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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657)

    날림 시

날림 시 - 백자주병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5714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501591784930




백자주병

내려놓지를 못하겠다.
빈병 가득...
순식간에 차오르는 물에 허우적 거리는 나...
비우자.. 비우자...
수만번의 번뇌...
작은 쪼르르 소리에 순간 홀려버리는 나...

땅에 치는 머리,
혹의 기억,
그 수만큼 잊혀지지 않길 바랬다.
오늘도 날아가는 새의 수만큼
바람도 불고 구름도 간다.

사람의 뇌나
그 안에 속이나
도대체 어찌 이렇게 글러먹었을까..
깨끗한 상태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차라리 탯줄 가득한 그것이 좋았을 것을...

욕심이 차니
입이 배설한다.
또 하나가
입에서 흐르고...
멍청이 된 혼이 밑으로 빠져버리는구나.
이놈도 저놈도 아닌 나는...
마음도 뇌도 가슴도
모두 엉망이로구나...

**

몸은 언제나 이유를 찾는다.
그리고 나는 엄한 닭을 잡았으며
그 닭으로 오늘 한잔 두잔 마시는 구나.

뚫린 가슴..
헌데 꽉찬 또 무언가.
또다른 그것이 있다.

돌 좀 누가 치워주면
그나마 시원하게 내려갈지도 모를 일인데....
놓지를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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