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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705)

    날림 시

날림 시 - 간다 걷다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7685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581591828250




간다 걷다

외롭지만 간다
홀로서 간다
죽을 듯 혼자라는 사실이 싫어도
걷는 것에 답은 없다.
그저 혼자서 걷는다.

잔잔한 물결에
퍼지는 큰 물의 파음은
가슴에 깊은 골을 만든다.
하지만 간다.
그저 걷는다.
찢어지는 외로움을 뒤로 업고
천근만근만한 무게에도
걷고 또 걷는다.

아침에 태어난 환한 웃음과
신비로운 하늘의 향연을 생각하면
이까짓 괴로움쯤은 두렵지 않다.
걷다보면 슬플 것이고
걷다보면 찌를 것이나
하루 아침에 개인 하늘처럼
비온 다음의 아침을 믿는다.

가난해서 구차해지기 싫고
돈없다고 맘 아프기도 싫다.
거짓된 사랑을 찾아
짝짓기 하는 동물이 되기는 싫다.
일년이든 백년이든
홀로서 간다.
간다면 가고 온다면 온다.
견디다 보면 결국
나는 시간에 맞서 이겨 낼 것을...

한살 한살 먹어가는 나이에
모든 것이 두렵다.
언젠가 가장 친한 성당 친구가
현실에 내 모습을 찔러볼때의
그 아픔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걷고 또 걷는다.
시간이 지난뒤에 느끼는 나는
사랑을 잃고 나이를 잃겠지만
결국은 내가 원하는 그곳
그 어느 곳에
나는 뛰어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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