 놀라 소리치며 사울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저를 속이셨습니까? 당신을 사울 임금님이 아니십니까?"    (Top)  

28:13    왕이 말하였다. "두려워 말라. 무엇이 보이는지 말만 하여라." 그 여자는 "지하에서 유령이 올라 오는 것이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Top)  

28:14    사울이 다시 그 여자에게 "어떤 모습이냐?" 하고 묻자 "도포를 입은 노인이 올라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 말에 사울은 그가 사무엘인 줄 알고 얼굴을 땅에 대고 절을 하였다.    (Top)  

28:15    사무엘이 사울에게 물었다. "무슨 일로 나를 불러내어 성가시게 구느냐?" 사울이 대답하였다. "매우 어려운 일이 생겼습니다. 불레셋군이 저를 치려고 진을 쳤는데, 하느님께서 저를 떠나셨는지 예언자로도, 꿈으로도 저의 물음에 대답해 주시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말씀을 듣고자 선생을 모신 것입니다."    (Top)  

28:16    사무엘이 입을 열었다. "야훼께서 이미 너를 떠나 네 원수가 되셨는데 어쩌자고 나에게 묻느냐?    (Top)  

28:17    너는 야훼의 말씀을 나에게서 듣지 않았느냐? 야훼께서는 이미 그대로 하셨다. 이미 이 나라를 네 손에서 빼앗아 동족이 다윗에게 주셨다.    (Top)  

28:18    너는 야훼의 말씀을 듣지 않았고 그의 진노를 아말렉에게 쏟지 않았다. 야훼께서 오늘 너에게 이렇게 하시는 것은 그 때문이다.    (Top)  

28:19    야훼께서는 너는 물론이요 이스라엘까지도 전부 불레셋군의 손에 붙이셨다. 내일이면 너와 네 아들들이 나와 함께 있게 되리라. 게다가 야훼께서는 이스라엘 군대도 불레셋군의 손에 붙이실 것이다."    (Top)  

28:20    이 말을 듣고 사울은 그만 땅바닥에 번듯이 쓰러졌다. 하루 종일 그리고 밤새도록 아무 것도 입에 대지 못해 기운이 빠진데다가 사무엘이 하는 말에 겁을 먹고 기절했던 것이다.    (Top)  

28:21    여자가 가까이 와서 사울이 겁에 질려 있는 것을 보고 간청하였다. "보십시오. 이 계집종은 임금님의 말씀을 따라 목숨을 걸고 분부대로 하였습니다.    (Top)  

28:22    그러니 이제 임금님께서도 이 계집종이 아뢰는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변변치 않지만 잡수실 것을 장만하겠습니다. 길을 가시려면 무엇을 좀 드시고 기운을 차리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Top)  

28:23    사울은 먹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나, 신하들과 그 여자의 청에 못 이겨 일어나 평상에 앉았다.    (Top)  

28:24    여자는 서둘러 집에 있는 살진 송아지를 잡고 또 밀가루를 가져다가 누룩 넣을 새도 없이 빵을 구워서    (Top)  

28:25    사울과 그의 신하들 앞에 차려 놓았다. 그들은 그것을 먹고 그 밤으로 길을 떠났다.    (Top)  

29:1    불레셋은 전군을 아벡에 집결시켰고 이스라엘은 이즈르엘에 있는 샘 가에 진을 쳤다.    (Top)  

29:2    불레셋군 추장들은 백 명씩, 혹은 천 명씩 부대를 편성하였고 다윗의 일행은 아기스와 함께 후방부대를 편성하였다.    (Top)  

29:3    그런데 불레셋 지휘관들이 "이 히브리놈들이 왜 여기에 와 있소?" 하고 항의하였다. 아기스가 불레셋 지휘관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도 알다시피 이 사람은 이스라엘 왕 사울의 신하였던 다윗이오. 한두 해 데리고 있어 보았지만, 나에게 망명해 온 날부터 오늘까지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였소."    (Top)  

29:4    불레셋 지휘관들이 그에게 화를 내었다. "이자들을 돌려 보내어 당신이 정해 준 곳으로 돌아 가게 하시오. 그가 싸움터에서 돌아설지도 모르므로 우리는 그와 함께 출전할 수가 없습니다. 제 상전의 환심을 사려고 무슨 일을 할는지 어찌 알겠소? 여기 있는 우리 군인들의 목을 잘라 가지고 갈지도 모르오.    (Top)  

29:5    이스라엘 사람들이 춤을 추며 노래할 때,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하던 바로 그 다윗이 아니오?"    (Top)  

29:6    그래서 아기스는 다윗을 불러 일렀다. "살아 계신 야훼 앞에서 맹세하오. 장군은 곧은 사람이오. 나에게 온 날부터 이날까지 나는 장군에게서 아무 허물도 찾지 못하였고. 그래서 장군을 데리고 출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추장들이 좋게 보지 않소.    (Top)  

