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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657)

    날림 시

날림 시 - 걸어가다.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5670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931591784971




걸어가다.

지나간 낙엽은 이미 땅의 일부가 되어 있다.
들춰내 털어봐야 가슴만 미어질 뿐...
잠든 영혼을 깨우지 마라.
이미 너의 숨은 저 땅 깊이 자리잡은지 오래...
그제의 기억은 더이상 자신의 삶이 아닌
남겨진 툇마루의 오랜 추억일 뿐...

**

튀어오르지 마라.
고개를 떨구지도 말고...
그저 다소곳이 걷고 걸어
벙어리의 새색시로 길이 남거라.

몸을 스치는 바람은 물결로 흘려보내고
쥔 손의 함숨은 그만, 힘을 빼어 내어주어라.
수만번의 빛으로 지구에 닿았을 햇빛은
잠시 어딘가 닿음으로 더이상 자신을 기억하지 않는다.

우리 또한 그렇게 왔다, 그렇게 사라져가야 한다.
피와 눈물은 값진 금은보화보다 낫지만
그것마저 불어간 어딘가의 공간으로 사라져 가야만 한다.
길 모퉁이 잠시 휴식, 그늘막 밖으로 나는,
그렇게 또다시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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