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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 시 (736)

    날림 시

날림 시 - 술잔을 따르며
이 름 : 바다아이   |   조회수 : 11137         짧은 주소 : https://www.bada-ie.com/su/?621591876535




술잔을 따르며

유리알 박힌 나에게서
파편이 박힌 그에게도 
빛은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학살하는 시간... 
시계의 초심은 지나간다. 
떨어져나간 작은 살점 하나의 그리움... 
영원한 부딪힘은 없나보다... 

얽히고 얽힌 거미줄 안에서도 
구멍난 것은 있었고 
다시 지나는 거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또다른 거미줄.. 

모르겠다. 
어디서 무엇에 연결되어 가는 것일까.. 
폭풍이 몰아치던 날 이후 분명한 것은 결국, 
질긴 쇠사슬마저 우리의 운명이었던 것... 

영원한 투쟁은 없다. 
사람에게서 상처받고 
또다시 사람에게서 치유되어 가는 것, 

검은색과 하얀색의 이유는 모르지만 
섞으면 회색이고 그것 또한 필요했던 것, 
결국 나와 그는 오늘 자리에 앉아 
서로의 아쉬움에도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잔 부딪치는 소리는 
뚫고 나온 못에도 맑고 
서먹함은 물속 깊이 잠겨만 간다.... 

콧바람 가득한 헛된 입김이 불어온다. 
그 작은 웃음 하나 떨어져 속상함, 
눈에 흐르는 것이 뜨거운 줄도 모르고 
그저 서로의 잔에 우린 술만 가득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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