29:7    그러니 이제 편안히 돌아 가시오. 불레셋의 추장들 눈밖에 날 일은 하지 않는 게 좋겠소."    (Top)  

29:8    다윗이 아기스에게 항의하였다. "내가 무엇을 했다는 말입니까? 이날까지 당신을 모시고 있었는데, 그 동안 나에게 무슨 허물이 있었다고 상전이신 당신의 원수와 싸우러 나가지 못하게 하십니까?"    (Top)  

29:9    그러나 아기스는 다윗을 달랬다. "내가 보기에 장군은 하늘이 보낸 사람처럼 훌륭한 분이오. 그러나 불레셋 지휘관들이 장군과 함께 싸우러 나가지 못하겠다고 하니,    (Top)  

29:10    장군과 함께 왔던 나의 부하들을 데리고 내일 아침에 일찍 떠나서 내가 정해 준 자리로 가도록 하시오. 나만은 장군을 훌륭하게 보니 공연한 생각을 품지 마시오. 내일 아침 동이 트는 대로 길을 떠나도록 하시오."    (Top)  

29:11    그래서 다윗은 부하들을 데리고 아침 일찍 길을 떠나 불레셋 땅으로 돌아 가고 불레셋군은 이즈르엘로 진군해 갔다.    (Top)  

30:1    다윗은 부하를 이끌고 사흘만에 시글락에 이르렀는데 그 때는 이미 네겝과 시글락이 아말렉군에게 약탈당한 뒤였다. 그들은 시글락을 쳐 불을 지르고는    (Top)  

30:2    여자를 비롯하여 거기에 있던 사람은 하나도 죽이지 않고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사로잡아 갔다.    (Top)  

30:3    다윗의 일행이 성에 이르러 보니 성은 불타고 있었고 아내와 아들딸들은 이미 사로잡혀 간 뒤였다.    (Top)  

30:4    다윗과 함께 있던 무리는 소리쳐 울부짖다가 지쳐서 더 이상 울 기운조차 없게 되었다.    (Top)  

30:5    다윗의 두 아내 이즈르엘 여자 아히노암과 가르멜 사람 나발의 아내였던 아비가일도 사로잡혀 갔다.    (Top)  

30:6    온 무리는 아들 딸을 잃고 격분해서 다윗을 돌로 쳐 죽이자고 수군거렸다. 그리하여 다윗은 곤경에 빠지게 되었으나 자기의 하느님 야훼를 믿고 힘을 얻었다.    (Top)  

30:7    다윗은 아히멜렉의 아들 에비아달 사제에게 부탁하여 에봇을 모셔 오게 하였다. 에비아달이 에봇을 다윗에게 모셔 오자    (Top)  

30:8    다윗이 야훼께 여쭈었다. "이 강도떼를 쫓아 가면 따라 잡을 수 있겠습니까?" 야훼께서 "쫓아 가거라. 따라 잡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도로 찾을 수 있다" 하고 대답하시자    (Top)  

30:9    다윗은 부하 육백 명을 이끌고 나섰다. 브솔 개울에 다다랐을 때 뒤에 처지는 사람들이 생겼다.    (Top)  

30:10    다윗은 지쳐서 브솔 개울을 건너지 못하는 이백 명은 거기에 남겨 두고 사백 명만을 데리고 계속 쫓아 갔다.    (Top)  

30:11    그러다가 벌판에서 에집트 사람 하나를 만나게 되었는데 부하들이 그를 다윗에게 데리고 와 빵을 주어 먹게 하고 물을 주어 마시게 하였다.    (Top)  

30:12    또 말린 무화과 한 뭉치와 건포도 두 덩어리를 주었다. 그는 이것을 먹고 정신을 차렸다. 그는 사흘 밤낮을 음식이라고는 입에 대어 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Top)  

30:13    다윗이 그에게 물었다. "너는 누구네 집 사람이며 어디에서 왔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저는 에집트 아이로서 어떤 아말렉 사람 집에서 종살이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흘 전에 병이 들자 주인이 저를 버리고 갔습니다.    (Top)  

30:14    우리는 그렛 지방 남부와 유다 변경과 갈렙 지방 남부를 치고 시글락에 불을 놓았습니다."    (Top)  

30:15    다윗이 그에게 물었다. "내가 그 강도떼들 있는 곳으로 갈 터인데, 길잡이로 나설 생각이 없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저를 죽이지 않으시고, 제 상전의 손에 넘기시지도 않으실 것을 하느님을 두고 맹세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그 강도떼들이 있는 곳으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Top)  

30:16    그는 이렇게 다짐을 받고 길을 안내하였다. 그를 따라 내려 가다가 보니 과연 아말렉군이 그 일대에 깔려 있었다. 불레셋 지방과 유다 지방을 털어 온 것들을 먹고 마시며 흥청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Top)  

30:17    다윗은 새벽부터 이튿날 해질 무렵까지 그들을 쳐부수었는데 겨우 사백 명 정도가 낙타를 타고 도망쳤을 뿐이었다.    (Top)  

