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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 설경속의 동백꽃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9101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731591782781




설경속의 동백꽃

내어 가려면 가져가거라.
재 뿌리고 비웃으려면 그리하거라.
눈동자 하나 가지고 오늘을 살면 그만이다.

간만에 깨어난 꽃이 그리 화려하진 않겠지만
피어난 것에 더해 백설기로 생일을 맞는다.

아니 필 것 같은 바람에도 문득 깨어났다.
스스로 살아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기왕 이렇게 된거 찬바람이면 어쩌고
비가 얼음으로 지나치면 어떤가 말이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련다.
작은 햇빛 따사하게 맞아 이제는 눈속에도 삶을 꽃피우련다.
지나치는 사람들에 외면도 좋다.
어쨌든 나는 살아 오늘에 숨을 즐겨보려 한다.

먼 햇살 가득 여기저기 눈이 똥그랗구나...
나같은 애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구나....
순간 바람이 불어와 우수수 떨어지는 유리가루들의 빛잔치...
세상은 아직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

얼어붙든, 사시나무 떨듯 삶을 이어가도
눈동자 하나로
사는 놈은 그렇게 사는 거고
살려는 놈은 그렇게 더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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