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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647)

    날림 시

날림 시 - 사탄의 도시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6043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121591779418




사탄의 도시

물을 길어다
말라버린 들판에 목을 축이면
구정물 투정에 마른 침이 나오네
가슴조려
고개를 숙여 벼가 되면
자신들 목구멍에 가시돋아
꺾어 배안에 넣으려 하네
상냥한 이삭이 되어
충실히 걸어가고픈 풀벌레는
짓이겨 밝힌 자국에
목숨이 위태롭네

더하면 빼려하고
빼면 굽신하는 머리바다 속에서
과연 인내의 파탄없이
우리는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을까..
빈 맘을 가진 양은
응거리 가득해지고
검은 심지 태운 불길은
더욱 커져만 가는 이 세상...

하늘에 뚫린 구멍 사이로
지붕없는 별을 꿈꾸는 그들은
알갱이 하나를
바위로 만들기 위해
멀쩡한 하늘에 벼락을 내린다.
어둠이 길어지는 줄도 모르고
어리석게 한낮 초를 태우는 사람들...

왜 바다는
잔잔함에서
굳이 파도를 꿈꾸는 것일까..
유리박힌 손을 더욱 움켜쥐는 것처럼
진실로 알 수 없는 세상
치인 사람들 속에서
결국 피빛 가득한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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