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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647)

    날림 시

날림 시 - 그저 사는 것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5842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621591834575




그저 사는 것

빛이 있으라 했거든
어둠도 한 뿌리였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껌껌한 길에 한 줄기 빛이 크게 다가오고
죽을 것 같은 갈증에 물방울 하나 퐁당 거림
그래서 빛을 위해서 어둠이 살아 숨쉰다.

손가락 하나 튕길 힘 없는 지금이겠지만
까딱 하면 움직여지는 가위 눌림에
여지없이 탈출 했던 그 악몽의 꿈도 이겨낸 나 아닌가.

그래서 걸어야 한다.
스쳐가는 봄바람 하나를 위해 날리는 꽃씨를 보면
그 가벼운 흐름대로 사는 것
내어놓을 것은 내어 놓고
지나치는 것은 굳이 돌아보지는 말자.

죽을 것 같았던 지난 가뭄에
줄기차게 내리던 장마에도
그 무자비하게 찢어놓은 가난을 떠나
이내는 풍년으로 가득 거두지 않았던가...

그저 사는 것
이렇고 저렇고도 없는 것
시간은 시간대로 길에 묻혀 갈 것이고
세월이란 것조차 결국,
고통에 익숙해져 가버리면 그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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