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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 플라타너스의 꿈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10761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811591828060




플라타너스의 꿈

붓을 들어 초록을 그리고
태양에 올라 빛을 내린다.
연두색으로 번진 검을 줄기에 매달려
틈사이 들어오는 따사함이 좋았다.
어느날 바람이 들어
빨간 물감이 쏟아지고
높아버린 하늘에 뼈가 시린다.
서성이는 운동장 안 사람은 없고
빨간 벽돌 떨어져 심장을 뭉갠다.

조그만한 키에 앙상한 나무는
그렇게 계절을 지나 하늘을 오른다.
바람을 견디고 비도 맞았지만
하늘에는 그의 자리가 남아있지 않았다.
눈 내리는 살바람에 가슴은 얼었고
어른들의 숨가쁜 톱질 소리가 들린다.
벤치라는 이름에 생명 끊기는 절규
사람들은 그렇게 그의 꿈을 잘라버렸다.
조금더 오르면 되었을 그 꿈을
땅에 내려 영원으로 묶어버렸다.

어느날은 고맙게도
한 아이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작은 아이 엉덩이가 그리 따뜻하지는 못했다.
추억에 메마른 사람들은 가끔 나를 찾겠지만
사실 나는 그들의 엉덩이에 하늘 가리는 것이 싫었다.
사람도 누구나 꿈에 살지만
때로 아이손을 잡고 걷는 아빠의 눈물을 나는 보았다.
세상에 던져져 오르지 못한 하늘만큼
아이 아빠의 설움에 나도 울었다.
결국은 모두가 다 하늘에 오르지 못하는 법
그래서 나는 되는대로 살아남기로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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