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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658)

    날림 시

날림 시 - 땅에서 간다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6446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361591789873




땅에서 간다

땅에 붙어 기어서 간다.
하늘이 본대도 나는 땅
바람이 불어도 나는 땅
비가 온대도 맞는다.
출발이 밑에 있고
하루가 땅에 있으며
내일도 나는 땅에 붙어서 산다.
사람이 휘젓는다고
내가 흔들릴 듯 싶은가
처음부터 낮은 곳에 사는 나는
아프지도 슬프지도 않다.
쓸대없이 날거나
필요없이 서 있거나
내겐 그럴 이유가 단 한개도 없다.
소리없이 움직이고
그렇게 기어가며
사람들 틈에 있어도
나는 하나 자존심 상하지 않다.
커져봐야 아픔만 가득하고
대꾸해야 소리만 크고 허한 것
언제나 바닥이라 생각하면
세상사 쓰릴 필요가 없는 법
낮추고 낮추다 보면 결국
더이상 아래로 내려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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