30:18    이리하여 다윗을 아말렉군이 털어 갔던 것을 모두 되찾고 두 아내도 살려 내었다.    (Top)  

30:19    모든 사람들이 그들에게 약탈당했던 것을 되찾았다. 다윗은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아들 딸은 물론 그들에게 빼앗겼던 물건까지도 하나도 잃지 않고 모두 되찾았다.    (Top)  

30:20    그들은 양떼와 소떼를 빼앗아 앞세우고는 "다윗의 전리품이다." 하면서 돌아 왔다.    (Top)  

30:21    지쳐서 자기를 따르지 못하고 뒤에 처져 있던 이백 명이 있는 브솔 개울로 다윗이 돌아 오자 그들이 나와서 다윗과 다윗의 군대를 맞았다. 그리고 다윗에게 다가 와 인사하였다.    (Top)  

30:22    그런데 다윗과 같이 갔다 오던 자들 가운데 심술궂은 자들이 불평을 터뜨렸다. "이 친구들은 우리와 함께 가지 않았으니 우리가 되찾은 전리품은 하나도 줄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처자들만 주어서 데리고 가게 합시다."    (Top)  

30:23    그러나 다윗은 "동지들, 야훼께서 우리를 지켜 주시지 않았소? 우리에게 쳐들어 왔던 그 강도떼를 우리 손에 붙여 주시지 않았소? 그러니 야훼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을 가지고 어떻게 그럴 수 있겠소?" 하면서 잘라 말하였다.    (Top)  

30:24    "결코 그럴 수 없소. 싸우러 나갔던 사람의 몫이나 뒤에 남아 물건을 지킨 사람의 몫이나 다 한가지로 똑같이 분배해야 하오."    (Top)  

30:25    다윗이 그 날 한 판결은 이스라엘의 관습법이 되어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다.    (Top)  

30:26    다윗은 시글락에 돌아 와 친분이 있는 유다 장로들에게 전리품을 보내면서 말을 전하였다. "야훼의 원수들에게서 털어 온 것을 선물로 드립니다. 받아 주십시오."    (Top)  

30:27    베델, 네겝 지방의 라못, 야띨,    (Top)  

30:28    아로엘, 시브옷, 에스드아닥,    (Top)  

30:29    라갈, 여라므엘의 여러 성, 켄의 여러 성,    (Top)  

30:30    호르마, 보라산, 아닥,    (Top)  

30:31    헤브론에 있는 장로들, 그리고 자기가 부하들을 거느리고 드나 들던 모든 지방의 장로들에게 다윗은 선물을 보냈다.    (Top)  

31:1    불레셋군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였다. 이스라엘군은 불레셋군에게 쫓겨 도망치다가 길보아산에서 마구 쓰러져 갔다.    (Top)  

31:2    불레셋군은 계속 사울과 그의 아들들을 추격하여 사울의 세 아들 요나단, 아비나답, 말기수아를 쳐죽였다.    (Top)  

31:3    전세가 이미 다 기울어진 판에 사울마저 적의 화살에 맞아 부상당하고 말았다.    (Top)  

31:4    사울은 자기의 무기당번에게 일렀다. "저 오랑캐들에게 붙잡혀 욕을 당할 수는 없다. 차라리 네가 칼을 뽑아 나를 찔러라." 그러나 무기당번은 감히 칼을 뽑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러자 사울은 손수 칼을 뽑아 자결하였다.    (Top)  

31:5    사울이 죽는 것을 보고는 무기당번도 자기 칼을 뽑아 자결하였다.    (Top)  

31:6    그리하여 그날, 사울과 그의 세 아들과 무기당번과 사울의 부하들이 모두 죽고 말았다.    (Top)  

31:7    그 곳 골짜기 건너편과 요르단강 건너편에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스라엘군이 도주하고 사울의 부자마저 전사하는 것을 보고 모두 저희의 성읍들을 버리고 도망치자 불레셋 사람들이 거기에 와서 살게 되었다.    (Top)  

31:8    그 이튿날 불레셋군은 길보아산에 올라, 죽은 군인들의 옷을 벗기다가 사울과 그의 세 아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Top)  

31:9    그들은 사울의 목을 자르고 갑옷을 벗겨 불레셋 땅 방방곡곡에 보내어 저희의 우상과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알렸다.    (Top)  

31:10    그리고 나서 그가 입었던 갑옷은 아스다롯 신당에 보관하고 시체는 벳산 성벽에 못박아 달아 놓았다.    (Top)  

31:11    야베스 길르앗에 살던 사람들은 불레셋군이 사울을 이렇게 해치웠다는 소식을 듣고    (Top)  

31:12    용사들이 모두 길을 떠나 밤을 도와 벳산에 이르러 사울 부자의 시체를 그 곳 성벽에서 내려다가 야베스로 옮겨 화장한 다음,    (Top)  

31:13    그 뼈를 야베스에 있는 위성류나무 아래 매장하고 칠 일간 단식하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